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왜미나리아재비

林 山 2021. 6. 19. 13:16

2021년 4월 중순경 함백산 만항재에 올랐을 때 왜미나리아재비를 처음 만났다. '아재비'라는 접미사는 원종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식물에 붙인다. '왜'라는 접두사는 식물체가 왜소하거나 키가 작을 때 붙인다. 그러니까 왜미나리아재비라는 이름에는 미나리아재비와 비슷하지만 키가 작다는 뜻이 담겨 있다.  

 

왜미나리아재비(함백산 만항재, 2021. 4. 11)

왜미나리아재비는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미나리아재비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레넌큘러스 프랜체티 앙리.부와시외(Ranunculus franchetii H.Boissieu)이다. 속명 Ranunculus는 라틴어 Rana(개구리)에서 유래한 것이다. 개구리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이라는 뜻으로 플리니(pliny)가 붙였다. 

 

왜미나리아재비의 영어명은 프랜쳇스 버터컵(Franchet's buttercup), 중국명은 싄샨마오근(深山毛茛), 일어명은 에조킨뽀우게(エゾキンポウゲ, 蝦夷金鳳花, 蝦夷毛莨)이다. 왜미나리아재비를 실젓가락나물, 놋동이, 자래초, 비구지라고도 한다. 줄기 속이 비어 애기가 젓가락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서 애기젓가락풀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천진난만'이다. 

 

왜미나리아재비는 한국을 비롯해서 러시아 사할린과 아무르,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충남 계룡산, 강원도 함백산, 태백산, 한계령 등 해발 약 1,000m의 산지에 분포한다. 햇볕이 잘 드는 깊은 산속의 양지성 습지에서 자란다.

 

왜미나리아재비(함백산 만항재, 2021. 4. 11)

왜미나리아재비는 방추형의 덩이뿌리가 있다. 뿌리는 사방으로 퍼진다. 줄기는 털이 약간 있고, 길이가 10~25cm 정도 된다. 근생엽은 엽병이 길고 원심형이며, 3개로 깊게 갈라진다. 중앙열편은 쐐기모양이고, 측열편도 2~3개로 갈라지며, 모두 결각상 또는 큰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엽병이 짧거나 없으며, 중앙부의 것은 근생엽과 비슷하지만 윗부분의 것은 3개로 깊게 갈라진다. 열편은 선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2~3개로 갈라진다.

 

은 4~5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거꿀달걀모양이며, 꽃자루와 더불어 잔털이 있다. 꽃잎은 5개이며 거꿀달걀모양이다. 열매는 수과다. 수과는 둥글며 짧은 털이 밀생하고, 암술대는 짧으며 꼬부라진다.

 

왜미나리아재비는 키가 작지만 선명한 노란색 꽃의 관상가치가 매우 높다. 양지성 습지의 지피식물로 심으면 봄철에 화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초물분재의 소재로도 이용된다. 왜미나리아재비는 무분별한 남획이 이룽지고 있어 자생지의 보호가 필요하다.  

 

왜미나리아재비의 전초를 말린 것을 본초명 묘조초(猫爪草)라고 한다. 민간에서 나력(瘰癧), 폐결핵(肺結核), 말라리아, 결핵성 경부임파선염(結核性頸部淋巴腺炎) 등을 치료한다. 그러나, 독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특히 소나 말이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안 쓴다.

 

왜미나리아재비(함백산 만항재, 2021. 4. 11)

왜미나리아재비의 유사종에는 구름미나리아재비, 바위미나리아재비(Hallasan buttercup)겹왜미나리아재비, 개구리갓(Catclaw buttercup) 등이 있다. 구름미나리아재비의 학명은 Ranunculus borealis이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해발 1,500m 이상 고지대에서 주로 자생한다. 5월에 노란색 꽃이 핀다. 바위미나리아재비의 학명은 Ranunculus crucilobus H.Lev.이다. 한라산 고지대에서 자란다. 꽃은 5~7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겹왜미나리아재비의 학명은 Ranunculus franchetii f. duplopetalus Y.N.Lee이다. 강원도 금대봉에 분포한다. 꽃은 4~5월에 노란색 겹꽃으로 핀다. 개구리갓의 학명은 Ranunculus ternatus Thunb.이다. 제주도의 습지에 자생한다. 4~5월경 노란색 꽃이 핀다.

 

2021. 6. 19. 林 山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랑선씀바귀  (0) 2021.06.22
한계령풀  (0) 2021.06.21
노랑제비꽃  (0) 2021.06.18
선괭이눈  (0) 2021.06.17
양지꽃 '봄, 사랑스러움, 영원한 사랑'  (1) 202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