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각시취

林 山 2020. 12. 26. 17:12

2015년 8월 10일 백두대간(白頭大幹) 함백산(咸白山, 1,573m) 깔딱고개를 오르다가 흰각시취를 만났다. 그동안 보았던 각시취 꽃은 대부분 홍자색 또는 분홍색이었는데, 이날은 흰각시취를 만났다. 

 

각시취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각시취는 '작고 예쁘다'는 뜻의 '각시', '먹을 수 있는 나물'이라는 뜻의 '취'가 합해서 이루어진 이름이다.        

 

흰각시취(태백 함백산, 2015. 8. 10)

각시취는 초롱꽃목 국화과 취나물속의 두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소수레아 풀첼라 (피쉬) 피쉬[Saussurea pulchella (Fisch.) Fisch.]이다. 영어명은 메이든 소워트(Maiden sawwort)이다. 중국명은 메이화펑마오쥐(美花风毛菊), 일본명은 히메히고타이(ヒメヒゴタイ, 姫平江帯)다. 이명에는 구화풍모국(球花風毛菊), 미미풍모국, 참솜나물, 고려솜나물, 나래솜나물, 큰잎솜나물 등이 있다. 북한에서는 각시취를 깃분취라고 한다. 

 

각시취는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동부시베리아, 내몽고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산지에 자생한다. 양지에서 흔히 자라며,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각시취(태백 함백산, 2020. 9. 6)

각시취의 키는 30~150c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곧추서고, 세로로 줄이 있으며, 홍갈색을 띤다. 짧은 털과 샘털이 있거나 거의 없으며, 날개가 있거나 없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 가운데 근생엽과 밑부분의 잎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거나 없어지며 엽병이 길다. 줄기잎은 긴 타원형 또는 타원형이고, 우상으로 갈라진다. 열편은 6~10쌍이고, 피침형으로서 양면에 털이 있으며, 뒷면에는 선점이 있다.

 

꽃은 8~10월에 피고,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 달려 산방상으로 된다. 총포는 종형이며, 포편은 6~7줄로 배열된다. 외편은 달걀모양이고, 중편은 긴 타원형이며, 내편은 선형이다. 끝에 모두 붉은빛이 도는 원형의 부속체가 있다. 꽃부리는 자주색이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자줏빛이 돌며, 관모는 2줄이다.

 

각시취(태백 함백산, 2020. 9. 6)

각시취의 유사종에는 흰각시취[학명 Saussurea pulchella f. albiflora (Kitam.) Kitam.]와 가는각시취(학명 Saussurea pulchella for. lineariloba)가 있다. 흰각시취는 흰색 꽃이 핀다. 가는각시취는 원줄기에 날개가 없고, 잎이 우상으로 잘게 갈라진다.

 

각시취(태백 함백산, 2020. 9. 6)

각시취는 꽃이 비교적 예뻐서 가을꽃 관상용으로 정원에 심어도 좋다. 키가 크므로 키가 작은 품종의 육종이 필요하다. 각시취의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다른 산나물과 같이 데쳐서 무쳐 먹거나 연한 잎을 삶아 말려두고 나물로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충주 지방에서는 각시취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하다. 물론 나물로 먹는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했다. 각시취의 전초는 민간에서 소염제로 쓴다. 고혈압, 간염, 감기, 풍습성 관절염, 설사, 타박상에 쓴다. 한의사들은 거의 안 쓴다. 

 

2020. 12. 26.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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