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산부추

林 山 2021. 2. 8. 17:44

어린 시절 시골집 텃밭 밭둑에는 부추가 지천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때라 부추는 넉넉치 않던 우리 가족의 훌륭한 반찬거리였다. 어머니가 손수 담근 부추 김치나 오이소박이는 언제나 맛이 있었다. 특히 콩가루를 묻혀서 밥솥에 쪄낸 부추는 일미였다. 지금 생각하면 부추찜은 콩가루의 고소한 맛과 특유의 부추향이 어우러진 최고의 웰빙 식품이었다. 

 

산부추(수락산, 2009. 9. 20)

나이가 들어 등산을 하면서 산에도 부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산부추는 대개 높은 산 암릉지대에서 자라는 특성이 있다. 야산에서는 산부추를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산부추는 부추보다 맛과 향이 훨씬 더 강하다. 바위틈에 핀 진보라색 산부추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산부추(월악산, 2020. 9. 26)

산부추는 백합목 백합과 부추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학명은 알리움 썬버기 지. 돈(Allium thunbergii G.Don)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갈릭(Korean Garlic), 중국명은 치우쉬지우(球序韭;), 일본명은 야마랏쿄우(ヤマラッキョウ, 山辣, 山)이다. 산부추를 후피산구(厚皮山韭), 맹산부추, 큰산부추, 참산부추, 왕정구지라고도 한다. 산부추의 꽃말은 '신선'이다. ㅅ고산지대 바위틈에서 고고하게 자라는 산부추를 보면 '신선'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산부추(월악산, 2020. 9. 26)

산부추속 식물은 북반구의 건조한 평야지대나 산악지대에 약 70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한국에는 산마늘, 산달래, 참산부추, 두메부추 등 13종이 자라고 있다. 전국의 고산지대나 숲속 , 초원에서 자란다.

 

산부추(월악산, 2020. 9. 26)

산부추의 인경은 길이 2cm 정도의 난상 피침형으로 마른 잎집에 쌓여 있고, 외피는 약간 두꺼우며, 갈색이 돈다. 꽃대의 키는 30~60cm 정도이다. 잎은 2~5mm정도의 가는 잎 2~3개가 위로 퍼진다. 흰색이 도는 초록색으로 단면은 삼각형이다. 

 

산부추(죽엽산, 2015. 10. 9)

꽃은 8~9월에 홍자색으로 꽃대 끝에 산형으로 동그랗게 달린다. 꽃 껍질 모양은 넓은 달걀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다. 작은 꽃대는 길이 1~1.5cm 정도이다. 꽃잎과 꽃받침은 타원형으로 6장이다. 수술은 6개로 길고, 밑부분이 넓게 퍼진다. 거치가 있다. 열매는 삭과이다.

 

산부추( 죽엽산, 2015. 10. 9)

산부추는 바위가 있는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관상용으로 개발된 품종들도 많다. 꽃꽂이용으로 쓰는 산부추는 꽃이 큰 것이 많다. 분화나 화단용으로 개발된 산부추는 잎이나 꽃이 강건하고 아름답다. 

 

 

산부추(설악산, 2015. 10. 11)

산부추는 어릴 때에는 인경과 연한 부분을 식용한다. 봄에 산부추의 잎이 연할 때 생으로 초장에 먹거나 삶아서 나물로 먹는다. 또는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하며, 겉절이 또는 된장찌개에도 넣는다. 김치나 오이소박이에 소로 넣거나 전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추어탕이나 보신탕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부추인데, 산부추를 넣으면 더 좋다. 산부추는 돼지고기나 쇠고기, 개고기와 함께 먹으면 고기의 성분을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 향이 좋아 고기의 누린내도 잡을 수 있다.

 

산부추(지리산, 2005. 10. 16)  

산부추의 유사종에는 부추(학명 Allium tuberosum Rottler ex Spreng.), 참산부추(학명 Allium sacculiferum Maxim). 두메부추(학명 Allium senescens L.), 한라부추(학명 Allium taquetii H.Lev. & Vaniot), 산마늘(학명 Allium microdictyon Prokh.), 마늘(학명 Allium scorodoprasum var. viviparum Regel), 산달래(학명 Allium macrostemon Bunge) 등이 있다. 

 

부추는 잎이 선형이다. 꽃은 꽃대 끝에 우산모양꽃차례로 피며, 꽃색은 흰색이다. 참산부추는 꽃대 높이가 60cm 정도이다. 꽃은 적자색이며, 꽃대 끝에 우산모양꽃차례가 달린다. 꽃차례는 지름 3~4cm이다. 두메부추는 잎이 뿌리에서 많이 나온다. 잎의 길이는 20~30cm로서 선형이며, 살찐 부추잎 같다. 꽃대의 높이는 20~35cm 정도이고, 단면 양쪽이 볼록하며, 양끝에 좁은 날개가 있다. 꽃은 적자색이며, 꽃대 끝에 우산모양꽃차례로 달린다. 한라부추는 잎의 길이가 15~20cm, 폭 2~3mm로서 꽃대보다 짧다. 꽃대의 높이는 20~30㎝ 정도다. 꽃은 적자색이며, 꽃대 끝에 우산모양꽃차례로 달린다. 산마늘은 잎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꽃은 꽃대 끝에 우산모양꽃차례로 달리며, 흰색이다. 마늘의 꽃은 자줏빛이 돌며, 꽃 사이에 많은 무성아가 달린다. 산형꽃차례는 뿌리처럼 뾰족하다. 산달래는 잎이 선형이다. 꽃은 꽃대 끝에 우산모양꽃차례로 달리며, 꽃색은 흰색 또는 연한 홍색이다. 

 

2021. 2. 8.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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