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레저 소식

[2020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 소피아 케닌, 무구루사 2-1로 꺾고 생애 첫 우승

林 山 2020. 2. 2. 00:40

미국의 신예 소피아 케닌(Sofia Kenin, 21, 세계 15위)이 시즌 첫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인 2020 호주 오픈(총상금 7,100만 호주달러, 약 566억4천만 원)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가르비네 무구루사(Garbine Muguruza, 26, 세계 32위)를 세트 스코어 2-1(4-6, 6-2, 6-2)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케닌은 대회 13일째인 2월 1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함으로써 생애 첫 그랜드 슬램 대회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케닌은 우승컵과 함께 우승 상금 412만 호주달러(약 33억2천만 원), 무구루사는 준우승 상패와 함께 준우승 상금 206만5천 호주달러(약 16억4,500만 원)을 받았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소피아 케닌


199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케닌은 1987년 가족과 함께 USA 풀로리다 주로 이주했고, USA 시민권자가 되었다. 케닌은 아버지 알렉스 케닌에게 5살 때부터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딸의 잠재력을 알아본 알렉스는 유명 테니스 코치인 릭 매시(Rick macci)에게 테니스 레슨을 받게 했다. 케닌은 12살이 될 때까지 7년 동안 매시와 함께 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하기 위해 맹훈련을 했다. 


매시로부터 프로 선수로서의 자질과 기량을 전수받은 케닌은 주니어 무대에서 2위까지 올랐다. 2015년에는 그랜드 슬램 대회인 US 오픈에 데뷔했으나 1회전에서 탈락하는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케닌은 2019년부터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9 WTA 투어 호주 호바트 인터내셔널에서 첫 우승을 시작으로 멕시코 오픈, 마요르카 오픈, 광저우 오픈 등 한 해 4개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2위까지 올라갔다. 당시 20살의 케닌은 170cm의 단신에도 불구하고 WTA의 새로운 실력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케닌은 데뷔 초기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는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8년 처음으로 호주 오픈에 참가한 케닌은 1회전에서 탈락했고, 2019년 호주 오픈에서도 2회전 탈락이라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호주 오픈에 이어 2019 프랑스 오픈에 참가한 케닌은 16강에 오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시즌 첫 그랜드 슬램 대회인 2020 호주 오픈에 참가한 케닌은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인 호주의 애슐리 바티를 2-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다. 바티를 격파하자 케닌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사실 그 전까지는 그 누구도 케닌의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무구루사는 1세트에서 182cm의 장신을 이용한 강력한 서브, 예리하고 날카로운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주무기로 케닌을 공략하면서 4-2로 앞서 나갔다. 반격에 나선 케닌은 무구루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며 게임 스코어 4-4까지 따라붙었다. 9번째 게임에서 무구루사는 구석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 2개를 성공시켜 케닌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다시 5-4로 앞섰다. 


10번째 게임 포인트 스코어 15-15 상황에서 무구루사는 자신의 서비스 포인트 2개를 올렸다. 이어 케닌의 실책에 힘입어 게임 스코어 6-4로 1세트를 먼저 가져갔다. 단신의 케닌은 서비스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약했고, 또 긴장한 듯 실책을 자주 범해 1세트를 무구루사에게 내줬다.  


준우승 상패를 들어올리고 포즈를 취한 가르비네 무루구사


2세트 들어서 무구루사는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듯했다. 케닌은 첫 서비스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따내고 게임 스코어 1-0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 무구루사도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지켜 게임 스코어 1-1이 되었다. 3번째 게임부터 무구루사는 갑자기 난조에 빠져 잦은 실책을 범했다. 케닌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무구루사를 몰아붙여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4-1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무구루사는 6번째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1게임을 만회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케닌은 에이스 하나를 성공시키고, 날카로운 패싱 샷을 구사하며 내리 2게임을 따내 2세트를 게임 스코어 6-2로 이겼다. 세트 스코어 1-1,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3세트는 케닌의 서비스 게임으로 시작되었다. 두 선수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2-2가 되었다. 5번째 게임에서 케닌은 실책 3개를 범하여 포인트 스코어 40-0으로 무구루사에게 게임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케닌은 예리한 패싱 샷 3개를 연달아 성공시켜 듀스로 만든 뒤, 에이스 하나와 멋진 패싱 샷 하나로 게임을 따내 게임 스코어 3-2로 다시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무구루사는 지친 듯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6번째 게임에서 무구루사는 에이스 하나를 성공시키며 포인트 스코어 40-15까지 리드했지만, 연달아 범한 실책 2개로 케닌에게 듀스를 허용했다. 이때 케닌이 받아친 공이 네트를 맞고 무구루사의 코트에 떨어졌다. 무구루사는 회심의 강 스트로크를 날렸으나 베이스 라인 아웃 선언이 됐다. 이어 더블 폴트까지 범해 게임을 케닌에게 헌상했다. 뼈아픈 실책이었다. 케닌은 게임 스코어 4-2로 앞서며 우승에 한 발자욱 더 다가갔다. 


7번째 게임은 케닌의 서비스 게임이었다. 케닌은 서비스 포인트와 패싱 샷 하나에 무구루사의 실책 2개를 묶어 게임을 따내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8번째 게임에서 무구루사는 에이스 2개를 성공시키며 포인트 스코어 40-15로 리드했지만, 곧바로 더블 폴트 2개를 범해 듀스를 허용했다. 


케닌은 결정적인 순간에 강했다. 듀스에서 케닌은 멋진 패싱 샷을 성공시키며 처음으로 매치 포인트가 됐다. 하지만 무구루사의 서비스를 케닌이 받아친 공이 아웃되면서 2번째 듀스가 되었다. 이어 케닌이 사이드 라인에 떨어지는 행운의 패싱 샷을 날려 다시 무구루사를 매치 포인트로 몰았다. 중요한 순간에 무구루사는 또다시 더블 폴트를 범하면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통한의 더블 폴트였다. 케닌은 게임 스코어 6-2로 3세트를 가져가면서 세트 스코어 2-1로 무구루사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2020 호주 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에 등극했다. 


케닌은 프로 데뷔 3년 만에 그랜드 슬램 대회 여자 단식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16 프랑스 오픈, 2017 윔블던 우승자 무구루사는 생애 3번째 그랜드 슬램 여자 단식 우승을 노렸지만 복병 케닌을 만나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혼합 복식에서 우승한 니콜라 메크티츠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 조


여자 단식 결승전에 이어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니콜라 메크티츠(Nikola Mektić, 크로아티아),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Barbora Krejčíková, 체코) 조-제이미 머리(Jamie Murray, 영국), 배서니 매틱샌즈(Bethanie Lynn Mattek-Sands, 미국) 조의 혼합 복식 결승전이 열렸다. 메크티츠, 크레이치코바 조는 머리, 매틱샌즈 조를 2-1(5-7, 6-4, 10-1)로 역전승을 거두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메크티츠, 크레이치코바 조는 우승컵과 함께 우승 상금 76만 호주달러(약 6억 원), 머리, 매틱샌즈 조는 준우승 상패와 함께 준우승 상금 38만 호주달러(약 3억 원)를 받았다. 


혼합 복식에서 준우승을 한 제이미 머리, 배서니 매틱샌즈 조


제이미 머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복식 전문 테니스 선수이다. 영국의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의 형이기도 하다. 그는 유난히 긴 팔을 이용해 아무리 어려운 공이라도 팔을 뻗어 받아낸다고 하여 '스트레치(Stretch)'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2007 윔블던 혼합 복식에 세르비아의 옐레나 얀코비치와 함께 출전하여 우승하였다.


2020.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