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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43) 왜곡된 사진으로 무궁화를 일본의 신화(神花)로 만들다 - 조현래

林 山 2020. 12. 6. 11:01

때아닌 무궁화(無窮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무궁화는 현재 대한민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徽章)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고 주장한다. 강효백의 주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어엎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조현래(필명)는 강효백의 주장에 대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그는 박정희 독재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강효백만 나라꽃으로서 무궁화의 부적격성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1956년 당시 일간지에 화훼연구가 조동화와 식물학자 이민재가 나라꽃으로서 무궁화의 부적격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요즘도 사회 일각에서 애국가와 국화를 다시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애국가는 작곡자가 친일파이고, 가사도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국화도 무궁화가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조현래-강효백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林 山>

 

<사진1> 무쿠게(무궁화) '히노마루' 품종

​ '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43) 왜곡된 사진으로 무궁화를 일본의 신화(神花)로 만들다.

 

 

[두 얼굴의 무궁화]  메이지유신을 일으켜 일본제국주의의 서막을 연 메이지 덴노 부부의 도쿄의 메이지(明治) 신궁 경내외는 무궁화가 무궁하게 만발했다.(p.108)

 

​메이지 신궁 앞 역에서부터 신궁으로 가는 거리와 골목, 메이지 신궁 외원(外苑) 도처에는 제국주의 군국주의 천양무궁이 꽃나무로 화한 무궁화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그것도 일장기와 욱일기의 원형인 히노마루와 소우탄 무궁화 품종 위주로만 말이다.(p.151)

 

 

 

《fact check(1)》 메이지신궁(明治神宮)과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 곳곳에 무궁화가 식재되어 있을까?

 

​▶ 메이지신궁(明治神宮)은?

- 메이지신궁은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 요요기 구역에 위치한 신궁(神宮)으로 메이지 덴노와 쇼켄 황후 부부를 봉안하고 제신(祭神)으로 받드는 곳이다.

- 메이지신궁에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 쌓였는데 신궁을 조성하면서 만들어진 인공림이다. 

- 메이지신궁의 누리집(homepage)에는 인공림에 식재되거나 자라는 식물을 계절별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곳에 무쿠게 '히노마루'와 무쿠게 '소우탄' 품종은 커녕 무궁화 자체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s://www.meijijingu.or.jp/midokoro/season/?ca=4 참조.

▶ 메이지신궁 외원(大神神宮外苑)은?

- 메이지신궁 외원은 메이지신궁에서 동쪽에 위치한 곳으로 메이지 천황이 사망했을 당시에는 군대의 연병장이었는데, 여기에 천황의 시신을 운구하여 장례식을 치른 이후 메이지 천황을 기념하는 공원처럼 되었고, 메이지신궁 창건 이후로는 신궁의 부속시설이 되었다.

- 메이지신궁 외원의 누리집(homepage)에는 식재되거나 자라는 식물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곳에 무쿠게 '히노마루'와 무쿠게 '소우탄' 품종은 커녕 무궁화 자체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www.meijijingugaien.jp/walk/sight/ 참조. 

 

《fact check(2)》 메이지신궁 외원에 무쿠게 '히노마루'와 무쿠게 '소우탄' 품종 위주로 식재되어 있다고?-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진2> 강효백, 『두 얼굴의 무궁화』, 이담북스(2020), p.151

▶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에 심겨져 있다는 무쿠게 '히노마루'는?

 

-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메이지신궁(明治神宮)과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의 누리집에는 무궁화가 식재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 그런데『두 얼굴의 무궁화』, p.151의 왼쪽에는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에 식재된 무구케 '히노마루' 품종이라며 사진 1장을 소개하고 있다. 어찌된 일일까?

 

<사진3> 일본 도쿄의 신주쿠교엔( 新宿御苑 )에 식재된 청단심계 무궁화 품종

 

 

 

ムクゲは 中国原産アオイ科の落葉低木で、古くに日本や朝鮮半島へ渡来し、日本では平安時代ごろから栽培されていたといわれています。花色の種類が豊富で庭木に人気です。千駄ヶ谷休憩所横のムクゲは薄ピンクですが、つぼみは薄紫色で、ドレスのような優雅な姿です。

 

ムクゲは、朝咲いて夕方には散る一日花です。つぼみをたくさんつけて次々に咲き続けるので、韓国では、「長く咲き続ける花」という意味の無窮花(ムグンファ)という名で呼ばれ、国の繁栄を象徴する国花として愛されています。

○ 번역 : 무궁화는 중국 원산의 아욱과 낙엽관목으로 오래 전에 일본과 한반도에 건너왔고, 일본에서는 헤이안시대 무렵부터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꽃색의 종류가 풍부해 정원수로 인기가 있습니다. 센다가야 휴게소(千駄ヶ谷休憩所) 옆 무궁화는 연분홍이지만 꽃봉오리는 연보라색으로 드레스처럼 우아한 모습입니다.

무궁화는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하루 꽃입니다. 꽃봉오리들이 많이 맺혀 차례차례 피기에, 한국에서는, '끊임없이 계속 피는 꽃'이라는 뜻으로 無窮花(무궁화)라고 부르고 있으며, 국가 번영을 상징하는 국화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 그런데두 얼굴의 무궁화』, p.151의 왼쪽에 소개된 사진은 일본의 검색사이트인 야후저팬(YAHOO JAPAN)에서 검색하면,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이 아니라, 일본 도쿄의 신주쿠교엔(新宿御苑)에 식재된 무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신주쿠교엔(新宿御苑)의 누리집 https://fng.or.jp/shinjuku/2017/07/01/post_852/ 참조]. 

 

- 게다가『두 얼굴의 무궁화』, p.151의 왼쪽에 소개된 사진은 신주쿠교엔에 식재된 것으로, 백단심계 품종인 무쿠게 '히노마루'가 아니라, 꽃잎에 푸른색이 나는 청단심계 품종이다.

- 또한 ​신주쿠교엔의 누리집 사진에는 친절하게도 한국에서는 일본과 달리 무궁화를 끊임없이 계속 피는 꽃이라는 뜻에서 無窮花(무궁화)라 부르고 국화로 취급하고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붙여 놓고 있다(일본인의 인식도 그러하다!).

-『두 얼굴의 무궁화』, p.151은 무궁화를 '제국주의 군국주의 천양무궁'의 꽃으로 만들기 위해 신주쿠교엔에 소개된 내용을 모두 제거하고 사진을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에 피어 있는 무쿠게 '히노마로' 품종으로 뒤바꾸어 놓은 것이다.

- 왜곡을 넘어 명백한 조작과 날조가 아닌가?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에 심겨져 있다는 무쿠게 '히노마루'와 무쿠게 '소우탄'은?

-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메이지신궁(明治神宮)과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의 누리집에는 무궁화가 식재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 그런데『두 얼굴의 무궁화』, p.151의 오른쪽에는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에 식재된 무구케 '히노마루' 및 무쿠게 '소우탄' 품종이라며 사진 1장을 소개하고 있다. 어찌된 일일까?

 

<사진4> 일본 가나가와현 하코네에 소재한 'Odakyu Hotel de Yama'에 식재된 무궁화

- 그런데『두 얼굴의 무궁화』, p.151의 오른쪽 사진은 일본의 검색사이트인 야후저팬(YAHOO JAPAN)에서 검색하면,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이 아니라, 일본 가나가와현 하코네에 소재한 '오다큐 호텔 데 야마(Odakyu Hotel de Yama)' 주자창에 식재된 무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yama-hotel.seesaa.net/article/222413254.html 참조]. 

 

- '오다큐 호텔 데 야마(Odakyu Hotel de Yama)'의 누리집에 따르면, 식재된 무궁화는 전부 5품종으로 그 중 1품종은 백단심계로 무쿠게 '히노마루' 또는 무쿠게 '소우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두 얼굴의 무궁화』, p.151에서 언급한 무쿠게 '히노마루'와 '무쿠게 소우탄' 품종 위주로 식재되어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얼굴의 무궁화』, p.151은 무궁화를 '제국주의 군국주의 천양무궁'의 꽃으로 만들기 위해 사진을 메이지신궁 외원(明治神宮外苑)에 피어 있는 무쿠게 '히노마로' 와 무쿠게 '소우탄' 품종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 이것은 왜곡을 넘어 명백한 조작과 날조가 아닌가? 

 

《결론》 도대체 왜 이런 행위를 하는가?

 

▶ 괴벨스 그리고 거짓

 

"거짓말은 언젠가 무너지고, 그 위에서 진실이 승리할 것이다. 우리가 순수하고 흠집 하나 없이 모든 것 위에 서게 될 순간이 올 것이다. 우리의 믿음과 추구가 늘 그랬던 것처럼"[김태희 역, 랄프 게오르크 로이트 지음,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교양인(2006), p.910 참조].

 

- 히틀러 치하의 선전장관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 1897~1945)도 자신의 추구하는 것이 진실하다고 믿었다고 한다.

- 그런데 문제는 괴벨스의 믿음과 추구가 진실 또는 사실과 거리가 먼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 거짓 위에 만들어진 사실이 진실일 수 없고, 그러한 행위가 사악한 목적에 의해 정당화되는 믿음과 추구가 승리할 수는 없다는 것은 역사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엄중하고 자명한 진리이다.

​▶ 존재하지 않는 일본의 신화(神花)

- 무궁화를 존재하지 않는 일본의 신화(神花, 제국주의 군국주의 천양무궁의 꽃)로 만들기 위해 거짓 위에 거짓을 쌓는다고 하여 그 믿음과 추구가 진실이 될 수는 없으며 그것으로 승리할 수는 없다는 것도 자명한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