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인 2020 호주 오픈(총상금 7천100만 호주달러, 약 566억4천만 원)도 7일째로 접어들었다. 대회 7일째인 1월 26일부터 남녀 단식 4회전이 펼쳐졌다.
정오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4회전에서 호주 오픈 통산 8회 우승에 도전하는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세계 2위)는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슈왈츠먼(세계 14위)을 3-0(6-3, 6-4, 6-4)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8강전에 진출했다. 호주 오픈의 사나이라 불리는 조코비치는 지난해 우승을 비롯해 모두 7번 정상에 올라 역대 최다 우승자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조코비치의 통산 그랜드 슬램 우승 횟수도 17회로 늘어난다.
디에고 슈왈츠먼을 완파하고 8강전에 진출한 노박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1세트 게임 스코어 4-3인 상황에서 듀스 접전 끝에 슈왈츠먼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5-3으로 만든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면서 세트 스코어 1-0으로 앞서 나갔다. 2세트에서도 조코비치는 슈왈츠먼의 서브 게임을 2번이나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키면서 6-4로 이겼다. 3세트에서도 조코비치는 게임 스코어 2-2에서 슈왈츠먼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6-4로 마무리헸다. 세계 랭킹 톱5 선수를 상대로 21전 전패를 기록 중인 슈왈츠먼은 이번에도 조코비치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마린 칠리치를 물리치고 8강 대열에 합류한 밀로스 라오니치
오전 11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캐나다의 밀로스 라오니치(세계 32위)는 크로아티아의 마린 칠리치(세계 39위)를 3-0(6-4, 6-3, 7-6)으로 격파하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3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 도미닉 티엠과 함께 차세대 '빅3'로 떠오르고 있는 그리스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세계 6위)를 3-0으로 물리치고 올라온 라오니치는 강 서브와 스트로크를 퍼부으며 2014 US 오픈 남자 단식 우승자 칠리치마저 침몰시키며 기염을 토했다.
조코비치와 라오니치는 화요일인 1월 28일 오후 5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8강전에서 준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무결점 테니스의 교과서 조코비치가 단연 앞선다. 조코비치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마르톤 퍼소비치스를 꺾고 준준결승전에 진출한 로저 페더러
오후 6시 1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4회전에서는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세계 3위)가 헝가리의 마르톤 퍼소비치스(세계 67위)를 3-1(4-6, 6-1, 6-2, 6-2)로 물리치고 8강전에 진출했다. 윔블던의 사나이 페더러는 1세트를 퍼소비치스에게 4-6으로 빼앗기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곧 컨디션을 되찾은 페더러는 2, 3, 4세트 통틀어 단 5게임만 내주는 완벽한 플레이로 퍼소비치스를 격파했다. 2018년 호주 오픈 16강전에서 페더러를 만나 덜미를 잡혔던 퍼소비치스는 이번에도 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헝가리 선수가 호주 오픈 8강에 오른 적은 아직 한번도 없다.
2020 호주 오픈에서 페더러가 우승하면 통산 그랜드 슬램 대회 남자 단식 우승 21회를 기록하면서 세계 테니스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또 호주 오픈 남자 단식 통산 우승 7회를 기록하고 있는 조코비치와도 동률을 이루게 된다. 페더러는 현재까지 호주 오픈 6회, 프랑스 오픈 1회, 윔블던 8회, US 오픈 5회 등 그랜드 슬램 대회 남자 단식에서 통산 20회 우승했다.
오후 2시 멜버른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4회전에서는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세계 100위)이 이탈리아의 파비오 포그니니(세계 12위)를 3-1(7-6, 7-5, 6-7, 6-4)로 힘겹게 물리치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샌드그렌은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세트를 힘겹게 따냈다. 2세트도 7-5로 힘겹게 따낸 샌드그렌은 3세트에서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6-7로 내줬다. 전력을 가다듬은 샌드그렌은 4세트를 6-4로 따내면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파비오 포그니니를 누르고 8강전에 진출한 테니스 샌드그렌
상대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 있던 포그니니는 세계 랭킹에서도 까마득하게 뒤진 샌드그렌에게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포그니니는 지난해 윔블던에서도 샌드그렌에게 3-0으로 패한 바 있다. 포그니니는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톱100 밖의 선수에게 모두 5번 패한 기록이 있다. 그중 2008 호주 오픈에서 포그니니에게 패배를 안겨준 마이클 러셀은 공교롭게도 현재 샌드그렌의 코치이다. 2018년 호주 오픈 8강전에서 한국의 정현에게 패했던 샌드그렌은 이후 무서운 경기력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페더러와 샌드그렌은 1월 28일 오후 12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4강 티켓을 놓고 준준결승전을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은 페더러가 단연 앞선다. 이변이 없는 한 페더러의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페더러는 3회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자칫하면 호주의 존 밀먼(세계 47위)에게 패할 뻔했다. 5세트 타이 브레이크 4-8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6점을 따내 이기긴 했지만 페더러로서는 악몽과도 같은 대단히 힘든 경기였다. 샌드그렌은 2회전에서 세계 8위 마테오 베라티니(이탈리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페더러-샌드그렌 8강전은 여러모로 기대되는 경기다.
앨리슨 리스크를 격파하고 8강 대열에 합류한 애슐리 바티
오후 5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여자 단식 4회전에서는 호주의 희망 애슐리 바티(세계 1위)가 미국의 앨리슨 리스크(세계 18위)를 2-1(6-3, 1-6, 6-4)로 이기고 8강전에 진출했다. 역대 전적에서 리스크는 바티에게 2전 전승으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바티는 홈 코트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1세트를 6-3으로 쉽게 가져갔다. 2세트 들어 난조에 빠진 바티는 단 1게임밖에 못 따는 졸전을 펼쳤다. 리스크의 징크스가 되풀이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곧 커디션을 회복한 바티는 3세트를 6-4로 가져가면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마리아 사카리에 역전승을 거두고 8강전에 진출한 페트라 크비토바
오전 10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4회전에서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세계 7위)는 그리스의 마리아 사카리(세계 22위)를 2-1(6-7, 6-3,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전에 진출했다.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자 크비토바는 이번 대회에 7번 시드를 받고 출전했다. 크비토바는 1세트를 타이 브레이크 승부 끝에 먼저 내준 뒤 두 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2시간12분 만에 사카리를 물리쳤다. 2011, 2014 윔블던 우승자인 크비토바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27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호주 오픈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호주 오픈 결승에 올랐지만 오사카 나오미에게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1월 28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홈 코트의 애슐리 바티와 페트라 크비토바의 8강전이 벌어진다. 생애 처음 홈 코트 우승을 노리는 바티와 2년 연속 호주 오픈 결승 진출을 꿈꾸는 크비토바의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왕치앙을 완파하고 준준결승전에 진출한 온스 자베르
오후 1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4회전에서 '튀니지 특급' 온스 자베르(세계 78위)는 중국의 왕치앙(세계 27위)을 77분 만에 2-0(7-6, 6-1)으로 격파하고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대회 8강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의 세리나 윌리엄스(세계 8위)를 꺾고 올라온 왕치앙은 1세트에서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내주었으나 2세트에서는 단 1게임만을 따내는 졸전을 벌인 끝에 자베르에게 무릎을 끓었다. 지난해 US 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이자 그랜드 슬램 2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도전했던 왕치앙은 자베르에 덜미를 잡히며 꿈을 접어야 했다.
자베르는 아프리카 선수로는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선수다. 지난 2018년 10월 당시 세계 랭킹 101위였던 자베르는 크렘린컵 2회전에서 세계 8위 슬론 스티븐스(미국)를 이겼고, 지난해 2월에는 두바이 챔피언십에서 크로아티아의 도나 베키치(세계 19위)를 격파하기도 했다. 2020 호주 오픈에서도 자베르는 3회전에서 덴마트의 카롤리네 보즈니아키(세계 36위)를 이기고 올라왔다. 자베르는 보즈니아키의 공식 은퇴 경기를 함께 한 선수로 기록됐다. 4회전에서 강적 왕치앙까지 물리친 자베르는 생애 첫 우승을 향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코리 가우프에 역전승을 거두고 8강 대열에 합류한 소피아 케닌
오후 12시 30분 멜버른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4회전에서 미국의 소피아 케닌(세계 14위)은 같은 나라의 15세 소녀 '코코' 코리 가우프(세계 67위)에게 2-1(6-7, 6-3, 6-0)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전에 올라갔다. 케닌은 이번 호주 오픈에서 생애 첫 그랜드 슬램 대회 8강행의 꿈을 이뤘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세계 3위)를 완파하고 4회전에 진출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던 코코는 케닌 앞에서는 맥없이 무너졌다. 코코는 지난해 그랜드 슬램 데뷔전인 윔블던에서 16강, US 오픈에서 3회전에 진출한 이후 이번에도 16강까지 오르면서 꾸준한 실력 향상을 보여 주었다.
1월 28일 오전 9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아프리카의 희망 온스 자베르와 소피아 케닌의 8강전이 벌어진다. 케닌은 지난해 1월 호바트 인터내셔널 단식 2회전에서 자베르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은 바 있다. 케닌이 2연승을 거둘지 아니면 자베르가 설욕전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회전을 통과한 선수들은 준준결승 진출 상금 52만5천 호주달러(약 4억1,800만 원)를 확보하게 된다. 탈락한 선수들은 4회전 진출 상금 30만 호주달러(약 2억3,800만 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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