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부터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사메 시돔(이집트)의 준결승전이 시작되었다. 브롬달은 초반부터 신들린 듯 12점 두 자리 수 하이런으로 경기를 주도하면서 24-0으로 일찌감치 앞서 나갔다. 이어 시돔 4점 만회하고, 브롬달 1점을 올려 25-4가 되었다.
초반전부터 점수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 시돔이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어~!' 하다가 보니 브롬달은 벌써 까마득히 달아나 있었다. 하지만 큐대를 놓기 전에는 승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시돔과 준결승전을 벌이고 있는 브롬달(출처 코줌)
브롬달은 준결승전에서도 신들린 듯 미친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브롬달이 경기 후반 잠시 주춤 하는 사이 시돔은 29-16까지 추격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역전이 전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때 시돔의 추격에 쐐기를 박는 브롬달의 통쾌한 11점 하이런이 터졌다. 미친 하이런이었다. 준결승전이 여기서 끝날 듯 싶었다. 브롬달은 힘 조절, 완급 조절에 있어서 과연 월드 톱 클래스였다. 40:14에서 시돔은 2점을 만회하는 것으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시돔은 큐대 몇 번 잡아보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브롬달의 애버리지는 무려 4점이나 나왔다. 끝이 갈라진 큐대를 가지고도 일궈낸 승리였다.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는 경기였다. 시돔이 못 친 것이 아니라 브롬달이 너무 잘 친 경기였다. 브롬달은 4대천왕이 허명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22시부터는 세미 사이그너(터키)-윙 덕 안 찡(베트남)의 준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두 선수 하이런 없이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 나갔다. 예상을 뒤엎고 초반부터 윙 덕이 리드했다. 윙 덕은 행운의 점수까지 올렸다.
20-13 윙 덕이 7점 앞선 가운데 휴식 시간을 맞았다. 사이그너는 전반전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반면에 윙 덕은 과감한 플레이로 뚜벅뚜벅 점수를 쌓아나갔다.
후반전에 들어가자마자 사이그너는 하이런 9점을 터뜨리면서 22-2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질세라 윙 덕도 하이런 5점을 쳐 25-22로 재역전시켰다.
이어 사이그너의 공타, 윙 덕도 사이좋게 공타! 사이그너 또 공타! 윙 덕에게 기회가 왔다. 윙 덕은 4점을 치고 29-22로 달아났다. 사이그너는 긴장한 듯 신중하게 4점을 쳐서 29-26으로 추격했다. 결승전 진출자 브롬달이 관중석에서 사이그너-윙 덕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윙 덕 2점, 사이그너 2점씩 올려 31-28이 되었다. 승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었다. 윙 덕 다시 2점에 이어 3점을 올리려는 순간 키스가 나왔다.
사이그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회심의 하이런 5점으로 33-33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윙 덕 공타, 사이그너도 사이좋게 공타! 하지만 윙 덕은 뱅크샷에 이어 옆으로 돌리기 2개를 성공시키면서 36-33으로 다시 3점차로 달아났다.
사이그너를 이기고 결승전에 진출한 윙 덕 안 찡(출처 엠스플뉴스)
중요한 시기에 사이그너의 공타가 또 나왔다. 윙 덕은 끝낼 수 있을까? 공을 닦고 새로운 마음으로 윙 덕 1점, 또 1점, 또 1점, 마지막 1점 남았다. 또 1점 윙 덕이 40점을 올려 먼저 경기를 끝냈다. 스코어는 40-33으로 7점차였다.
사이그너는 패배를 예감한 듯 표정이 어두웠다. 3점을 친 상황에서 사이그너의 어이없는 공타가 나왔다. 그 순간 경기가 끝났다. 사이그너의 끈질긴 추격을 물리치고 윙 덕 안 찡이 결승전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착실히 점수를 쌓아간 뚜벅이의 승리였다.
윙 덕이 결승전에 진출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윙 덕은 결승전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해냈다.
토브욘 브롬달-윙 덕 안 찡의 결승전은 12월 1일 새벽 1시에 열린다. 대망의 결승전에서 과연 누가 우승컵을 들어올릴까?
2019.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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