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10대 반란의 주인공 이가 슈비온텍(시비옹테크, 폴란드, 54위)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면서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10월 10일(토요일) 밤 10시 파리 스타드 롤랑 가로스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슈비온텍은 21세의 2020 호주 오픈 우승자 소피아 케닌(미국, 4위)을 1시간 24분만에 2-0(6-4 6-1)으로 완파하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
슈비온텍은 낮은 퍼스트 서브 성공률로 게임 스코어 0-3으로 뒤지면서 1세트를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곧바로 3게임을 내리 따내 3-3으로 만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슈비온텍은 그 기세를 몰아 1세트를 6-4로 따냈다. 케닌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이가 슈비온텍
자신감을 얻은 슈비온텍은 2세트에 들어서자 케닌의 서브 게임 두 개를 모두 브레이크하며 3-1로 앞서갔다.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4-1로 만든 뒤,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5-1로 달아났다. 슈비온텍은 자신의 서브 게임인 7번째 게임마저 따내며 게임 스코어 6-1, 세트 스코어 2-0으로 케닌을 완파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케닌은 왼쪽 허벅지 부상 치료를 위해 메디컬 타임아웃까지 부르는 등 악전고투했다.
슈비온텍은 퍼스트 서브 성공률에서는 53%-70%로 17%나 뒤졌지만 퍼스트 서브와 세컨드 서브 득점률에서는 68%-45%, 59%-31%로 케닌을 압도했다. 서비스 포인트와 리시브 포인트도 32-21, 33-21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슈비온텍은 또 상대 서브 게임을 6게임이나 브레이크하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케닌은 3게임 브레이크에 그쳤다. 케닌은 허벅지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패했다.
결승이 끝난 뒤 슈비온텍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를 정도로 기쁘다. 순식간에 일어나서 믿기지 않지만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비온텍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160만 유로(21억8천8백만 원), 케닌은 준우승 상금 85만 유로(11억5천2백만 원)를 받았다.
가족들과 우승 기쁨을 나누는 이가 슈비온텍
슈비온텍은 폴란드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최초로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 슈비온텍은 결승까지 7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슈비온텍은 2001년생 신예로 이번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 진출이다. 프랑스 오픈에서 폴란드 선수가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것은 1939년 야드비가 엥드제호프스카의 준우승 이후 올해 슈비온텍이 무려 81년 만이다.
슈비온텍은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 지난해 프랑스 오픈과 올해 호주 오픈 16강이고, 일반 투어 대회 단식에서 우승 경력이 없다. 슈비온텍은 16강전에서 톱시드인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1위)를 꺾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케빈 크라비츠-안드레아스 미스(독일) 조
이어 밤 11시 15분에 열린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케빈 크라비츠(독일)-안드레아스 미스(독일) 조가 마테 파비치(크로아티아)-브루노 소아레스(브라질) 조를 2-0(6-3, 7-5)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크라비츠-미스 조는 우승 상금 31만9천 유로(4억3천2백만 원), 파비치-소아레스 조는 준우승 상금 18만8천 유로(2억5천4백만 원)를 받았다.
2020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마지막 날인 10월 11일에는 남자 단식과 여자 복식 결승전이 열린다. 오후 6시 30분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티메아 바보스(헝가리) 조 대 알렉사 과라치(칠레)-데시래이 크러우칙(미국) 조의 여자 복식 결승전이 벌어진다. 믈라데노비치-바보스 조는 2019 프랑스 오픈과 2020 호주 오픈 우승에 이어 세 번째 그랜드슬램 여자 복식 우승을 노리고 있다.
밤 10시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는 세기의 대결,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17회 우승에 빛나는 빅3 넘버 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그랜드슬램 대회 19회 우승에 빛나는 빅3 넘버 투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의 결승전이 펼쳐진다. 이 경기는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와 2위, 살아있는 전설들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무결점 테니스의 대명사 조코비치와 스페인의 황소 '흙신' 나달 중 그 누가 우승해도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나달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프랑스 오픈 통산 13번째 우승, 대회 4연패를 달성하며 로저 페더러(스위스, 4위)가 보유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 20회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17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나달을 1회차로 추격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유난히 롤랑 가로스와 인연이 없다. 2016 프랑스 오픈에서 단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한 조코비치가 과연 이번에 그 징크스를 깨고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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