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는 아침 저녁 출퇴근길에 늘 만나면서도 너무 흔해서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씀바귀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씀바귀꽃도 나름 예쁜 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넘 흔해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씀바귀의 날로 정했다. 내게 6월 5일은 씀바귀의 날이다.
씀바귀 꽃 - 林 山
늘 오가는 길모퉁이
가녀리게 피어난 씀바귀꽃
바람이 불면 쓰러질 듯
하늘하늘 순박한 씀바귀꽃
씀바귀(Toothed ixeris)는 현화식물문 목련강 국화목 국화과 씀바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Ixeridium dentatum (Thunb.) Tzvelev이다. 이명에는 고채(苦菜), 쓴귀물, 싸랑부리, 쓴나물, 싸랭이, 씸배나물, 쓴냉이, 씀바기, 꽃씀바귀, 씀바구, 사나귀채(舍那貴菜), 사나귀(舍那貴), 씀배나물 등이 있다.
씀바귀는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햇볕이 잘 드는 해발 고도가 낮은 산지와 들판에서 잘 자란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씀바귀(var. albiflora), 노란색 꽃이 피는 것을 꽃씀바귀(var. amplifolia)라고 한다.
씀바귀의 키는 20~50cm까지 자란다. 줄기는 곧추서고,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줄기잎은 2~3장이다. 피침형의 줄기잎은 밑이 귓불처럼 되어 줄기를 감싼다. 꽃은 5~7월에 머리모양꽃차례 몇 개가 모여서 노란색 또는 흰색으로 피어난다. 머리모양꽃에는 꽃이 5~11개 붙어 있다. 열매는 수과이다.
씀바귀는 왕씀배속(Prenanthes)에 속하는 종으로 발표되었으나 지금은 씀바귀속에 속해 있다. 학자에 따라서 벌씀바귀속(Ixeris)이나 뽀리뱅이속(Youngia)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씀바귀속은 우산털(popus)이 조락하지 않고 식물체에 계속 붙어 있고, 열매인 수과가 뾰족한 특징을 가지며, 벌씀바귀속 식물들과 형태적으로 유사하다. 그러나 씀바귀속 식물들은 우산털의 색이 노랗거나 약간 어두운 흰색을 띠고, 혀꽃(ligulate flower)이 꽃차례 당 5~12개로 15~41개이며, 우산털의 색이 밝은 흰색을 띠는 벌씀바귀속과 구분된다. 씀바귀는 선씀바귀(I. chinensis (Thunb.) Kitag. var. strigosa (H. Lév. et Vaniot) Ohwi)에 비해서 줄기에 난 잎은 밑이 귓불 모양으로 되어 줄기를 감싸며, 머리모양꽃에 붙는 꽃은 8~11개로서 적으므로 구분된다.
씀바귀의 어린잎과 뿌리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이른 봄 잎이 어릴 때 뿌리채 캐서 먹는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나물로 먹을 때는 살짝 데쳐서 물에 담가 쓴 맛을 우려낸 다음 갖은 양념을 해서 무친다.
씀바귀는 해열소종(解熱消腫), 청폐열(淸肺熱), 양혈활혈(涼血活血), 생기(生肌)의 효능이 있다. 민간에서는 폐염, 간염, 소화불량, 음낭습진, 골절, 질타손상(跌打損傷), 종독(腫毒) 등의 치료에 쓰기도 한다.
2020.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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