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들로 다니다 보면 종종 꽃 생김새가 특이한 풀들이 있다. 산괴불주머니도 그중 하나다. 산괴불주머니 꽃은 현호색 꽃과 똑같다. 또, 전통 노리개인 괴불과도 꼭 닮았다. 그래서 산괴불주머니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괴불주머니는 작고 노란 꽃들이 송이를 이루면서 피기에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산괴불주머니는 양귀비목 현호색과 현호색속의 두해살이풀로 관화식물(觀花植物)이다. 학명은 코리달리스 스페시오사 맥심.(Corydalis speciosa Maxim.)이다. 속명인 코리달리스(Corydalis)는 종달새를 뜻하는 그리스어 korydalis에서 유래했다. 꽃부리가 길게 뒤쪽으로 뻗은 모습이 종달새의 머리 깃과 닮았기 때문이다. 한국명은 옛날 어린아이들이 주머니 끈 끝에 차고 다니던 노리개인 괴불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괴불주머니의 영어명은 뷰티플 코리달리스(Beautiful corydalis), 중국명은 주궈황진(珠果黄堇), 일어명은 에조키케만(エゾキケマン)이다. 산괴불주머니를 암괴불주머니, 조선괴불주머니, 산불꽃이라고도 한다. 북한 명칭은 산뿔꽃이다. 꽃말은 '보물주머니'이다.
산괴불주머니는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중국, 동부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전국 산지의 배수가 잘 되는 노지에서 자란다.
산괴불주머니의 뿌리는 많은 잔뿌리가 사방으로 뻗어 있다. 키는 50c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가 갈라진다. 줄기 전체에 분백색이 돌고, 줄기 속은 비어 있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엽병이 있으며, 2회 우상으로 갈라진다. 열편은 달걀모양이며, 다시 우상으로 갈라지고, 최종 열편은 선상 긴 타원형으로 예두이다.
꽃은 3월~6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총상꽃차례는 원줄기와 가지 끝에 달린다. 포는 난상 피침형이며 때로는 갈라진다. 꽃부리는 한쪽이 입술 모양(脣形)으로 벌어지고, 다른 한쪽은 다소 구부러진 거(距, 꿀주머니)로 되며, 6개의 수술은 각각 2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선형이고 염주같이 잘록하게 10~15개의 마디가 생기고, 마디마다 종자가 있다. 종자는 흑색이고 둥글며 오목하게 파인 점이 있다.
산괴불주머니의 유사종에는 괴불주머니, 눈괴불주머니, 가는잎괴불주머니, 염주괴불주머니, 큰괴불주머니, 갯괴불주머니, 자주괴불주머니 등이 있다. 괴불주머니의 학명은 Corydalis pallida (Thunb.) Pers.이다. 잎은 엽병이 있고 달걀모양이며 1~2회 우상복엽이다. 꽃은 4~7월에 노란색으로 피며, 꽃차례는 3~10cm이다. 눈괴불주머니의 학명은 Corydalis ochotensis Turcz.이다. 잎은 어긋나기하는데, 엽병이 길고 삼각형이며, 2~3회 3출엽이다. 최종소엽은 흔히 3개로 깊게 갈라지고, 열편은 긴 타원형 또는 거꿀달걀모양이며, 끝이 둥글고 엽병에 날개가 있다. 꽃은 7~9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가는괴불주머니의 학명은 Corydalis raddeana Regel이다. 잎은 어긋나기하는데, 엽병이 길고 삼각형이며, 2~3회 3출엽이다. 최종소엽은 흔히 3개로 깊게 갈라지고, 열편은 긴 타원형 또는 거꿀달걀모양이며, 끝이 둥글고 엽병에 날개가 있다. 꽃은 7~9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눈괴불주머니와 가는괴불주머니는 가을에 개화하는 종이다.
염주괴불주머니의 학명은 Corydalis heterocarpa Siebold & Zucc.이다. 전국 각지의 바닷가에서 자란다. 전체가 분백색이고, 자르면 불쾌한 냄새가 난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넓은 난상 삼각형이다. 대개 엽병이 있고 2~3회 3출우상엽이다. 열편은 난상 쐐기모양이고 결각이 있다. 열매가 염주처럼 잘록잘록하다. 큰괴불주머니의 학명은 Corydalis gigantea Trautv. & Meyer이다. 함경남도 이북 지역에 분포한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2~3회 우상으로 전열하며, 열편은 2~3개로 깊게 갈라지고, 소열편은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6∼8월에 자색으로 핀다. 갯괴불주머니의 학명은 Corydalis platycarpa (Maxim.) Makino이다. 울릉도에서 자란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넓은 난상 삼각형이며, 대개 엽병이 있고 2~3회 3출우상엽이다. 열편은 난상 쐐기모양이고 결각(缺刻)이 있다. 꽃은 4~5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열매가 염주처럼 생기지 않았다. 자주괴불주머니의 학명은 Corydalis incisa (Thunb.) Pers.이다. 제주도, 전라도, 함경북도의 산지에서 자란다. 근생엽은 전체가 삼각상 난원형이고 3개씩 2회 갈라진다. 소엽은 3출엽과 비슷하지만 우상으로 갈라지고, 열편은 쐐기모양이며 결각이 있다. 꽃은 5월에 홍자색으로 핀다.
현호색(玄胡索), 왜현호색(倭玄胡索), 애기현호색, 섬현호색, 들현호색, 댓잎현호색, 좀현호색, 빗살현호색, 점현호색 등도 산괴불주머니 유사종이다. 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엽병이 길며, 3개씩 1~2회 갈라진다. 열편은 거꿀달걀모양으로서 윗부분이 깊게 또는 결각상으로 갈라진다. 잎 표면은 녹색, 뒷면은 회백색이다. 꽃은 4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핀다. 왜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ambigua Cham. & Schleht.이다. 충북 이북 지역에 분포한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엽병은 가늘며, 2회 3출로 갈라진다. 소엽은 거꿀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3개로 갈라지고, 끝이 둔하거나 둥글다. 잎은 회남색이 도는 녹색, 꽃은 4~5월에 자줏빛이 도는 하늘색으로 핀다.
애기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turtschaninovii Besser for. fumariaefolia (Maxim.) T. Lee이다. 잎은 호생하고 1~2회 3출복엽이다. 소엽은 우상으로 가늘게 갈라지며. 열편은 선형이다. 꽃은 4월에 자주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 총상화서로 달린다. 섬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filistipes Nakai이다. 울릉도에 자생한다. 줄기잎은 2~3개로서 3개씩 3회 갈라지고, 첫째 잎은 3개로 갈라진다. 열편은 결각상으로 3개로 갈라지거나 우상 비슷하게 갈라진다. 최종열편은 피침형 또는 선상 피침형으로서 표면은 녹색, 뒷면은 분백이다. 꽃은 5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들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ternata (Nakai) Nakai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3출엽으로서 밑부분에 긴 엽병이 있으나 위로 갈수록 짧아진다. 소엽은 타원형, 달걀모양 또는 거꿀달걀모양이며, 표면은 녹색, 뒷면은 분백색이다. 주맥(主脈)은 붉은색을 띠고, 결각 또는 거친 톱니가 있다. 꽃은 4월에 홍자색으로 핀다. 댓잎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 for. linearis (Regel) Nakai이다. 잎은 어긋나며, 2~3회 3갈래로 갈라진다. 최종 갈래는 긴 타원상 선형으로 크기가 다양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4~5월에 연한 자주색 또는 보라색으로 핀다.
좀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decumbens (Thunb.) Pers.이다. 잎은 3개씩 2~3회 갈라지고 엽병이 길다. 소엽은 보통 2~3개로 깊게 갈라지며, 열편은 거꿀피침모양 또는 거꿀달걀모양이고, 분백색을 띤 녹색이다. 원줄기에는 잎이 2장씩 달리고, 엽병이 짧으며, 3개씩 2회 갈라진다. 꽃은 5월에 홍자색으로 핀다. 빗살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turtschaninovii Besser for. pectinata (Komar.) Y. H. Chou이다. 잎은 호생하고 엽병이 길며 3출복엽이다. 소엽은 반원형,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끝이 빗살 모양으로 갈라지고 변이가 심하다. 꽃은 4월에 엷은 홍자색으로 핀다. 점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maculata B.U.Oh & Y.S.Kim이다. 강원도 가이산, 경기도 천마산에 분포한다. 잎은 주로 이회삼출겹잎이다. 소엽은 거꿀달걀모양 또는 긴타원모양으로 변이가 심하며, 보통 장상으로 전열한다. 잎의 표면에 크고 뚜렷한 백색 반점이 있다. 꽃은 4-5월에 진한 청색으로 핀다.
산괴불주머니는 풍성한 노란색 꽃의 관상 가치가 높고,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므로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개화 기간이 4~6월로 길고, 노란색 꽃이 화려하게 피어 도로변이나 경사지 녹화용 소재로 이용하면 좋다.
괴불주머니 종류는 모두 독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된다. 지방에 다라서는 연한 잎을 데쳐서 독성을 우려내고 나물로 먹는 곳도 있다. '다음백과'에는 산괴불주머니에 대해 '해열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다. 염증이나 통증을 없애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체내의 독소를 제거하고 붓기를 빼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종기가 나거나 피부염이 생겼을 때에도 좋다. 눈이 시릴 때에도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다.
2021. 4. 9. 林 山. 2022.5.17.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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