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앵도나무 꽃을 처음 만난 것은 설악산 서북능선에서였다. 2015년 6월 6일 한계령에서 설악산 서북능선에 올라섰을 때는 봄기운이 아직 완연하게 남아 있었다. 끝청봉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기다가 백두대간 저만치 피어 있는 산앵도나무 꽃을 만났다. 아주 앙증맞고 귀여운 꽃이었다.
산앵도나무 열매를 만난 것은 2020년 9월 26일 월악산 덕주봉에 올랐을 때였다. 덕주봉 정상에 거의 다 이으렀을 때 선명하게 빨간 열매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산앵도나무 열매였다. 이처럼 낯선 식물을 만나 교감을 나누는 것도 산을 오르는 묘미 중 하나다.
산앵도나무는 진달래목 진달래과 산앵도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백시니움 허툼 바, 코리아눔 (나카이) 키탐[Vaccinium hirtum var. koreanum (Nakai) Kitam]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블루베리(Korean blueberry), 일본명은 조센수노키(チョウセンスノキ)이다. 중국명은 샨잉타오(山櫻桃) 또는 치엔징텅(千金藤), 칭텅(青藤)이다. 이명에는 산앵두나무, 산이스랏나무, 천금등(千金藤) 등이 있다. 열매가 앵두와 비슷하게 생겨서 산앵두나무, 이스라지와 비슷해서 산이스랏나무라고 한다. 꽃말은 '오로지 한사랑'이다.
산앵도나무는 한국과 중국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동북지방 만저우(滿州), 한국에서는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주로 산의 중턱 이상에서 자생하는 특징이 있다.
산앵도나무의 키는 높이 1m까지 자란다. 일년생 가지에는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기한다. 잎 모양은 넓은 피침형이고, 넓은 거꿀피침형 또는 달걀형이며, 예두이다. 뒷면 맥 위에는 털이 있고, 가장자리 안으로 굽은 잔톱니가 있다.
꽃은 5~6월 개화하며, 꽃부리는 종형으로 붉은빛이 돈다. 총상꽃차례는 지난해 가지 끝에서 나오고, 밑으로 처지며 2~3개의 꽃이 달린다. 수술은 5개이다. 열매는 장과(漿果)이며, 달걀형으로 남아있는 꽃받침조각 때문에 절구같이 보인다. 9월에 붉은색으로 성숙한다.
산앵도나무의 꽃은 특이하고 예뻐서 관상용으로 정원에 심기도 한다. 열매에는 비타민, 당분이 있어 달고 새콤한 맛이 난다. 날것으로 먹거나, 즙 또는 잼을 만들어 먹는다. 어떤 문헌에는 산앵도나무 멸매의 씨를 욱리인(郁李仁), 뿌리껍질을 욱리근피(郁李根皮)라고 부르며, 주로 소화기 질환과 치통을 다스리는데 쓴다고 나와 있다. 이는 오류다. 본초명 욱리인은 구리(歐李, 양이스라지, 학명 Prunus humilis Bge), 욱리(郁李, 학명 Prunus japonica Thunb), 앵두나무(학명 Prunus tomentosa Thunb), 이스라지[학명 Prunus japonica var. nakaii (Lev.) Rehd. 또는 Prunus japonica var. nakaii (H.Lev.) Rehder] 열매의 씨를 말한다. 이들은 장미과 벚나무속의 식물들이다.
2021. 2. 7. 林 山. 2021.11.16.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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