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까마중

林 山 2020. 12. 31. 11:06

이름이 특이해서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식물들이 있다. 까마중도 이름이 특이한 편이다. 까맣게 익은 열매가 스님의 머리를 닮은 데서 까마중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까마중은 도심 공터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식물이다. 충주시 연수동 주공아파트 1단지 뒤편 축대나 지금은 폐업한 남포동횟집 마당에도 무리지어 자란다. 까맣게 익은 까마중 열매는 맛이 달착지근하여 먹을 만하다.  

 

까마중(충주시 연수동, 2020. 9. 9)

까마중은 통화식물목 가지과 가지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솔레이넘 니그럼 엘(Solanum nigrum L.)이다. 종명인 ‘nigrum’은 검은 열매를 뜻한다. 영어명은 블랙 나이트셰이드(Black nightshade), 일어명은 이누호오주끼(イヌホオズキ, 犬酸漿)이다. 중국명은  롱쿠이(龙葵) 또는 헤이싱싱(黑星星)이다. 까마중의 이명에는 까마종이, 먹때꽐, 먹딸, 깜두라지, 가마중, 강태, 깜푸라지, 까마종 등이 있다. 꽃말은 '동심'이다. 

 

까마중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과 중국, 타이완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길가나 화단, 야산 등지에서 난다. 사람이 사는 곳 주변 어디나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란다. 

 

까마중(충주시 연수동, 2020. 9. 11)

까마중의 키는 20~90cm 정도이고, 가지가 옆으로 많이 퍼진다. 원줄기에는 능선이 약간 나타나며, 곧게 또는 비스듬히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달걀모양이며, 예두 또는 둔두이고 원저 또는 넓은 예저이다.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다.

 

꽃은 5~10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차례는 잎보다 위에서 나오고, 꽃자루가 갈라진다. 꽃자루가 있는 꽃이 산형으로 3~8송이 달린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5개의 톱니가 있으며 녹색이다. 꽃부리는 바퀴모양이고, 5개로 갈라지며, 옆으로 퍼진다. 1개의 암술과 5개의 수술이 있다. 열매는 장과로 구형이다. 흑색으로 완전히 익으면 단맛이 있어 먹을 수 있지만, 독성이 약간 있다.

 

까마중의 유사종에는 미국까마중(American black nightshade, 학명 Solanum americanum Mill.), 털까마중(학명 Solanum sarrachoides Sendtn.), 노랑까마중[학명 Solanum nigrum var. humile (Bernh. ex Willd.) C.Y.Wu & S.C.Huang]이 있다. 미국까마중은 까마중에 비해 잎이 좁고 열매 수도 적다. 꽃의 색깔은 보라색이 섞인 흰색인데, 뒷면은 보라색이 진하다. 털까마중은 줄기에 샘털과 긴 털이 섞여난다. 잎에는 물결모양톱니가 있고, 양면에 샘털이 있다. 꽃받침에도 샘털이 밀생한다. 노랑까마중은 열매가 녹황색이다.

 

까마중(충주시 연수동, 2020. 9. 11)

까마중의 열매는 단맛이 난다. 순과 줄기, 뿌리 등은 약간 쓴맛이 난다. 독성분이 있지만 어린 줄기잎을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삶은 다음 물에 담가 독성을 제거한다. '다음백과'에는 '기력을 보충해주어 자양강장제로서의 효능이 탁월하고,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데나 신장에 결석이 생겼을 때에도 도움이 된다. 열을 내리고 피로감을 없애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열매는 말려서 달이거나 즙을 내면 약처럼 복용할 수 있다. 어린순은 나물로 무쳐 먹거나 다른 재료와 함께 볶아 먹고, 비빔밥의 재료로도 쓸 수 있다. 뿌리와 줄기, 꽃 등은 술로 담그면 약주로 마실 수 있다.'고 나와 있다. 

 

까마중의 전초(全草)를 본초명 용규(龍葵), 뿌리를 용규근(龍葵根), 종자를 용규자(龍葵子)라고 한다. 용규는 여름과 가을에 채취한다. 청열해독(淸熱解毒), 활혈소종(活血消腫)의 효능이 있어 정창(疔瘡), 옹종(癰腫), 단독(丹毒), 타박염좌(打撲捻挫), 만성 기관지염, 급성 신염(急性腎炎)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짓찧어서 바르거나 달인 물로 씻는다. 민간에서는 용규를 위암, 폐암, 자궁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직장암 등의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용규근은 여름과 가을에 채취한다. 이질, 임탁(淋濁), 백대(白帶), 타박상, 옹저종독(癰疽腫毒)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짓찧어 바르거나 가루를 만들어 고루 바른다. 용규자는 급성 편도선염, 정창을 치료하며 눈을 밝게 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달인 물을 입속에 넣고 입안을 가셔 내거나 혹은 짓찧어서 바른다.

 

까마중(충주시 연수동, 2020. 9. 11)

'동의보감' <탕액편 : 채소>에는 용규(龍葵, 까마중)에 대해 '성질이 차고[寒] 맛이 쓰며[苦] 독이 없다. 피로한 것을 풀어 주고 잠을 적게 자게 하며 열로 부은 것을 치료한다. ○ 어느 지방에나 다 있다. 잎이 둥글고 꽃빛은 희며 열매는 갈매나무열매 같은데 생것은 퍼렇고 익으면 거멓다. 달여서 먹어야지 생것으로 먹는 것은 좋지 않다[본초]. 용규자(龍葵子)는 정종(丁腫)에 갈아서 붙인다[본초].'고 나와 있다.

 

2020. 12. 3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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