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식물은 무엇일까? 단연 수련(睡蓮)이 아닐까 한다. 잔잔한 연못에 한 송이의의 수련이 피어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수 있다. 수련의 아름다움은 부안 내소사(來蘇寺)에서도 보았고, 백제(百濟) 사비시대(泗沘時代)의 궁원지(宮苑池)인 부여 궁남지(宮南池)에서도 보았다.
수련 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있다. 바로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다. 모네는 수련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가장 잘 그려낸 화가다. 모네는 1883년 파리에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시골 마을 지베르니에 연못이 있는 정원을 꾸며 놓고 여생을 보내면서 죽는 날까지 시시각각 달라지는 연못과 수련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모네의 수련화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은 1905년에 그린 '수련(Nymphéas)'과 1919년에 그린 '수련 연못(Le Bassin aux Nymphéas)'이다. '수련'은 경매에서 43,762,500달러(약 475억원), '수련 연못'은 80,471,000달러(약 872억7천만원)에 낙찰됐다. 그외 '지베르니의 수련화', '보라색 수련화'도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수련은 현화식물문현화식물문(顯花植物門, phaneroga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미나리아재비목 수련과 수련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학명은 님피아 테트라고나 게오르기(Nymphaea tetragona Georgi)이다. 속명 님피아(Nymphaea)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물의 여신 님프(Nymph)에서 유래되었다. 수련을 포함한 수련목 식물은 식물진화적으로 중요한 식물인데, 쌍떡잎식물로 분류되면서도 떡잎을 1장 가지는 특징이 있다.
수련의 영어명은 워터릴리(water-lily), 일본명은 스이렌(すいれん, 睡蓮)이다. 중국명은 수이롄(睡莲), 또는 즈우롄(子午莲)이다. 수련을 자우련(子牛蓮), 수련채(睡蓮菜)라고도 한다. 꽃이 밤에 접어들기 때문에 수련(睡蓮)이라고 한다. 꽃말은 '당신의 사랑은 알 수 없어요'이다.
수련의 원산지는 아시아이다. 수련은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북아메리카, 유럽 동부 등지에 분포한다. 수련은 수련속에서 북반구 온대에서 아한대 지역까지 가장 널리 서식하고 있으며, 해발 4000m까지 분포한다. 수련속은 전 세계적으로 약 40종이 있고, 한국에는 수련과 애기수련[각시수련, 학명 Nymphaea tetragona var. minima (Nakai) W.T.Lee] 등 2종이 분포한다. 국내에서는 중부 이남의 연못이나 호수에서 자란다. 한국에는 야생종의 수련은 드물고, 공원이나 정원의 연못에서 보는 것은 대부분이 원예품종이다.
수련의 근경은 굵고 짧으며, 많은 뿌리가 사방으로 뻗는다. 키는 1m 정도로 자란다. 잎은 뿌리에서 나온다. 긴 엽병이 수면까지 자라 그 끝에 잎이 난다. 잎은 난상 원형 또는 난상 타원형이고 원두이다. 밑부분은 깊이 갈라져 전저(箭底)이고, 약간 떨어지거나 양쪽 가장자리가 거의 닿는다.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질이 두꺼우며 앞면은 광택이 나는 녹색이며, 뒷면은 흑자색이다.
꽃은 6~8월에 수면 위에서 흰색으로 핀다. 관상용은 분홍색, 노란색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꽃의 지름은 5cm 정도이다. 꽃은 3일 동안 낮에는 피었다가 밤에는 닫힌다. 꽃받침조각은 4개이고 긴 타원형이며, 둔두이고 녹색이다. 꽃잎은 8~20장이며, 여러 줄로 늘어선다. 안쪽에 있는 꽃잎일수록 수술의 모양을 갖추고 있어 수술이 변하여 꽃잎이 되었다는 설을 뒷받침해준다. 수술은 40개 정도이고, 꽃밥은 황금색이다. 암술대는 거의 없고, 암술머리는 납짝하게 눌러진 공모양이다. 열매는 난상 원형이고, 4개의 꽃받침으로 싸여 있다. 열매는 물속에서 썩어 다수의 종자가 나오고, 종자에는 육질의 종의(種衣)가 있다.
수련의 유사종에는 애기수련이 있다. 애기수련은 잎의 길이가 1.8~5.5cm이고, 폭은 1.6~4.3cm이다. 꽃받침열편은 길이 1.7cm로 끝이 뾰족하다. 꽃잎의 길이는 1.5cm이다. 황해도 장산곶, 몽산포 바닷가와 근처 늪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강원도 고성군에서도 자란다.
수련은 잎과 꽃이 아름다워서 습지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시든 꽃은 물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열매도 물 속에서 맺어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므로 연못의 관상식물로 적합하다.
수련의 꽃을 본초명 수련(睡蓮)이라 하며 약용한다. 여름의 개화시에 채취하여 햇볕에 건조한다. 수련은 청서(淸暑), 해성(解醒), 지경(止痙)의 효능이 있어 민간에서 소아의 급만성 경풍(急慢性驚風), 서체(暑滯), 야제증(夜啼症), 불안증(不眼症)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2020. 12. 4. 林 山. 2022.7.19.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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