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흙신'이 '무결점 테니스'를 이겼다. 대회 마지막 날인 10월 11일 밤 10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벌어진 세기의 대결,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빅3 넘버 투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이 빅3 넘버 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를 3-0(6-0, 6-2, 7-5)으로 완파하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나달은 지난해 1월 호주 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0-3(3-6 2-6 3-6)으로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와 2위, 살아있는 전설들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벌어진 결승전 경기에서 스페인의 황소 나달은 '무결점 테니스'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함으로써 프랑스 오픈에서 통산 13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이로써 나달은 로저 페더러(스위스, 4위)가 보유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 20회와 타이를 이루게 되었다. 동시에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 통산 전적 100승(2패) 고지에 오르는 위대한 기록도 달성했다.
나달은 1세트부터 스페인의 황소처럼 코트를 누비며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조코비치는 긴장한 듯 경기 초반부터 범실이 잦았다. 이를 틈타 나달은 조코비치의 첫 번째, 두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4-0으로 달아났다. 조코비치의 주무기인 강력한 빨랫줄 백핸드 스트로크가 간간이 작렬했지만 나달의 포핸드 스트로크도 만만치 않았다. 조코비치는 0-4로 뒤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트리플 게임 포인트를 잡고도 듀스 끝에 내준 것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나달은 게임 스코어 5-0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0으로 따냈다. 조코비치는 1세트에서 13개의 범실을 범하면서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격에 나선 조코비치는 2세트 들어서 자신의 첫 번째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역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나달은 게임 스코어 1-1에서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다시 2-1로 앞서나갔다. 이후 나달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리 지켜 2세트를 6-2로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조코비치는 나달의 4개보다 무려 4배가 넘는 17개의 범실을 저질러 스스로 무너졌다.
마지막에 몰린 조코비치는 3세트에 들어서자 드롭샷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빨랫줄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조코비치는 게임 스코어 2-2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잃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6번째 게임에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게임 스코어 5-5 상황에서 더블 폴트로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당하면서 결정적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조코비치의 마지막 서브는 처음에는 라인 안쪽에 들어온 것으로 판정됐지만, 나달이 주심에게 확인을 요청한 끝에 폴트로 번복됐다. 승기를 잡은 나달은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따내며 게임 스코어 7-5로 2시간 41분에 걸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나달은 3세트 마지막 승리 포인트를 서브 에이스로 장식했다.
조코비치는 롤랑 가로스 클레이 코트에만 서면 유난히 작아지는 징크스가 있다.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 대회 통산 17회 우승 가운데 2016 프랑스 오픈에서 단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할 정도로 롤랑 가로스와 인연이 없다. 2016년 우승 이후 4년만에 프랑스 오픈 결승에 오른 조코비치는 이번에도 그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나달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통산 메이저 대회 우승에서도 조코비치는 나달, 페더러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러나, 나달과의 상대 전적에서는 여전히 조코비치가 29승 27패로 우위를 지켰다. 다만, 프랑스 오픈에서의 상대 전적에서는 나달이 7승 1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유지했다.
나달은 이번 대회 7경기를 모두 3-0으로 마무리하며 여자 단식의 이가 슈비온텍(시비옹테크, 폴란드)과 함께 무실 세트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US 오픈 16강에서 실격패가 유일한 패배였던 조코비치는 이번 시즌 37승 1패의 전적이 37승 2패가 되며 프랑스 오픈에서만 통산 네 번째 준우승에 만족하게 됐다. 나달은 우승 상금 160만 유로(21억8천8백만 원), 조코비치는 준우승 상금 85만 유로(11억5천2백만 원)를 받았다.
남자 단식 결승전에 앞서 오후 6시 30분부터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티메아 바보스(헝가리) 조가 알렉사 과라치(칠레)-데시래이 크러우칙(미국) 조를 2-0(6-4, 7-5)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믈라데노비치-바보스 조는 2019 프랑스 오픈과 2020 호주 오픈 우승에 이어 세 번째 그랜드슬램 여자 복식 우승을 달성했다. 믈라데노비치-바보스 조는 우승 상금 31만9천 유로(4억3천2백만 원), 과라치-크러우칙 조는 준우승 상금 18만8천 유로(2억5천4백만 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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