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금요일) 밤 9시 50분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벌어진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그랜드슬램 대회 19회 우승에 빛나는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이 '꼬마 클레이 마스터' 디에고 슈왈츠먼(아르헨티나, 12위)을 3-0(6-3, 6-3, 7-6)으로 완파하고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나달은 결승 진출 상금 80만 유로(10억9천4백만 원)도 확보했다. 나달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프랑스 오픈 통산 13번째 우승, 대회 4연패를 달성하며 로저 페더러(스위스, 4위)가 보유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 20회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오른쪽 가슴에 버팔로 뿔이 새겨진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스페인의 황소' 나달은 이날도 어김없이 '나달 사인'을 선보였다. 오른손으로 우측 엉덩이 팬츠를 만진 다음 왼쪽 어깨 셔츠-오른쪽 어깨 셔츠-코-왼쪽 귀-코-오른쪽 귀의 땀을 훔쳐낸 뒤 서브를 넣는 모습은 이제 나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1세트는 나달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처음부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슈왈츠먼은 그라운드 스트로크에서 종종 나달을 압도했다. 하지만 나달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1세트를 6-3으로 따냈다. 2세트도 1세트와 같은 상황이 그대로 연출되었다. 나달은 슈왈츠먼의 잦은 범실을 틈타 2세트도 6-3으로 가져갔다.
반격에 나선 슈왈츠먼은 뛰어난 수비를 바탕으로 강력하고 날카로운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만드는 데 성공했다.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가자 나달의 경기력이 갑자기 상승했다. 나달은 결정적인 범실을 2개나 저지른 슈왈츠먼을 몰아부쳐 3세트를 7(7)-6(0)으로 따내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70cm의 슈왈츠먼은 15cm에 이르는 신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서브에서 나달에게 크게 밀렸다. 나달은 서브 에이스에서 3-2, 더블 폴트에서 0-3으로 우세했다. 퍼스트 서브 성공률에서도 69%-60%, 퍼스트 서브와 세컨드 서브 득점률에서도 68%-62%, 53%-42%로 앞섰다. 나달은 서비스 포인트에서 74-44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슈왈츠먼은 리시브 포인트에서 43-40으로 다소 앞섰으나, 나달보다 14개나 많은 48개의 실수를 범한 것이 뼈아픈 패인이 되었다.
이어서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는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17회 우승에 빛나는 빅3 넘버 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가 풀 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차세대 빅3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를 3-2(6-3, 6-2, 5-7, 4-6, 6-1)로 물리치고 대망의 결승전에 올라갔다. 이로써 남자 단식 결승전은 빅3 라이벌 세계 1위 무결점 테니스 조코비치-세계 2위 '흙신' 나달의 대결로 압축됐다.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통산 그랜드슬램 대회 18회 우승으로 나달에게 1회차로 따라붙게 된다.
조코비치는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무결점 테니스를 구사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신예 치치파스를 상대로 1세트를 6-3으로 따냈다. 조코비치는 그 여세를 몰아 2세트도 6-2로 가볍게 따냈다. 세트 스코어 2-0이 되면서 승부는 완전히 조코비치 편으로 기우는 듯했다.
반격에 나선 치치파스는 강력한 서브와 예리한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조코비치를 몰아부쳐 3세트를 7-5로 이겨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치치파스는 안정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조코비치의 잦은 범실을 틈타 4세트도 6-4로 따냄으로써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마지막 5세트는 조코비치의 무결점 테니스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조코비치는 강력한 서브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그라운드 스트로크로 치치파스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5세트를 6-1로 따내고 4시간여에 걸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치치파스는 조코비치보다 5cm나 더 큰 193cm의 장신을 이용한 서브에서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치치파스는 서브 에이스에서 7-5, 더블 폴트에서 5-6, 퍼스트 서브 성공률에서 68%-67%로 조코비치를 앞섰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퍼스트 서브와 세컨드 서브 득점률에서 72%-60%, 56%-53%, 서비스 포인트에서 98-94로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다. 특히 리시브 포인트에서는 74-55로 치치파스를 압도하는 한편 상대 서브 게임을 8게임이나 브레이크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치치파스는 조코비치보다 6개나 많은 56개의 범실을 저질러 승리의 기회를 놓쳤다.
오후 6시 쉬잔 랑그랑 코드에서 열린 여자 복식 준결승전에서는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티메아 바보스(헝가리) 조가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카테리나 시니아코바(체코) 조를 2-1(6-2, 4-6, 7-5)로 물리치고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믈라데노비치-바보스 조는 결승전 진출 상금 18만8,000유로(2억5천4백만 원)도 확보했다. 이로써 믈라데노비치는 2019 프랑스 오픈과 2020 호주 오픈 우승에 이어 세 번째 그랜드슬램 여자 복식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7시 15분에 벌어진 여자 복식 준결승전에서는 이가 슈비온텍-니콜 멜리차 조가 알렉사 과라치(칠레)-데시래이 크러우칙(미국) 조에 1-2(6-7, 6-1, 4-6)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로써 슈비온텍의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복식 동시 제패 가능성은 물 건너갔다.
10월 10일(토요일)에는 여자 단식 결승전과 남자 복식 결승전이 열린다. 밤 10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여자 단식 결승전 21세의 2020 호주 오픈 우승자 소피아 케닌(미국, 4위)-10대 반란의 주인공 이가 슈비온텍(폴란드, 54위)의 경기가 벌어진다. 19세 소녀 슈비온텍의 우승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슈비온텍은 자신의 이름 'Iga Świątek'의 발음에 혼선이 일자 '이가 즈비아텍'이 아니라 '이가 슈비온텍'이 폴란드어 발음에 가깝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이어 밤 11시 15분에는 남자 복식 결승전 마테 파비치(크로아티아)-브루노 소아레스(브라질) 조 대 안드레아스 미스(독일)-케빈 크라비츠(독일) 조의 경기가 열린다. 남녀 복식 경기는 남녀 단식 경기에 가려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 레저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 '흙신' 나달 '무결점 테니스' 조코비치 꺾고 우승 (0) | 2020.10.12 |
---|---|
[2020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결승] 19세 소녀 이가 슈비온텍 생애 첫 우승 (0) | 2020.10.11 |
[2020 프랑스 오픈 준준결승 2일째]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 준결승전 진출 (0) | 2020.10.08 |
[2020 프랑스 오픈 준준결승 첫날] '흙신' 라파엘 나달 준결승 진출, 도미닉 팀은 탈락 (0) | 2020.10.07 |
[2020 프랑스 오픈 16강전 둘쨋날] 우승 후보 노박 조코비치 준준결승 진출 (0) | 2020.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