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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ATP 파이널스] 21세 그리스 전사 치치파스 우승

林 山 2019. 11. 18. 12:36

11월 18일 새벽 3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19 ATP 파이널스(총상금 900만 달러) 결승전에서 그리스의 신예 전사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 세계 6위)가 오스트리아의 떠오르는 별 도미닉 팀(26, 세계 5위)을 2-1(6-7, 6-2, 7-6)로 격파하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일본 기업 니토가 후원한다.


치치파스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세트를 6-7(6-8)로 팀에게 내줬다. 1세트를 내준 치치파스는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2세트를 6-2로 가볍게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마지막 3세트에서는 치치파스가 경기 초반 게임 스코어 3-1로 앞서 나가 쉽게 경기를 끝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서브 게임을 내주는 등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타이브레이크까지 허용했다. 타이브레이크 4-4 상황에서 치치파스는 연달아 3포인트를 따내 7-6(7-4)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2019 ATP 파이널스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는 치치파스


치치파스는 우승 트로프와 함께 1,300점의 순위 점수, 우승 상금 265만6000달러(약 31억 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치치파스의 우승은 올 시즌 성적 상위 8명이 출전한 왕중왕전 격인 이 대회에서 거둔 것이라서 더욱 의미가 크다. 


치치파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01년 20세의 나이로 이 대회 패권을 차지한 호주의 레이튼 휴잇에 이어 두 번째 어린 나이로 챔피언이 됐다. 또, 역대 다섯 번째 최연소 ATP 우승자이자 최초의 그리스 국적 우승자가 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넥젠 ATP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에 불과했던 치치파스는 1년 만에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33, 세계 1위),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32, 세계 2위),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38, 세계 3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대형 선수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남자 테니스 선수들의 세대교체도 이뤄질 전망이다. 시즌 왕중왕전 격인 ATP 파이널스는 지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조코비치, 페더러, 영국의 앤디 머레이(32, 세계·125위) 등 이른바 '빅 4'가 우승을 거의 독차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대 신예들의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2017년 대회 우승자는 불가리아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8, 세계 20위), 2018년 대회 우승자는 독일의 신예 알렉산더 츠베레프(22, 세계 7위)였다. 지난해 츠베레프에 이어 올해도 신예 치치파스가 우승하면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19 ATP 파이널스 준우승자 팀(좌)과 우승자 치치파스(우)


치치파스는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8년 4월 치치파스는 500 시리즈인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나달에게 져 준우승을 한 이후 에스토릴 오픈과 시티 오픈 4강에 진출하며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로저스컵에서도 나달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지만, 세계 순위를 15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넥스트 젠 ATP 파이널스에서 우승하면서 치치파스는 ATP에서 올해의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2019년 1월 치치파스는 호주 오픈 16강전에서 2년 연속 디펜딩 챔피언인 페더러를 3-1로 격파하고 준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나달에게 또 3-0으로 완패했다. 소피아 오픈에서는 8강탈락, 로테르담 오픈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을 보이던 치치파스는 바로 다음 대회인 마르세유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커리어 두 번째 타이틀을 획득했다.


두바이 오픈에서 치치파스는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페더러에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대회 결승전 진출로 그는 세계 랭킹 톱 텐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5월 에스토릴 오픈에서 우승한 치치파스는 마드리드 오픈에서 처음으로 나달을 꺾었다. 세계 순위도 6위까지 올라갔다.  


치치파스는 프랑스 오픈 4회전 탈락 이후 몇 달 간 부진했다. 윔블던에서도 1회전 탈락, US 오픈에서도 1회전에서 탈락하는 등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10월 상하이 오픈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준결승전에 진출하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ATP 파이널스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2019년 남자 테니스 왕중왕으로 등극했다.


2019.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