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US 오픈 테니스 대회 6일째인 9월 6일 남녀 단식 16강이 모두 가려졌다. 9월 7일 오전 12시(한국시간)부터 남녀 단식 16강이 겨루는 4회전 경기가 열렸다.
오전 1시 15분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차세대 빅4 중 한 명인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 독일) 대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스페인)의 경기가 열렸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즈베레프는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작렬시키면서 포키나를 3-0(6-2, 6-2, 6-1)으로 제압하고 8강전에 진출했다. 즈베레프는 남자 선수로서는 가장 먼저 8강전 진출 상금 42만5천 달러(5억 원)를 확보했다.
오전 3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우승 후보 0순위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 대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20위, 스페인)의 4회전 경기가 벌어졌다. 경기는 1세트 초반부터 서로 뺏고 뺏기는 접전이 벌어졌다. 1세트 5-5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서비스 게임 순서가 되었다. 부스타가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서브 게임을 잃고 5-6으로 뒤지자 조코비치는 자신에게 실망한 듯 좌절감을 나타냈다.
자신에게 화가 난 조코비치는 주머니에서 공을 꺼내더니 라켓으로 뒤로 쳐서 날려보냈다. 순간 그 공은 공교롭게도 뒤에 있던 여성 선심(線審)의 목을 맞췄다. 조코비치가 선심을 목표로 고의적으로 공을 날린 것은 아니었다. 선심은 엉겁결에 공을 맞고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깜짝 놀란 조코비치는 선심에게 달려가 상태를 살펴보며 사과했다. 선심은 놀라기는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US 오픈 조직위원회는 오랜 논의 끝에 조코비치에게 실격패를 선언했다. 이에 조코비치는 조직위원회 측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한동안 해명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랜드 슬램 규칙에는 플레이어가 '토너먼트 구역 내에서 상대 선수나 관중 또는 기타 사람을 신체적으로 학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주심은 그랜드 슬램 감독관과 협의하여 이 규정을 한 번이라도 위반한 경우 실격패를 선언할 수 있다.
조코비치는 US 오픈 테니스 대회 우승 후보 0순위였다. 하지만 이번 실격패로 조코비치의 메이저 대회 18승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그는 라이벌인 로저 페더러(스위스, 20회), 라파엘 나달(스페인, 19회)에 이어 역대 3위인 메이저 대회 17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조코비치의 2020년 전승 행진도 26경기에서 멈췄다. 조코비치의 실격패 탈락으로 2020 US 오픈 남자 단식에서는 빅3 외에 우승자가 나오게 생겼다. 차세대 빅3 즈베레프나 메드베데프의 우승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조코비치의 행동은 사람이 공에 맞지 않았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라켓을 집어던지거나 부러뜨리는 선수도 있으니 말이다. 조코비치의 비신사적 행동이 고의적이었다면 실격패는 당연하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는 행위에 대해 조코비치에게 실격패를 선언한 조직위원회의 판정은 상당히 가혹한 것이었다. 조코비치가 실격패함으로써 2020 US 오픈은 김빠진 대회가 되고 말았다. 사실 이번 대회는 조코비치의 우승 여부가 가장 큰 관심거리였기 때문이다.
오전 6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4회전 경기는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4위, 그리스)를 격파하고 올라온 보르나 코리치(27위, 크로아티아)가 조던 톰슨(호주)을 3-0(7-5, 6-1, 6-3)으로 꺾고 8강전 진출권을 따냈다. 톰슨은 1세트에서 7-5로 추격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코리치의 강력한 서브와 예리한 스트로크에 밀린 톰슨은 1세트에 이어 2, 3세트를 맥없이 내주고 말았다.
오전 8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벨기에의 희망 다비드 고팽(7위, 벨기에) 대 데니스 샤포발로프(12위, 캐나다)의 4회전 경기가 벌어졌다. 고팽은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7-6으로 힘겹게 이겼다. 하지만 21세의 샤포발로프는 패기와 젊음을 앞세워 2, 3, 4세트를 6-3, 6-4, 6-3으로 내리 따내면서 고팽을 격파하고 8강전 진출에 성공했다.
9월 8일 오전 12시부터는 남자 단식 16강전 둘쨋날 경기가 속개된다. 오전 12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알렉스 드 미노(21위, 호주) 대 바섹 포스피실(캐나다)의 4회전 경기가 열린다. 오전 3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 도미닉 팀(2위, 오스트리아) 대 펠릭스 오거 알리아시메(15위, 캐나다)의 16강전 경기가 벌어진다. 팀의 8강전 진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오전 3시 15분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마테오 베레티니(6위, 이탈리아) 대 안드레이 루블레프(10위, 러시아)의 16강전 대결이 펼쳐진다. 오전 8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 다닐 메드베데프(3위, 러시아) 대 프란시스 티아포(USA)의 4회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메드베데프의 8강전 진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또, 미국 선수로서는 유일하게 16강전에 올라온 티아포의 선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여자 단식 16강전도 9월 7일 오전 12시부터 시작됐다. 오전 12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2016 US 오픈 우승자 안젤리크 케르버(17위, 독일) 대 제니퍼 브래디(28위, 미국)의 4회전 경기가 열렸다. 브래디는 초반부터 케르버를 파워로 밀어붙여 2-0(6-1, 6-4)으로 제압하고 여자 선수로서는 가장 먼저 8강전에 진출하면서 상금 42만5천 달러(5억 원)를 확보했다.
오전 1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여자 단식 4회전 경기는 율리아 푸틴체바(23위, 카자흐스탄)가 상위 랭커 페트라 마르티치(8위, 크로아티아)를 2-1(6-3, 2-6, 6-4)로 이기고 8강전 대열에 합류했다. 푸틴체바는 ATP 투어 우승 기록이 아직 1회밖에 없다.
오전 4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 경기는 셸비 로저스(116위, 미국)가 2011, 2014 윔블던 챔피언 페트라 크비토바(6위, 체코)를 2-1(7-6, 3-6, 7-6)로 힘겹게 물리치고 8강전에 올라갔다. 현역 최고의 왼손잡이 여자 테니스 선수인 크비토바는 신진 선수의 패기에 밀려 8강전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오전 10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2018 US 오픈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4위, 일본) 대 아네트 콘타베이트(14위, 에스토니아)의 16강전 경기가 열렸다. 오사카는 강력한 우승 후보답게 콘타베이트를 2-0(6-3, 6-4)으로 완파하고 8강전 진출권을 따냈다. 오사카가 2018년에 이어 2020 US 오픈에서도 여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9월 8일 오전 1시부터는 여자 단식 4회전 마지막 날 경기가 속개된다. 오전 1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아기 엄마 서리너 윌리엄스(3위, 미국) 대 마리아 사카리(15위, 그리스)의 16강전 대결이 펼쳐진다. 그랜드슬램 대회 23개 타이틀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윌리엄스의 8강전 진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오전 2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츠베타나 피론코바(불가리아) 대 알리제 코르네(프랑스)의 4회전 경기가 열린다.
오전 6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카롤리나 무초바(20위, 체코) 대 2012, 2013 호주 오픈 챔피언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의 4회전 경기가 벌어진다. 아자렌카의 화려한 부활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오전 10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우승 후보 0순위 소피아 케닌(2위, 미국) 대 엘리제 메르텐스(16위, 벨기에)의 16강전 경기가 열린다. 케닌이 2020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우승에 이어 US 오픈도 제패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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