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재스민(jasmine)

林 山 2020. 10. 21. 16:03

2020년 8월 9일 지인과 점심 약속이 있어 충주시청 근처 복요리집에서 만났다. 복집 현관 입구에는 때마침 하이얀 재스민(jasmine) 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재스민 화분 가까이 다가가자 향긋한 향이 코 안에 가득 들어왔다.  

 

아마 중국인들처럼 재스민을 좋아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재스민차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차 중 하나이다. 재스민차는 특히 푸젠성(福建省) 북부 지방에서 생산되는 차를 으뜸으로 친다. 차 잎에 재스민 꽃 향기를 흡착시킨 푸젠산 차는 밍(明)나라 때부터 중국 황제들이 좋아했다.

 

재스민(충주, 2020. 8. 9)

재스민은 용담목 물푸레나무과의 관목이다. 학명 Jasminum officinale L. Jasminum sambac(L.) Ait. Jasminum grandiflorum L. 등을 재스민이라고 한다. 영어명은 커먼 재스민(Common jasmine), 포이츠 재스민(Poet’s jasmine)이다. 중국어명은 모리화(茉莉花), 일어명은 마츠리카(まつりか, 茉莉花)이다. 재스민을 백말리(白末利)라고도 한다. 꽃말은 '당신은 나의 것, 사랑의 기쁨, 호색'이다.   

 

재스민의 원산지에 대해 '원색도감 허브'에는 중국 서남부, 히말라야, 네팔, 인도 북부, 아프가니스탄, 이란이라고 했다. 반면 '다음백과'에는 북아메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이 원산지라고 나와 있다. '향신료백과'에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인도가 원산지이며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중국이 주산지이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두산백과'에는 히말라야가 원산지라고 나와 있다.

 

재스민(충주, 2020. 8. 9)

재스민의 키는 1~2m까지 자란다. 6m까지 자라는 종도 있다. 원종의 진짜 재스민은 대부분 덩굴손이 없이 기는가지를 갖는다. 잎은 대개 두 장 이상의 잔잎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홑잎이 달리는 종도 있다. 꽃은 7~9월에 피는데, 나팔꽃 모양의 통꽃이지만 위쪽이 갈라져 바람개비처럼 생겼다. 꽃색은 흰색, 노란색, 분홍색 등이 있다. 분홍색은 비교적 드물다. 꽃에서 진한 향기가 나며, 향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열매는 대부분 두 갈래로 갈라진 검은 장과이다.

 

재스미눔속은 열대, 아열대에서 자라는 약 300종의 향기 나는 꽃이 피는 관목이다. 다른 과에 속하지만 향기가 나는 꽃을 피우는 많은 식물들도 재스민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당마삭줄(Trachelospermum jasminoides), 치자나무(Gardenia jasminoides J.Ellis), 마다가스카르재스민(Stephanotis floribunda Brongn), 알라타꽃담배(Nicotiana alata), 캐롤라이나재스민(Gelsemium sempervirens), 칠레재스민(Mandevillea suaveolens), 무라야속(Murraya)의 여러 오렌지재스민(Murraya paniculata), 케스트룸속(Cestrum)의 나이트 & 데이재스민(Cestrum nocturnum & Cestrum diurnum L.), 판도레아재스민(Pandorea jasminoides), 노랑재스민(앵초재스민, 일본재스민, Jasminum mesnyi), 노란색 꽃이 피는 덩굴성 관목 이탈리아재스민(Jasminum humile) 등도 재스민이라고 한다.

 

재스민(충주, 2020. 8. 9)

재스민은 반짝거리는 잎과 여름에 무리지어 피는 꽃을 보기 위해 널리 재배된다. 태국에서는 화환을 만들어 불교 사원에 바친다. 인도에서는 노란꽃 재스민을 시바신(Shiva)이나 가네샤신(Ganesha)에게 바쳤다. 

 

영춘화(迎春花, Jasminum nudiflorum Lindl.)는 중국이 원산지로 노란색 꽃이 1송이씩 피는데 지피식물로 심는다. 영춘화는 서울 근처에서 월동한다. 재스민에는 벤질 아세테이트(benzyl acetate), 피톨(phytol) 등이 함유되어 있다. 꽃은 강한 방향을 가져 향수 등의 향료로 사용된다. 이란이 원산지인 재스민의 흰색 꽃에서 얻은 향유는 향수의 원료로 쓰인다. 히말라야가 원산지인 흰색 꽃이 피는 소형화(素馨花, Jasminum officinale var. grandiflorum)에서도 향료를 채취한다. 

 

재스민 꽃은 차나 요리에도 이용하며 입욕제로도 활용한다. 말리화(茉莉花, Jasminum sambac Soland. ex Ait.), 청향등(淸香藤, Jasminum paniculatum)은 꽃을 말려 재스민차를 만든다. 재스민차는 중국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차다. 음식을 먹은 후 재스민차를 마시면 기름기를 제거하여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재스민차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피기 시작한 재스민 꽃을 따서 찻잎 위에 놓는다. 다음날 또 꽃을 위에 올리는데 첫날 올린 꽃은 빼내는 식으로 10일 정도 반복하면 재스민차가 된다. 또는 꽃을 건조시켜서 찻잎과 함께 넣어도 된다. 

 

재스민(충주, 2020. 8. 9)

재스민의 본초명은 말리화(茉莉花)이다. '형신료백과'에는 말리화의 성미(性味)에 대해 '맛은 맵고 약간 달며 성질은 따뜻하다. 기를 다스려 통증을 멎게 한다. 더러운 것을 허물고 막힌 것을 열어낸다.'고 나와 있다. 약효에 대해서는 '눈이 충혈되는 것을 낫게 한다. 현기증이 나고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을 낫게 한다. 설사가 나고 배가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원색도감 허브'에는 말리화에 대해 '피로 회복, 최음, 과민성 피부 탄력 증진 효능이 있으며, 우울증, 발열, 편집증, 자폐증, 불감증, 갱년기 장애, 건성피부, 쉰 목소리, 스트레스성 위통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음식백과'에는 '재스민 꽃은 한방에서 건조성 민감 피부에 탄력을 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생리불순 해소, 산후 고통 완화, 모유 촉진 및 냉증, 스트레스성 위통, 우울증 등 치료에 쓰인다. 또한 냄새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재스민 꽃을 눈 세척제로 사용하기도 하고, 잎과 뿌리는 해열제나 화상치료에 쓴다.

 

202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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