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금낭화(錦囊花)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林 山 2021. 7. 3. 10:03

모란(牡丹)이 필 무렵 금낭화(錦囊花)도 피어난다. 금낭화는 꽃도 예쁘지만 이름도 아름답다. 금낭화는 옛 여인들이 차고 다니던 비단으로 만든 주머니, 즉 금낭((錦囊)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금낭화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옛날 여성들이 차고 다니던 비단 복주머니와 정말 똑 닮았다. 인간 이전에 이미 자연은 식물울 통해서 복주머니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금낭화(충주시 연수동, 2021. 4. 15)

금낭화는 양귀비목 현호색과 금낭화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디센트라 스펙타빌리스 (엘.) 르메르.[Dicentra spectabilis (L.) Lem.]이다. 속명 Dicentra는 희랍어 dis(2)와 centron(距)의 합성어로 2개의 꽃잎에 거가 있다는 뜻이다. 금낭화의 영어명은 디센트라(dicentra) 또는 블리딩 하트(bleeding heart), 라이어플라워(lyreflower)이다. '블리딩 하트'는 '피가 흐르는 심장'이라는 뜻이다. 일어명은 게만소우(けまんそう, 華鬘草)이다. 중국명은 진낭화(锦囊花) 또는 허바오무단(荷包牡丹)이다. 

 

금낭화(충주시 연수동, 2021. 4. 15)

금낭화를 며느리주머니, 하포목단근(荷包牧丹根), 며눌취라고도 한다. 모란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등모란, 덩굴모란이라고도 부른다. 입술에 밥풀이 붙어 있는 듯하다고 해서 밥풀꽃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어요’이다. 꽃들이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어 겸손과 순종을 나타낸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순종과 겸손이 아니라 진실한 것, 옳은 것에 대한 순종과 겸손이다. 무조건적인 겸손과 순종은 노예나 다름없다. 

 

금낭화(충주시 연수동, 2021. 4. 15)
금낭화(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금낭화는 중국이 원산지라고 알려져 왔으나 지리산, 설악산 같은 곳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어 토착식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1990년대 후반 전북 완주에서 수십만 개체가 군락으로 발견되어 한국에도 원래부터 자생하고 있었음을 강하게 뒷받침 해주고 있다. 분포지는 한국, 중국 등지이다. 한국에서는 천마산, 가평, 설악산, 지리산 등지의 산지에 자생한다. 깊은 산 습기가 있는 그늘진 곳, 계곡 근처에서 자란다.

 

금낭화(월악산 만수골, 2021. 4. 17)

금낭화의 뿌리는 굵은 육질로 깊게 뻗는다. 줄기는 높이 40~50cm까지 자란다. 연한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고, 전체가 흰빛이 도는 녹색이며, 흰 가루를 쓰고 있는 듯이 보인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엽병이 길며 3개씩 2회 갈라진다. 소엽은 3~5개로 깊게 또는 완전히 갈라진다. 열편은 도란상 쐐기모양이고, 끝에 결각이 있다.

 

꽃은 4~6월에 연한 홍색으로 핀다. 밑부분은 심장저이다. 원줄기 끝의 아치형으로 활대처럼 곧게 뻗은 꽃대에 총상꽃차례로 한쪽으로 치우쳐서 주렁주렁 달린다. 꽃대는 길이 20~30cm다. 꽃받침조각은 2개로 피침형이며 끝이 둔하고 빨리 떨어진다.  꽃잎은 4개가 모여 편평한 심장형으로 되고, 바깥 꽃잎 2개는 밑 부분이 주머니 같은 거(距)로 되며, 끝이 좁아져서 바깥쪽으로 젖혀진다. 안쪽 꽃잎 2개는 합쳐져서 돌기처럼 되며, 흰색이다. 수술은 6개가 양체(兩體)로 갈라지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긴타원모양의 삭과로서 1~2cm이다. 종자는 검고 광택이 난다.

 

금낭화(월악산 만수골, 2021. 5. 1)

금낭화는 꽃의 관상가치가 높은 식물이다. 절화용을 비롯하여 화단 식재용, 초물분재, 지피식물류 등으로 이용가치가 높다. 식물체가 억세지기 전에 채취하여 삶아서 말린 후 묵나물로 이용한다. 금낭화는 유독성 식물이므로 봄에 연한 잎과 줄기, 꽃 이삭을 삶은 뒤 물에 오래 담가 독을 빼야 한다.

 

금낭화(충주시 교현동, 2006. 5. 4)

금낭화의 근경(根莖)을 하포모단근(荷包牡丹根)이라 하며 약용한다. 거풍(祛風), 화혈산혈(和血散血), 소창독(消瘡毒)의 효능이 있다. 뿌리로 즙을 내어 술에 타 마시면 매우 취한다. 금창(金瘡)의 성약(聖藥)으로 알려져 있다. 곪아서 생기는 염증에 효능이 있어 민간에서 타박상 · 종기 등의 치료약으로 쓴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금낭화(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금낭화의 유사종에는 흰금낭화가 있다. 흰금낭화의 학명은 Dicentra spectabillis for. alba이다. 중국에서 온 귀화식물이다. 원예종으로 흰색 꽃이 핀다.

 

2021. 7. 2. 林 山. 2022.7.15.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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