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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대선 출마 각오 섰다', 정치 철학은 민생 제일주의

林 山 2020. 12. 5. 19:27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강성 문재인파 권리당원들 사이에선 비판 대상 1순위로 알려져 있다. 여권 내부를 향한 비판을 자주 해서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이 일어났을 때는 “국민이 납득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했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진상 규명과 책임 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1월 12일 연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강연에서 독재자 이승만, 박정희에 대해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있었다”고 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박 의원의 이런 발언은 여권 내부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변화 속도가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에서 태극기까지 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보다 빠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20년 11월 26일 박용진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대를 공격하고 비판하는데 거의 80~90%를 쓰는 이런 정치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냐?”면서 “지도자 역할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진영 논리를 넘어, 공과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22년 대선 출마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은 의견을 듣고 있고 말씀을 드리는 단계”라며 “마음속 각오는 섰고 생각을 계속 정리해가는 중”이라면서 “공식화하는 과정이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박용진 의원은 2000년 민주노동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해, 진보신당과 시민통합당을 거쳐 민주당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11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민주노동당 창당 10년 뒤 민주통합당 창당에 참여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지’ 하는 각오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중앙일보 오현석 기자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 일문일답

 

문 -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논란을 빚었다.


답 - 두 대통령 시절에 있었던 우리 역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거다. 물론 의무교육을 만들고 산업화를 성공시켜낸 것은 우리 국민이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교육 문제에 천착했던 것, 박 전 대통령이 국가과제로 산업화를 앞세웠던 것, 그 문제는 공과를 평가했을 때 공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다.

 

문 - 진영 논리 극복을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


답 -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면, 자신을 죽이려 했던 유신정권의 JP(김종필)와도 연대했다. DJP 연합을 통해 이룬 걸 생각해 봐라. 남북정상회담, 의약분업, 의료보험 통합, 민주노총·전교조 합법화 같은 어마어마한 일을 해냈다.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선 진영 갈등을 치유해내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문 - 현재 우리 정치권은 진영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정치가 상대를 조롱하고 비판하고 적으로 돌리고 전쟁하듯 했을 때는 단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다 안다. 다 알면서 아무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되겠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개선하고 바꾸려고 노력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다.

 

문 - ‘새로운 도전’을 언급했다. 2022년 대선 출마 결심이 섰나?


답 - 지금도 의견을 듣고 있다. 아직 미처 다 말씀을 못 드린 상태다. 자기 마음속에 각오가 서야 다른 분들한테 말씀을 드릴 것 아니냐. 지금 그 단계다. 각오는 섰고 생각을 계속 정리해가는 중이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30년 어떻게 가야 할지, 그러기 위해 외교·안보·경제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공부를 시작한 지도 좀 됐다.”

 

문 - 무슨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


답 - 시대교체를 이룰 수 있다,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제가 던지려는 메시지다. 그러기 위해 ‘세대교체를 통한 시대교체’를 말씀드리고 있다. 국민 통합과 미래를 향한 도전이라는 틀에서 정치적 역동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 사회를 세습 재벌가의 시대에서 혁신 창업가의 시대로 바꿔가는 게 그런 노력 중 하나다. ”

 

문 - 70년대생은 586세대와 같은 시대 정신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답 - 물론 나이가 같으니까 생각이 같거나 하진 않을 거다. 그러나 우리가 부여받은 일은 분명하다. 먹고 사는 문제에 주목하려 한다. 우린 시작 자체가 다르다. 앞선 세대는 민족·통일·민주주의 이런 이유로 감옥에 간 경우가 많았다면, 저는 세 번 감옥에 갔다 왔지만 다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였다.”

 

문 - 박용진의 이즘(ism)은 무엇인가? 


답 - ‘먹고사니즘’이다. 이른바 ‘브라만 좌파(학력 엘리트)’라는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관심사만 실현시키려고 하는 정치에 매몰돼선 안 된다. 586세대가 열어놓은 민주주의, 평화, 인권의 가치를 잘 이어가면서 먹고 사는 문제, 민생제일주의를 실현해내겠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집중한 것은, 이런 이슈가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와 맞닿아서였다. 


문 - 당내에서 소수파, 혼자라는 느낌이 있다. 같이 할 의원이 있나?


답 - 지금은 비공개인데. 나중에 깜짝 놀랄 거다. 박용진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 유치원 3법 관련해서도 완벽한 팀워크의 승리였다. 이건희 차명 계좌 문제 때는 당에서 법사위, 기재위, 우리 정무위 싹 모아서 TF를 만들어 대응했다. 박용진이 ‘독불장군’이라는 건 일부가 만든 악소문이다.

 

문 - 정치는 현실이다. 문재인파 권리당원의 선택을 못 받으면 후보가 될 수 없다.


답 - 그분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안 된다는 것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분들이 박용진을 지지하도록 만드는 게 저의 역할이고 능력이다. 우리 당 적극 지지층이 제게 쓴소리를 보내는 이유는, 제가 민주당 잘되라고 쓴소리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문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 배제한 것에 대한 입장은? 


답 - 어쨌든 이런 혼란한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여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죄송스럽다. 사실관계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 장관이 발표한 내용이 아무런 근거 없이 발표했겠냐는 생각은 있지만 그 내용 자체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직무배제 조치의 근거가 된 사안들이 사실이라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도 불가피하지 않겠나?

 

문 - 일각에선 징계청구 근거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답 -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할 문제다. 지금 제가 분명히 전제하고 있지 않나.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 국민들에게 아무런 근거 없이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걸 전제로 말씀을 드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