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인동(금은화, 金銀花)

林 山 2020. 6. 3. 17:27

5월 25일이었던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길에 지나다니는 동태탕집 마당 울타리에 인동 꽃이 첫 꽃망울을 터뜨렸다. 전날만 해도 꽃망울만 올라와 있었는데, 이날은 아침에 흰색과 노란색 꽃이 동시에 피어났다.  

 

인동 꽃

인동은 산토끼꽃목 인동과 인동속의 반상록 활엽 덩굴성 관목이다. 학명은 로니세라 자포니카 툰베리(Lonicera japonica Thunb.), 영어명은 재퍼니즈 허니서클(Japanese Honeysuckle)이다. 중국명은 렌둥(忍冬) 또는 렌둥차오(忍冬草)이다. 일본명은 수이카주라(スイカズラ) 또는 닌도(にんどう)이다. 인동을 겨우살이덩굴, 인동덜굴, 금은화(金銀花), 인동초(忍冬草)라고도 한다. 

 

인동은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타이완 등 동아시아에 지역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함경남북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

 

인동은 한 덩굴에서 노란색과 백색의 꽃이 동시에 핀다. 개화기는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에서 6~7월이라고 되어 있다. 충주 지방의 인동덩굴은 5월 말부터 피기 시작한다. 한 덩굴에서 노란색(금)과 흰색(은)의 꽃이 동시에 핀다고 해서 인동 꽃을 금은화(金銀花)라고 부른다. 겨울에도 곳에 따라 잎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동이라고 한다. 꽃이 두 개씩 쌍으로 핀다고 하여 이화(二花)라고도 한다.

 

인동 꽃

인동은 키가 3~4m까지 자란다. 줄기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일년생가지는 적갈색이며, 속은 비어 있고, 황갈색 털이 밀생한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타원형이고, 예두 또는 끝이 둔한 예두이며 원저이다. 잎에는, 톱니가 없고, 잎자루는 길이 5mm로 털이 많다.

 

꽃은 6~9월에 잎겨드랑이에 1~2개씩 달린다. 포는 타원형 또는 달걀형이며, 길이 10~20mm로 마주난다. 작은포는 길이 1mm이고, 꽃부리는 길이 3~4cm로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되며, 겉에 털이 있고 판통 안쪽에 복모가 있다. 끝은 5갈래로 그 중 1개가 깊게 갈라져서 뒤로 말린다. 꽃향이 은은하게 나기 때문에 집안에서 키워도 좋다. 

 

인동덩굴의 유사종에는 털인동(Lonicera japonica var. repens (Siebold) Rehder), 잔털인동(Lonicera japonica f. chinensis Hara)이 있다. 털인동은 새로 자란 가지와 잎에 갈색털이 있다. 잔털인동은 잎의 가장자리 외에는 거의 털이 없으며, 상순은 반 이상 갈라지고 겉에 엷은 홍색이 돈다. 

 

인동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사이가 좋아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쌍둥이 자매가 있었다. 금화(金花)는 언니, 은화(銀花)는 동생이었다. 어느 날 자매는 열병에 걸려 연달아 죽었다. 자매의 무덤에는 덩굴 하나가 자라났다.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나중에는 노란색으로 변하는 꽃이었다. 그 후 마을에 열병이 돌았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꽃을 달여 먹고는 씻은 듯이 나았다.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 덩굴의 이름을 금은화라고 불렀다.  

 

인동 꽃(충주시 연수동, 2020. 9. 15)

인동은 향기가 좋고 꿀이 많은 밀원식물이다. 민간에서는 해독, 이뇨, 미용 작용이 있다고 여겨 금은화로 인동차를 만들거나 인동주를 담그기도 한다. 금은화는 도 귀신을 다스리는 명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 인동덩굴의 경엽(莖葉)을 본초명 인동등(忍冬藤), 꽃봉오리를 금은화(金銀花)라고 하여 한약재로 쓴다. 또 인동덩굴의 과실을 은화자(銀花子), 꽃봉오리의 수증기증류액을 금은화로(金銀花露)라고 하며 약용한다. 

 

금은화는 5~6월 맑게 갠 날 이른 아침에 이슬이 마를 때를 기다려서 인동덩굴의 꽃봉우리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그늘에 말린 것이다. 금은화는 청열해독(淸熱解毒)의 효능이 매우 뛰어난 한약재이다. 청열해독이란 항염증 작용, 항바이러스 및 항균 작용을 말한다. 금은화는 청열해독의 효능으로 온병발열(溫病發熱)-외감(外感) 급성열병으로 인한 발열, 후비(喉痺)-인후염(咽喉炎), 옹저(癰疽), 종독(腫毒)단독(丹毒)-급성 연조직염, 열독혈리(熱毒血痢), 나력(瘰癧)-연주창(連珠瘡)이나 경부임파선 결핵, 치루(痔漏), 외감발열해수(外感發熱咳嗽), 장염(腸炎), 세균성 적리(細菌性赤痢), 홍역(紅疫), 이하선염(耳下腺炎), 패혈증, 맹장염, 외상감염(外傷感染), 소아비독(小兒毒)-한진(汗疹), 땀띠-를 치료한다.  

 

인동등은 가을과 겨울에 잎이 달린 덩굴을 채취하여 작은 다발로 묶어서 또는 잘게 썰어서 햇볕에 말린 것이다. 인동등은 청열해독, 통경락(通經絡)의 효능이 있다. 약력은 금은화에 미치지 못한다. 인동등은 청열해독, 통경락의 효능으로 온병발열, 열독혈리, 전염성 간염(傳染性肝炎), 옹저, 종독, 근골동통(筋骨疼痛) 등을 치료한다.

 

은화자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상순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다음 손으로 만져보아 뜨겁고 점성이 약간 있을 정도로 볶은 것이다. 은화자는 청열해독, 거습열(祛濕熱), 청혈(淸)의 효능이 있어 장풍(腸風)-변혈(便血), 적리(赤痢)를 치료한다. 금은화로는 청열양혈(淸熱), 소서(消暑), 지갈(止渴)의 효능이 있다. 서온구갈(暑溫口渴), 옹저, 매독(梅毒), 혈리, 열독창절(熱毒瘡癤)-충혈성 여드름, 부스럼, 뾰루지-를 치료한다. 한의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약재는 금은화, 그 다음이 인동등이다. 

 

인동 꽃(충주 계명산, 2015. 9. 24) 

'동의보감' <탕액편 : 풀>에는 인동(忍冬, 겨우살이덩굴)에 대해 '성질은 약간 차고[微寒]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추웠다 열이 나면서 몸이 붓는 것과 열독, 혈리 등에 쓰며 5시(五尸)를 치료한다. ○ 어느 곳에나 다 있는데 줄기는 붉은 자줏빛이며 오랫동안 묵은 줄기에는 엷고 흰 피막이 있다. 갓 나온 줄기에는 털이 있으며 흰 꽃의 꽃술은 자줏빛이다. 음력 12월에 뜯어다 그늘에서 말린다[본초]. ○ 이 풀은 덩굴로서 늙은 나무에 감겨 있는데 그 덩굴이 왼쪽으로 나무에 감겨 있으므로 좌전등(左纏藤)이라 한다. 겨울에도 잘 시들지 않기 때문에 또한 인동초(忍冬草)라고도 한다. 꽃은 누른 것과 흰 것의 2가지가 있으므로 또한 금은화(金銀花)라고도 한다[입문]. ○ 일명 노옹수초(老翁鬚草) 또는 노사등(鷺섅藤) 또는 수양등(水楊藤)이라고도 한다. 덩굴은 왼쪽으로 감긴다. 꽃은 5개의 꽃잎이 나오면서 희고 향기가 약간 있고 덩굴은 분홍빛을 띠며 들에서 나고 덩굴로 뻗어 나간다[직지]. ○ 지금 사람들은 이것으로써 옹저 때 열이 몹시 나고 번갈증이 나는 것과 감기 때 땀을 내어 표(表)를 풀어 주는 데 써서 다 효과를 본다[속방].'고 나와 있다. 

 

2020. 6. 3.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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