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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과 청년기본소득의 모순 - 홍기표

林 山 2021. 2. 22. 15:15

코비드-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지자 언제부터인가 정치인들의 입에서 다소 포퓰리즘(Populism, 대중주의, 인기영합주의)적인 재난기본소득과 청년기본소득이라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재난기본소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난 상황을 맞아 국민 또는 주민에게 지급하는 소득 지원. 태풍·지진·호우과 같은 자연재난이나 화재·환경오염·감염증과 같은 사회재난의 영향이 국가나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소비를 활성화하여 경제를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이 국민 또는 주민이라면, 청년기본소득의 지급 대상은 청년이다. 

 

그런데, 재난기본소득과 청년기본소득이라는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형용 모순이라고 주장하는 논객이 있다. 바로 자유기고가 홍기표다. 무엇이 모순인지 한번 읽어보자. <林 山> 

 

자유기고가 홍기표

재난기본소득과 청년기본소득의 모순

 

김경수 경남지사가 '재난기본소득' 주장을 철회하겠다고 했단다. 김경수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이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론'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개진된 언급인 것 같다.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말은 처음부터 앞뒤가 안맞는 이상한 말이다. 즉 말 자체로 형용 모순이다. 마치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 '블랙 핑크'처럼 말이다. 단어 자체로 말이 안 되는 말이다.

 

재난은 특수상황이고, 기본소득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지급을 의미한다. 그런데,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말은 이 두 가지를 섞어놓았기 때문이다. 술 먹고 페북질을 하다가 즉흥적으로 지어낸 말도 아니고, 일정하게 역사적으로 형성된 개념을 정책 당국자가 유권자를 상대로 제기하면서 이렇게 앞뒤도 맞지 않는 형용 모순을 버젓이 자행하는 것은 한마디로 무책임한 짓이다. 혹은 무식한 짓이다. 

 

이런 골때리는 개념 중에 더 유명한 것이 '청년기본소득'이다. 재난기본소득을 철회했으면 같은 맥락에서 청년기본소득도 갖다 버려야 한다. 청년은 일부 계층이고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 대한 지급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같이 붙여놓다니 이게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따뜻한 아이스 에미리카노'는 차라리 용서가 된다. 왜냐하면 농담이니까 말이다. '블랙 핑크'도 용서가 된다. 왜냐하면 걸 그룹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재난기본소득과 청년기본소득은 용서가 안 된다. 우리나라에는 청년기본소득을 대놓고 비판할 야당이 필요하다.

 

글쓴이 홍기표(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