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두 얼굴의 무궁화] - 29. 일본 우익 총본산 '일본회의'(日本會議) 뱃지의 핵심문양이 무궁화가 아니었더라면.(p.18) |
[두 얼굴의 무궁화] - 일본 극우정치 총본부 배지 외부(다테마에: 국화 문양. 내부(혼네) : 무궁화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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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무궁화] 일왕 영토의 무궁한 확장 '천양무궁'과 그것을 꽃나무로 함축한 무궁화는 윤치호 등 종일 매국노에 의해 널리 유포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그 무궁화는 지금 일본회의 배지의 핵심문양으로 살아 있다.(p.254) |
[두 얼굴의 무궁화] - 일본회의 뱃지 외각: 국화, 핵심: 무궁화 문양 - 日本会議の徽章は むくげの花 (p.255) |
《Question》 : 위 문양이 같은 꽃을 형상화한 것일까?
▷위 왼쪽은 일본의 극우단체로 알려진 '일본회의'(日本会議)의 회원용 배지이고, 오른쪽은 대한민국 '광복회'의 상징 문양이다. 복잡한 문양의 역사와 이력 따위를 설명하지 않아도 그냥 상식적 눈으로 보더라도 둘은 달라 보인다. 그런데?
-오른쪽은 5개의 꽃잎, 그리고 가운데 암술과 수술이 하나의 꽃술에서 나오는 형상을 하고 있어 누가 보아도 무궁화 문양이다.
-그런데 『두 얼굴의 무궁화』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왼쪽의 가운데 핵심 문양은 무궁화라고 하므로 이것 역시 무궁화를 형상화한 것이 된다.
▷『두 얼굴의 무궁화』의 저자가 왼쪽 사진의 가운데 문양을 무궁화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책 전체를 통틀어 (i) 일왕 영토의 무궁한 확장을 뜻하는 '천양무궁'에서 무궁화라는 이름이 나왔다는 것과 (ii) "日本会議の徽章は むくげの花"('일본회의'의 휘장은 무궁화의 꽃이다)라는 문구가 있다는 것이 전부이다.
-무궁화라는 명칭은 『동국이상국집』(1241)의 '無窮'(무궁) 및 '無宮'(무궁),『향약집성방』(1433)의 '無窮花木'(무궁화목),『사성통해』(1417)의 '무궁화',『훈몽자회』(1527)의 '무궁화', 『동의보감』(1613)의 '무궁화' 등으로 기록된 우리말 표현이므로, 우리의 옛 문헌이 모두 종일 매국노에 의해 저술된 것이 아닌 한, 일본어 '天壤無窮'(천양무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無窮'(무궁)이나 '天壤無窮'(천양무궁)이라는 보통명사에서 '무궁화'라는 이름이 유래했고 그것이 곧 일본 천황의 무궁한 영토 확장의 뜻이라면, '無窮'(무궁)은 태종실록(1401)을 비롯하여 『조선왕조실록』에서만 100회 이상 등장하므로 『조선왕조실록』부터 종일 매국 문헌이 된다. 어마무시한 논법이다!
《fact check(1)》 : '일본회의'의 회원 배지가 무궁화 문양일까? -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럼 왼쪽은 무슨 문양일까? 어떤 꽃을 형상화한 것인지 사실은 쉬운 문제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문양이기 때문이다.
-'일본회의'(日本会議)가 극우단체라는 것이 설명해 주듯 일본 극우세력은 공통의 정신적 뿌리가 있기 때문에 그 뿌리를 찾으면 쉽게 문양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뿌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진자(靖國神社)의 문양이다.
-조금씩 형태 변이는 있지만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 문양(菊花紋)을 바탕으로 하고 그 내부에 사실상 일본의 국화(國花)인 벚꽃 문양(櫻紋)을 배치한 것이다.
-아래 문양이 국화와 벚꽃을 결합한 것이라는 점을 어떻게 아냐고?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는 야후저팬(yahoo japan) 또는 구글(google)에서 '靖國神社'(정국신사)와 '櫻紋'(앵문)을 검색해 보라. 아래의 문양이 그대로 보일 것이다[그래도 여전히 의심이 든다면 '靖國神社'(정국신사)와 '木槿紋'(목근문) 또는 '靖國神社'(정국신사)와 'ムクゲ紋'(무쿠게문)을 함께 검색해 보라. 저런 문양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
-'일본회의'의 회원 배지의 문양은 야스쿠니진자(靖國神社)의 문양에서 가운데 꽃술을 빼고 일장기를 나타내는 붉은색 원형을 삽입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일본회의'의 배지 가운데에 있는 문양이 일본인들이 나라꽃으로 이해하는 벚꽃(사쿠라)을 형상화한 문양이 아닌 것 같다고?
-믿지 못하겠다면 야후저팬(yahoo japan) 또는 구글(google)에서 '櫻紋'(앵문)을 검색해 보라. 아래의 문양이 그대로 보일 것이다[그래도 여전히 의심이 든다면 '木槿紋'(목근문) 또는 'ムクゲ紋'(무쿠게문)도 함께 검색해 보시라. 저런 문양이 결코 보이지 않는다].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최근까지 패거리를 지어 죽도록 싸웠고 그 때 패거리를 나타내고 구분짓기 위해 문양을 사용했다. 때로는 식물을, 때로는 동물을, 때로는 기하학적 문양을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토속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진자(神社)에서도 저런 문양을 가지고 있다.
-벚꽃을 나타내는 전통적 방식은 5개의 꽃잎과 꽃잎 끝의 가운데가 파여져 있는 모습을 특징화하는 것이다.
-『두 얼굴의 무궁화』, p.102의 표7의 세번째 칸에서도 아래와 같은 문양을 벚꽃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여전히 '일본회의'의 배지 가운데에 있는 문양이 일본인들이 나라꽃으로 이해하는 벚꽃(사쿠라)을 형상화한 문양이 아닌 것 같다고?
-'일본회의'는 회원을 차등하여 회비를 징수하고 그에 따라 회원증을 몇 등급으로 나누어 발급하고 있다. 그 회원증에는 문양이 아니라 벚꽃을 실사로 그려 도안했다.
-어떤 회원증에는 후지산을 배경을 하고 있다.
-꽃잎으로 식별이 되지 않으면, 꽃술을 주목해서 보시라.
-일본인들이 무한한 애정을 쏟고 있는 벚꽃(사쿠라)이다.
▷아직도 '일본회의'의 배지 가운데에 있는 문양이 일본인들이 나라꽃으로 이해하는 벚꽃(사쿠라)을 형상화한 문양인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실제 벚꽃과 무궁화의 꽃잎을 비교해서 살펴보자.
-벚꽃 종류는 꽃잎이 5장으로 무궁화와 달리 가운데 꽃잎이 오목하게 파이는 형태적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일본은 위에서 살핀 것처럼 벚꽃의 문양을 형상화했다.
-무궁화의 꽃잎이 5장인 것은 맞지만, 꽃잎이 5장이라고 해서 다 무궁화는 아니다.
《fact check(2)》 : 일본에서 '日本会議の徽章は むくげの花'라고 보고 있을까?- 전혀 사실이 아니다.
▷『두 얼굴의 무궁화』, p.255는 '日本会議の徽章は むくげの花'('일본회의'의 휘장은 무궁화의 꽃이다)라는 일본어 문구를 인용하고 있다. 사실일까?
-인용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이 책은 이렇게 인용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을 경우,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을 한 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부 문구만을 따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저 문장 전체를 검색어로 해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래 <사진6>과 같은 글이 검색되었다.
▷글의 내용은 '日本会議の徽章は むくげの花'가 아니고, '日本会議の徽章は むくげの花ですか?'('일본회의'의 휘장은 무궁화의 꽃입니까?)이었다(자세한 것은 https://ameblo.jp/ruroibrown/entry-12283743079.html 참조).
-의문형을 나타내는 'ですか?'(입니까?)라는 부분만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일본인 블로거, 포스팅의 주제를 '統一自民党'(통일자민당)으로 한 것에 비추어 아마도 자민당을 지지하지만 '일본회의'에는 반대하는 정치적 성향을 가진 한 일본인으로 보이는 이의 글이었다.
-그는 '일본회의'가 자신의 회원용 배지를 국화와 벚꽃 문양이라고 우길지 모르지만, 가운데 있는 붉은색이 벚꽃을 연상하기는 어렵고, 마치 조선을 상징하는 무궁화처럼 보이니 '日本会議=北朝鮮会議'(일본회의= 북조선회의)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이 따위 일본인 한 블로거의 주장이 어떻게 '일본회의'의 회원 배지 문양이 무궁화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는 말인가?
-통일자민당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도 공감이 되는 주장인가?
-그 외에 다른 논거가 있다면 『두 얼굴의 무궁화』저자 스스로 제시하시라.
-일본에서는 다양한 꽃을 문양화하는 풍습이 있지만 무궁화(ムクゲ)를 문양화한 경우에는 찾을 수가 없기에 그런 문양이 있다면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일이다.
《결론》 : 남는 것, 일본의 극우단체 '일본회의'와 대한민국의 '광복회'
▷이상의 내용에서 나는 일본의 극우단체 '일본회의'(日本会議)의 회원 배지에 새겨진 문양이 그들의 정신적인 뿌리인 야스쿠니진자(靖國神社)의 국화(菊花)와 벚꽃(櫻花)을 변형한 것임을 입증하고자 했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대한민국의 '광복회'가 상징 문양으로 무궁화를 채택한 것은 독립을 향한 투쟁에서 구심의 역할을 한 무궁화와 그 내면에 새겨진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도창 안창호 선생의 '무궁화동산'에 대한 역설에서,
-무궁화를 민족의 단결의 매개체로 보고 노구를 이끌고 무궁화를 가꾼 한서 남궁억 선생의 고투에서,
-만해 한용운의 '無窮花를 심으과저'라는 옥중시에서,
-홀홀단신 여성의 몸으로 '槿花學院'(근화학원)을 설립하여 여성 계몽과 독립운동을 이어간 차미리사 여사의 모습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이 살펴 본 옛 이야기에서,
-임시정부의 독립선언서에서 그리고 국채증서에서,
-그리고 이름없이 이국만리 머나먼 타지에서 쓰러져간 독립군의 군가에서,
▷그러나 나는 『두 얼굴의 무궁화』의 저자, 감수자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이들을 설득할 재주가 없음을 실토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무궁화'라는 식물이『동의보감』(1613)에서도 한글로 뚜렷하게 '무궁화'로 기록된 우리의 역사를 가졌다는 것을 『동의보감』의 실제 판본을 들어 몇차례 설명하였다.
-그러나 그들은『동의보감』(1613)에 기록된 한글로 된 식물명은 후대에 가필된 것이라는 억지 주장 하나로 그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려 놓았다.
-서점에 많은 번역본이 있고 그 번역본에는 원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뉘라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두 얼굴의 무궁화』의 저자 그리고 감수자와 그를 추종하는 이들의 생각을 따라 읽으면, 대한민국의 '광복회'는 일본 극우단체 '일본회의'의 문양을 이어 받고 있는 것이 된다. 그런데 '일본회의'의 회원 배지 문양은 야스쿠니진자(靖國神社)의 문양을 이어 받은 것이다,
-정신은 이어져 계승된다.
-대한민국의 '광복회'가 상징 문양을 일본 극우단체 '일본회의'의 것을 이어받고 있다는 주장이 맞다면, '광복회'는 '일본회의'에 정신적으로 장악된 것이 아닌가?
-대한민국의 '광복회'가 아니라 일본 극우단체인 '일본회의'의 한국 지부로 전락했다고 한다면 과장하는 것인가?
-이 모든 일에 '일본회의'와 일본의 극우 군국주의자들은 개입한 것이 없다. 한국인 단 두사람 ,『두 얼굴의 무궁화』의 저자 그리고 감수자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하면 이 또한 과장하는 것인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탄식이 들리는 듯하다.
<허허, 무궁화가 피었구나> 이꽃이 무슨 꽃이냐 희어스름한 머리(白頭山)의 얼이요 불그스름한 고운 아침(朝鮮)의 빛이로다. 이 꽃을 북돋우려면 비도 맞고 바람도 맞고 피'물만 뿌려 주면 그 꽃이 잘 자라리 옛날 우리 전성한 때에 이 꽃을 구경하니 꽃송이 크기도 하더라
한 잎은 황해 발해를 건너 대륙을 덮고 또 한 잎은 만주를 지나 우쓸리에 늘어졌더니 어이해 오늘날은 이 꽃이 이다지 야위었느냐 이 몸도 일찍 당시의 살수 평양 모든 싸움에 팔뚝으로 비짱삼고 가슴이 방패 되어 꽃밭에 울타리 노릇 해 서방의 더러운 물이 조선의 봄'빛에 물들지 못 하도록 젖 먹은 힘까지 들였도다 이 꽃이 어이해 오늘은 이 꼴이 되었느냐
- 단재 신채호, 「허허, 무궁화가 피었구나」, 『꿈하늘(夢天)』중에서: 독립기념관 발간『단재 신채호 전집』제7권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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