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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12)] 일본에는 무궁화가 자생한다?! - 조현래

林 山 2020. 8. 30. 16:55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사진1>무궁화(경기도)

 

[두 얼굴의 무궁화]주제가 주제인 만큼 학술논문보다 깊고 정확하게 쓰려고 애썼다.(p.20)

 

 

 

[두 얼굴의 무궁화] 26. 무궁화나무들이 훗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의 산과 들에 무성하지 않고 야마구치현의 야생무궁화 군락을 국가천연기념물 제18호(1928)로 지정하지 않았더라면.(p.18)

 

 

 

[두 얼굴의 무궁화] 28. 초대 이토히로부미부터 현직 아베 신조까지 9명의 제국주의 팽창주의 총리가 무궁화 자생지 야마구치 출신이 아니었더라면.(p.18)

 

 

 

[두 얼굴의 무궁화] 훗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일본의 전역의 산과 들, 도시와 농촌, 학교와 공원, 거리와 빈터, 신사와 사찰, 무궁화 야생 군락지, 무궁화 관련 무수히 많은 시가와 서적은 물론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무궁화 문화 행사, 무궁화 자연농원, 무궁화 수목장까지……. 무궁화는 질적으로 양적으로나 일본의 국화 격으로 널려 알려진 벚꽃(사쿠라)을 압도할 정도였다.(p.32)

 

 

 

[두 얼굴의 무궁화]  일본의 와카야마(和歌山)현과 야마구치(山口)현에는 무궁화 야생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과 달리 한국의 야생 무궁화 자생지는 전혀 없다. (p.34) 

 

 

 

[두 얼굴의 무궁화] 3) 자생종 천하 일본 무궁화. 일본의 무궁화는 일본 국내종 53개 종과 외래종 12종 중 총 65개 품종이 일본 전역에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다(p.285)

 

 

《fact check(1) : 일본에 무궁화가 자생(야생)하는 군락지가 있다?! - 사실이 아니다.

 

▷​ 일본의 와카야마켄(和歌山県)과 야마구치켄(山口県)에 무궁화의 자생지가 있다는 것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일 뿐 사실이 아니다.

​- 일본에서 무궁화 전공자로 독보적인 권위를 확보하고 있는 다찌바나 요시시게(立花吉茂, 1926~2005)는 야마구치켄 등에 자연 분포하는 곳이 있지만 진짜 야생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立花吉茂, 『ムクゲ』, 淡交社(1989), p.14  참조.

- 일본 식물학의 태두 마키노 도미타로(1862~1957)는 "지금은 인가에서 꽃나무로 널리 키우고 생울타리로 종종 심는다. (와카야마켄) 기슈(紀州)의 구마강 양쪽 기슭에 마치 야생인 양 오래전부터 무궁화가 무성해 뱃놀이 하면서 감상한다". 즉, 야생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뿐이지 야생(자생)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안은미 옮김, 마키노 도미타로, 『하루 한 식물』, 한빛비즈(2016), p.54 참조.

▷ 기타 일본 문헌에서는 일본에서 재배하는 식물로 기재할 뿐 달리 자생한다거나 귀화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강효백이 책에서 종종 언급하는 鈴木庸夫가 저술한 『樹木図鑑』(수목도감)에도 재배식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鈴木庸夫,『樹木図鑑』, 日本文芸社(2005), p.98 참조.

-강효백이 책에서 종종 언급하는 『茶花大事典』(다화대사전)도 일본에서는 재배하는 식물로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塚本洋太郞,『茶花大事典(下)』, 淡交社(2014), p.6 참조.

 

-일본에서 식물도감으로 권위가 있는 마키노 도미타로의 『일본식물도감』에서도 재배식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牧野部太郞, 『日本植物圖鑑』, 北隆館(1940), p.333

-지사부로 오위의 『일본식물지』도 재배식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Jisaburo Ohwi, 『FLORA OF JAPAN』, Smithonian Institution Washington, DC(1984), p. 624

-최근에 편찬된 일본의 식물도감에서도 동일하게 재배식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大橋広子 外, 『新牧野日本植物圖鑑』, 北隆館(2008), p.437 참조.

 

▷도대체 누가 어떤 근거로 가지고 일본에서 무궁화가 자생한다고 보고 있다는 말인가?

 

《fact check(2) : 일본에서 무궁화 재배가 질적으로 양적으로나 벚꽃(사쿠라)을 압도한다?!- 사실이 아니다.

 

▷일본의 무궁화 권위자 다찌바나 요시시게(立花吉茂, 1926~2005)는 무궁화의 식재 지역이 전국적이지만 그 재배지가 주로 남서부에 몰려 있고, 훗카이도는 아예 재배가 가능하지 않은 지역이 있고, 오키나와에서는 불상화(扶桑花, 하와이무궁화)에 밀려 보기가 어렵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立花吉茂, 『ムクゲ』, 淡交社(1989), p.14  참조.

 

▷그외 달리 무슨 근거로 무궁화가 일본에서 나라꽃으로 인식되어 온 곳에서 식재되며,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산과 들에서 저절로 고유하게 자라는 여러 종의 벚꽃(사쿠라)을 압도한다고 확정지을 수 있는가? ​

《fact check(3) : 일본 야마구치켄의 야생(?) 무궁화 군락이 국가천연기념물 제18호(1928)로 지정되었다고?

▷야마쿠치켄(山口県)에서 문화재 중 천연기념물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는 공식 사이트에서 무궁화(ムクゲ)가 있는지 살펴 보았다. 국가지정(国指定)은 커녕 현지정(県指定) 문화재에도 무궁화는 '무'(ム)자도 없었다.

-야마쿠치켄(山口県)의 문화재 중 천연기념물을 안내하고 있는 공식사이트 : https://bunkazai.pref.yamaguchi.lg.jp/support/tushi/kinen.html

▷혹시나 하여 일본 국가(문화과학부)가 지정하는 천연기념물 목록에 무궁화(ムクゲ)가 있는지 다시 살펴 보았다. 벚꽃(사쿠라)은 수십 군데가 지정되어 있었으나 무궁화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일본의 국가가 지정한 천연기념물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트(植物天然記念物一覧) 참조 : https://ja.wikipedia.org/wiki/%E6%A4%8D%E7%89%A9%E5%A4%A9%E7%84%B6%E8%A8%98%E5%BF%B5%E7%89%A9%E4%B8%80%E8%A6%A7

 

▷강효백의 주장에 따르면 무궁화(ムクゲ)는 일본의 속마음을 나타내는 혼네(ほんね, 本音)의 꽃이라는데, 그 혼네의 꽃을 일본은 국가도 지방정부에서도 천연기념물로 단 하나도 지정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 혼네는 '무궁화=일본 군국주의자의 꽃'이기를 바라는『두 얼굴의 무궁화』저자 혼자만의 '혼네'는 아닌가?

 

《결론: 허위, 과장, 왜곡 그리고 논리 비약!!!

 

▷『두 얼굴의 무궁화』의 저자는  학술논문보다 더 깊고 정확하게 쓰려고 애썼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의 와카야마(和歌山)현과 야마구치(山口)현에는 무궁화 야생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다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가 가운데 어느 부분에 살짝 끼워져 있다.

-그리고 그 앞쪽에는 "일본 전역의 산과 들에 무성하지 않고", "일본의 전역의 산과 들……무궁화 야생 군락"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그 뒤쪽에는 "자생종 천하 일본 무궁화",  "일본 전역에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일본 전역에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전역에 자생한다는 것인가? 전역에 재배된다는 것인가?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인가?  

 

​-이 3가지 언급이 같은 내용이고, 학술논문보다 더 깊고 정확하게 기술하는 방법인가? 아니면 '무궁화=일본 군국주의 꽃'이라는 자신의 머리 속의 생각을 식물에 전문적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 강요하는, 99%의 거짓과 1%의 사실을 섞은 괴벨스적인 방법인가?

일본에서 무궁화가 자생하는지 여부는, 인간의 간섭없이 어떤 지역의 식물이 스스로 성장하고 번식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식물 생태의 영역이고 그것은  과학에 입각하여 살피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는 과학을 대입하지 않는다. 일본의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는 부분을 따와서라도 마치 그것이 곧 사실이고 전부인 양 말한다.

-그리고 일본 야마구치켄((山口県)은 이토 히로부미에서 아베 신조의 출신지이고 그들은 제국주의 팽창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언급하고(p.219), 다시 무궁화를 대입한다.

-가사 백배 양보하여 일본의 야마구치켄(山口県)에 무궁화가 자생한다고 한들 그게 그 지역 출신의 사람과 무슨 관련이 있으며 우리가 한반도에서 식재되어 자라는 무궁화를 인식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21세기의 백주 대낮에 연좌제도 아니고, 일본과 별도로 한반도에 전래되어 식재되고 자란 무궁화가 무슨 이유로 일본 야마쿠치켄(山口県) 출신 정치인의 정치적 성향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인가?

▷사실이 아니더라도 사실로 만들어야 한다는 자신만의 신념이 낳은 기괴한 논리와 허구가 유령처럼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