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한국시간)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 이어 12일에는 남자 단식 준결승전이 속개됐다. 오전 5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자 단식 준결승전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차세대 빅3 알렉산더 즈베레프(Alexander Zverev, US 오픈 조직위 랭킹 5위, 독일)가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Pablo Carreño Busta, 20위, 스페인)에게 3-2(3-6, 2-6, 6-3, 6-4, 6-3)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즈베레프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경기는 초반부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카레뇨 부스타가 강력한 서브와 안정된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1, 2세트를 6-3, 6-2로 가볍게 따내자 즈베레프의 패색이 짙어갔다. 전열을 가다듬은 즈베레프는 198cm의 장신에서 내려꽂는 서브와 예리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3세트를 6-3으로 이기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정감을 되찾은 즈베레프는 실수를 줄이는 한편 카레뇨 부스타의 잦은 범실을 틈타 4세트를 6-4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즈베레프는 5세트 상대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어 강 서브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5세트를 6-3으로 따내며 대역전승을 거두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라갔다.
즈베레프는 이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를 무려 24개나 기록하는 한편 상대 게임을 8번이나 브레이크했다. 하지만 더블 폴트도 8개나 기록해 에이스 기록을 반감시켰다. 즈베레프는 지난 1월 2020 호주 오픈 4강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했다. 즈베레프는 1994년 마이클 스티치 이후 US 오픈 결승에 오른 첫 독일 선수가 되었다.
즈베레프- 카레뇨 부스타 전에 이어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전은 차세대 빅3 중 선두주자인 도미닉 팀(Dominic Thiem, 2위, 오스트리아)이 강 서브의 소유자 다닐 메드베데프(Daniil Medvedev, 3위, 러시아)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두 선수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인데다가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는 초반부터 예상대로 강력한 그라운드 스트로크 랠리가 이어지면서 팽팽한 대결이 벌어졌다. 두 선수 모두 빨랫줄 스트로크로 숨막히는 랠리를 주고 받으며 각자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 나갔다. 초반이 지나자 팀은 메드베데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메드베데프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며 항의하는 등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팀은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을 또 한 번 브레이크하면서 1세트를 6-2로 따냈다.
심기일전한 메드베데프는 2세트에서 팀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팀은 과감한 네트 플레이를 성공시키는 한편 메드베데프의 포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틈타 5-5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팀은 여섯 번이나 이어진 듀스 끝에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6-5로 역전시켰다. 하지만 메드베데프는 강 서브와 스트로크로 6-6 타이브레이크를 만들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팀은 메드베데프의 어이없는 네트 플레이 실수와 백핸드 샷 범실을 틈타 2세트를 7(9)-6(7)으로 힘겹게 따냈다.
3세트에서도 두 선수는 강 서브와 스트로크 공방전을 벌이면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팀은 메드베데프의 더블 폴트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아 3세트를 7(7)-6(5)으로 따내면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메드베데프는 에이스 12개를 기록하면서도 그라운드 스트로크에서 밀려 팀에게 결승전 티켓을 헌납했다. 이로써 2020 US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은 차세대 빅3 팀-즈베레프의 대결로 좁혀졌다. 팀-즈베레프의 남자 단식 결승전은 9월 14일 오전 5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팀과 즈베레프는 각각 결승전 진출 상금 150만 달러(17억7천만 원)를 확보했다. 대망의 우승 상금은 300만 달러(35억5천만 원)이다. 팀의 우승이 예상된다.
오후 1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로라 지게문트(Laura Natalie Siegemund, 독일)-베라 즈보나레바(Vera Zvonareva, 러시아) 조가 쉬이판(Xu Yifan, 중국)-니콜 멜리차(Nicole Melichar, 미국) 조를 2-0(6-4, 6-4)으로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게문트-즈보나레바 조는 우승과 함께 상금 40만 달러(4억7천만 원), 쉬이판-멜리차 조는 준우승 상금 24만 달러(2억8천만 원)를 받았다.
9월 13일 오전 5시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는 여자 단식 결승전 2018 US 오픈, 2019 호주 오픈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Osaka Naomi, 4위, 일본) 대 2020 웨스턴 앤 서던 오픈 챔피언 빅토리아 아자렌카(Victoria Azarenka, 27위, 벨라루스)의 경기가 열린다. 오사카의 우승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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