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현지시간) 코비드-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발병에 대해 결정적 시점에 와 있다며 세계 각국이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이같이 말했다.
코비드-19 확진 판정을 받은 마수메 엡테카르 이란 부통령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이틀 동안 다른 지역의 코비드-19 신규 확진자가 중국 확진자 수를 초과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브라질, 조지아, 그리스, 노르웨이 등 7개국에서 첫 확진자 발생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공격적으로 행동하면 코비드-19를 억제할 수 있고,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나의 권고는 이들 국가가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과 이탈리아, 한국에서의 코비드-19는 이 바이러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비드-19는 억제될 수 있다"며 "그것은 중국이 준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광둥(廣東)성에서 32만 개 이상의 샘플을 검사했지만, 단지 0.14%만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이것은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벨기에나 캄보디아, 인도, 네팔, 필리핀, 러시아, 스리랑카, 베트남 같이 2주 이상 확진 사례를 보고하지 않은 나라도 있다"며 "이들 국가는 공격적인 초기 대응이 바이러스가 발판을 마련하기 전에 전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어떤 나라도 그런 사례를 얻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치명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이 바이러스는 국경을 존중하지 않으며 인종이나 민족, 국내총생산(GDP)이나 발전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비드-19의 초기 발견, 환자의 격리, 역학 조사, 양질의 임상 관리 제공, 병원 발병 및 지역사회 전염 예방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또 "오늘날 모든 국가가 스스로 해야 할 중요한 질문 몇 가지가 있다"며 "첫 코비드-19 확진자에 대해 준비돼 있나? 발병 시 무엇을 할 것인가? 준비된 격리 시설이 있나? 의료용 산소와 인공호흡기 등이 충분한가?"라고 열거했다. 그는 "우리의 메시지는 코비드-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은 공포의 시기가 아니다. 코비드-19 감염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조처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비드-19 예방을 위해 독감처럼 손을 자주 씻으라고 제시한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에 WHO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내가 알기로는 올림픽의 미래와 관련해 가까운 시일 내에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최근 코비드-19 사망자가 급증한 이란의 경우 사망률이 10%에 육박한다는 점은 공식적인 수치보다 더 많이 질병이 확산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마수메 엡테카르(Masoumeh Ebtekar) 이란 부통령도 코비드-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HO는 이날 오전 6시 현재 중국에서 코비드-19 확진자가 사망자 2천747명을 포함해 7만8천63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국 외 지역에서는 44개국에서 54명이 숨졌고, 3천474명이 코비드-19에 감염됐다고 덧붙였다.
*팬데믹(Pandemic)은 대창궐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전염병 경보 등급을 1~6등급으로 나눈다. 팬데믹은 최고 경보 단계인 6등급을 의미 하는 말이다. 대량 살상 전염병이 생겨날 때 이를 팬데믹이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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