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먼지버섯

林 山 2021. 4. 14. 15:31

산길을 걷다 보면 게 같기도 하고, 불가사리 같기도 한 버섯이 종종 눈에 띈다, 또 어떻게 보면 우주선 같기도 하다. 동그란 부분을 톡톡 치면 꼭대기에 뚫린 구멍으로 먼지가 퐁퐁 솟아나온다. 이름하여 먼지버섯이다. 먼지처럼 보이는 것은 포자다. 포자가 솟아나오는 모습이 마치 방귀를 뀌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방귀버섯이라는 별명도 있다. 

 

먼지버섯(남양주 천마산, 2021. 3. 28)

먼지버섯은 그물버섯목 겹낭피버섯과 먼지버섯속이다. 학명은 아스트래우스 하이그로메트리쿠스 (퍼스.) 모건[Astraeus hygrometricus (Pers.) Morgan]이다. 먼지버섯의 처음 학명은 기스트럼 하이그로메트리쿰(Geastrum hygrometricum, 방귀버섯속)이었다. 속명 'Geastrum'은 '땅'을 뜻하는 'geo'와 '별'을 뜻하는 'astr'의 합성어로 '땅 위에 돋는 별'이라는 뜻이다. 종명 'hygrometricus' 또는 'hygrometricum'는 '습도 또는 습기를 측정하는'이라는 뜻이다. 

 

먼지버섯의 영어명은 펏 볼스(puff balls), 일어명은 파후보르(パフボール)이다. 중국명은 마보(马勃) 또는 마비보(马庇勃), 마펀바오(马粪包), 후이바오(灰包)이다. 

 

먼지버섯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유럽, 북아메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숲속 등산로의 길가 또는 무너진 낭떠러지 등에 흩어져 나거나 무리지어 발생한다. 

 

자실체의 지름은 2~3㎝이다. 어린 자실체는 처음엔 편평한 구형 또는 편구형으로 반이 땅속에 묻혀 있다. 성숙하면 두껍고 단단한 가죽질인 외피는 6~10개의 조각으로 쪼개져 바깥쪽으로 뒤집히면서 내부의 얇은 껍질로 덮인 공 모양의 주머니를 노출한다. 

 

주머니 속에는 포자가 가득 차 있으며, 꼭대기의 구멍에서 먼지 같은 포자를 내뿐는다. 별 모양으로 갈라진 외피는 습기를 빨아들이면 안쪽으로 세게 감기고, 이때 외피 끝은 주머니를 눌러서 포자의 방출을 돕는다. 포자의 지름은 8~11㎛로 구형이고, 표면에 알맹이들이 있으며 갈색이다. 

 

먼지버섯의 유사종에는 선비먼지버섯(Astraeus ryoocheoninii), 털방귀버섯(Geastrum velutinum), 테두리방귀버섯(Geastrum sessile), 목도리방귀버섯(Geastrum triplex), 꼬마방귀버섯(Geastrum mirabile), 마른방귀버섯(Geastrum saccatum Fr.), 애기방귀버섯(Geastrum mirabile Mont.), 꼴뚜기방귀버섯(Geastrum nanum Vitadd) 등이 있다. 

 

2021. 4. 14.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