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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호주 오픈 8강전 첫날]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황제 페더러 운명의 준결승 맞대결

林 山 2020. 1. 29. 00:23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인 2020 호주 오픈(총상금 7천100만 호주달러, 약 566억4천만 원)도 9일째로 접어들었다. 대회 9일째인 1월 28일 화요일 메인 스타디움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남녀 단식 준준결승전 4경기가 열렸다. 


오전 9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여자 단식 8강전에서는 미국의 소피아 케닌(세계 14위)이 튀니지의 온스 자베르(세계 78위)를 2-0(6-4, 6-4)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여자 선수로는 가장 먼저 4강이 겨루는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지난해 프랑스 오픈 16강이 최고 성적이던 케닌은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 대회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온스 자베르를 꺾고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대회 4강에 진출한 소피아 케닌


케닌의 상대 자베르는 아프리카 국가 선수 최초로 그랜드 슬램 대회 여자 단식 8강에 오른 선수다. 1회전에서 영국의 조한나 콘타(세계 13위)를 꺾은 자베르는 3회전에서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2018 호주 오픈 우승자인 덴마크의 캐럴라인 보즈니아키(세계 36위)를 격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케닌의 장벽을 만나 8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올해 22살인 케닌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으며, 소피아라는 이름 대신 소냐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케닌이 속한 조에는 지난해 우승자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세계 3위)와 2017년 챔피언 미국의 세리나 윌리엄스(세계 9위) 등 강적이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오사카는 미국의 코리 고프(세계 67위), 윌리엄스는 중국의 왕치앙(세계 29위)에게 덜미를 잡혔다. 또 16강전에서 고프는 케닌, 왕치앙은 자베르에게 각각 패했다. 그리고, 8강전 대결에서 4강 티켓은 결국 케닌이 차지했다.


오전 10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호주의 희망 애슐리 바티(세계 1위)는 지난해 호주 오픈 준우승자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세계 7위)를 세트 스코어 2-0(7-6, 6-2)으로 격파하고 4강이 겨루는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바티는 이로써 지난해 이 대회 8강전에서 크비토바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면서 생애 처음 호주 오픈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페트라 크비토바를 꺾고 생애 처음 호주 오픈 준결승에 진출한 애슐리 바티


바티는 이번 승리로 크비토바와의 상대 전적에서 4승4패로 동률을 이뤘다. 윔블던에서만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잔디 코트의 강자 크비토바는 2019 호주 오픈 결승에서 오사카 나오미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프랑스 오픈 우승으로 생애 첫 그랜드 슬램 대회 여자 단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바티는 다른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는 4강 진출도 하지 못했다. 바티의 이번 대회 4강 진출은 지난해 프랑스 오픈 이후 생애 두 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 4강 진출이다. 바티는 특히 이번 대회 준결승 진출로 1984년 웬디 턴불 이후 36년 만에 호주 오픈 준결승에 진출한 호주 국적 선수가 됐다. 


바티와 케닌의 준결승전은 1월 30일 목요일 정오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다. 바티는 통산 WTA 투어 대회 여자 단식에서 7회 우승했으며, 2019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이다. 그리고, 현재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다. 홈 코트의 이점도 안고 있다. 반면에 케닌은 WTA 투어 대회 여자 단식 3회 우승 경력밖에 없다. 그랜드 슬램 대회 최고 성적은 2019 프랑스 오픈 16강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바티의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케닌의 투지도 대단해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오후 12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준준결승전에서는 테니스 황제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세계 3위)가 3시간 31분에 걸친 풀 세트 대접전 끝에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세계 100위)을 3-2(6-3, 2-6, 2-6, 7-6, 6-3)로 힘들게 물리치고 남자 선수로는 가장 먼저 4강이 겨루는 준결승전에 올라갔다. 이날 승리로 페더러는 호주 오픈 통산 15번째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테니스 샌드그렌를 꺾고 호주 오픈 통산 15번째 준결승전에 진출한 로저 페더러


페더러는 1세트 게임 스코어 3-2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한 뒤 6-3으로 따냈다. 하지만 샌드그렌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샌드그렌은 강한 서브를 앞세워 2, 3세트를 각각 6-2로 연달아 가져갔다. 4세트에서 페더러는 위기에 몰렸다. 게임 스코어 4-5에서 페더러는 자신의 서브 게임 때 듀스까지 가며 3차례나 매치 포인트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힘겹게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페더러는 승부를 타이 브레이크로 끌고가 10-8로 승리했다. 두 선수의 균형은 마지막 5세트 6번째 게임에서 깨졌다. 서브 게임을 듀스 승부 끝에 따낸 페더러는 샌드그렌을 3게임에 묶어놓은 뒤 내리 3게임을 따내며 3시간 반에 걸친 대접전의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그랜드 슬램 대회 통산 20승의 위업을 달성한 윔블던의 사나이 페더러는 호주 오픈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에도 2017년과 2018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호주 오픈에서만 6승을 기록했다. 페더러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하면 7회 우승의 조코비치와 함께 역대 최다 우승자가 될 수 있다.


오후 5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호주 오픈 통산 8회 우승에 도전하는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세계 2위)는 캐나다의 밀로스 라오니치(세계 32위)를 3-0(6-4, 6-3, 7-6)으로 격파하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라오니치는 8강전까지 서브 에이스 82개를 터뜨리며 최다 에이스를 기록했다. 라오니치는 8강전에서도 18개의 서브 에이스를 작렬시키며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공격 성공 횟수도 48-29로 단연 앞섰다. 그러나, 실책에서 48-14로 조코비치보다 거의 4배나 많았던 것이 라오니치의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밀로스 라오니치를 격파하고 준결승전에 진출한 우승 후보 0순위 노박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눈에 문제가 있는지 경기 도중 자주 눈을 껌벅였다. 경기 중간 쉬는 시간에는 눈에 안약을 넣는 모습이 비치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2016년 2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총상금 224만9215달러) 단식 3회전에서 펠리시아노 로페스에게 오른쪽 눈 안구질환으로 기권패한 적이 있다. 당시 오른쪽 눈에 알레르기 증상이 생겼던 조코비치는 왼쪽 눈까지 번져 경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1월 30일 목요일 오후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운명의 준결승전을 벌인다조코비치와 페더러의 상대 전적은 26승 23패로 조코비치가 다소 앞서 있다. 최근 대결에서는 지난해 11월 니토 남자 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서 페더러가 2-0(6-4 6-3)으로 조코비치를 이겼다. 지난해 윔블던 결승전에서는 조코비치가 페더러를 3-2(7-6, 1-6, 7-6, 4-6, 13-12)로 힘겹게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호주 오픈에서 만나는 것은 2016년 준결승 이후 이번이 4년 만이다. 2016년 4강에서는 조코비치가 3-1(6-1, 6-2, 3-6, 6-3)로 이겼다.


남자 단식 조코비치-페더러 전은 조코비치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스탄 바브링카-알렉산더 즈베레프 전은 즈베레프, 라파엘 나달-도미닉 티엠 전은 나달이 승리할 가능성이 많다. 즈베레프-나달 전은 나달이 이길 것으로 보인다. 결승전에서는 나달과 조코비치가 만나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 단식 바티-케닌 전은 바티의 승리를 예상한다. 시모나 할렙-아네트 콘타베이트 전은 할렙, 가르비녜 무구루사-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바 전은 파블류첸코바의 승리를 조심스레 점쳐 본다. 할렙-파블류첸코바 전은 할렙이 이길 것으로 보인다. 바티와 할렙이 결승전에서 만난다면 바티의 우승에 걸고 싶다. 세계 1위인데다 홈 코트이기 때문이다.


8강전에서 승리한 선수는 준결승 진출 상금 104만 호주달러(약 8억2,830만 원)를 받게 된다. 케닌, 바티 페더러, 조코비치는 이미 8억2,830만 원을 확보했다. 탈락한 선수들은 준준결승 진출 상금 52만5천 호주달러(약 4억1,800만 원)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