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빅토리아 아마조니카

林 山 2020. 12. 2. 17:41

2020년 8월 22일 주말을 맞아 궁남지(宮南池)를 찾았다. 궁남지는 연꽃 철이 한참 지난 뒤여서 끝물 몇 송이만 눈에 띄었다. 궁남지 한켠의 연못에는 방석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잎이 커다란 큰가시연꽃이 자라고 있었다. 8년 전 2012년 7월 궁남지에 왔을 때 큰가시연꽃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봐왔던 큰가시연꽃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궁남지 큰가시연꽃은 잎의 전두리로 볼 때 빅토리아 아마조니카(Victoria amazonica)였다. 큰가시연꽃 아직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되지 않은 식물이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부여 궁남지, 2020. 8. 22)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는 수련목(睡蓮目, Nymphaeales) 수련과(Nymphaeaceae) 빅토리아속(Victoria)의 한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학명은 종명과 같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는 현재 남아메리카 가이아나의 국화(國花)이다. 영어명은 빅토리아 워터 릴리(Victoria Water Lily)이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를 큰가시연꽃, 빅토리아 수련, 아마존 수련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신비'이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는 1937년 영국의 식물학자 존 린들리(John Lindley)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린들리는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H. 숀부르크(Robert Schomburgk)가 남미의 영국령 가이아나에서 가져온 식물 표본을 연구해 빅토리아속을 명명했다. 린들리는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서 학명을 빅토리아 레지아 린들리(Victoria regia Lindley)로 명명했는데, 20세기 들어와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로 변경됐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 (부여 궁남지, 2020. 8. 22)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는 남아메리카 아마존 강 유역의 우각호나 소택성(沼澤性)의 호수가 원산지이다. 남아메리카 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거대한 수련인 빅토리아속은 아마존 원산의 빅토리아 아마조니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지에 분포하는 빅토리아 크루지아나(Victoria cruziana) 두 종류가 있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는 크루지아나보다 꽃과 잎이 크다. 두 종류의 특징을 섞어 꽃과 잎이 크고, 잎 테두리도 두꺼운 빅토리아 롱우드(Longwood) 등의 개량종도 있다. 

 

한국에서는 외래종이며, 습지공원이나 호수공원 등지에 많이 심고 있다. 1849년 영국의 원예가이자 건축가인 J. 팩스턴이 온실에서 처음으로 인공적으로 빅토리아 아마조니카의 꽃을 피우는 데 성공하였으며, 여기서 얻은 종자가 유럽·아시아·아메리카의 각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 (부여 궁남지, 2020. 8. 22)

빅토리아 아마조니카의 줄기는 7~8m까지 자란다. 줄기와 잎 뒷면, 엽병에는 억세고 날카로운 가시가 나 있다. 잎은 원형으로 지름 약 1.5~3m 정도까지 넓게 자란다. 잎이 넓은 것은 더 많은 햇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잎 가에는 4~6㎝(두산백과에는 15cm) 높이의 전두리가 있다. 빅토리아 크루지아나의 잎 테두리는 높이 약 20cm이다. 잎의 표면은 편편하고 광택이 있으며 뒷면에는 부드러운 털이 있다. 잎 표면은 연녹색이 나고, 잎 가 외측면은 붉은 갈녹색이 난다.

 

잎은 구조가 독특하고 견고해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 잎의 스폰지 구조 사이에 들어온 공기가 부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 자란 잎은 약 45kg 정도까지 견딜 수 있다고 알려졌다. 사람이 올라 앉아도 뜨는 잎이 있다. 잎의 특이한 구조로 인해 강한 바람이 불어도 쉽게 뒤집어지지 않는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 (부여 궁남지, 2020. 8. 22)

빅토리아 아마조니카의 꽃은 수중 포기의 중심에서 긴 꽃대가 나와 수면에서 밤에 꽃이 핀다. 꽃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련의 하나로, 지름 25~40cm 정도나 된다. 꽃대와 꽃받침에는 많은 가시가 있다. 꽃잎 수는 150장 정도이고, 꽃받침은 4개로 갈라져 있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 (부여 궁남지, 2020. 8. 22)

꽃은 이틀 동안만 피고 3일째 되는 날에는 진다. 첫날 피어난 꽃색은 흰색 또는 유백색이다. 꽃은 저녁에 피어 열화학 반응으로 강렬한 향기를 내뿜어 딱정벌레를 끌어들인다. 딱정벌레가 모여들면 꽃잎을 닫고 다음 날 저녁까지 가둔다. 둘째날 저녁에 다시 핀 꽃은 분홍색으로 변하며 향기를 내뿜지 않는다. 갇혔다가 풀려난 딱정벌레들의 몸에 몯은 꽃가루를 통해서 수정을 한다. 하루 정도가 더 지나면 꽃은 닫히고 물 아래로 가라앉는다. 

 

과실은 수중에서 익고 처음에는 암록색으로 있다가 익으면 흑록색을 띠며 직경은 7~8㎜ 정도이다. 종자는 크기가 완두콩과 비슷하다. 

 

2020. 12. 2.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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