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꽃사과나무

林 山 2021. 7. 5. 15:13

해마다 4월 중순경이 되면 꽃사과나무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 시작한다. 꽃사과나무는 꽃이 얼마나 흐드러지게 많이 피는지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고우면서도 화사한 꽃대궐이 따로 없다. 꽃은 꽃봉오리일 때는 붉은색이었다가 점점 피어날수록 연한 분홍색이 감도는 흰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꽃사과나무는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공원이나 큰 공공건물의 화단, 가정집 화단에 많이 심는다.    

 

꽃사과나무(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 2021. 4. 15)

꽃사과나무는 장미과 사과나무속 식물 중에서 열매보다는 관상용 꽃을 위해 심는 종들의 총칭이다. 꽃아그배나무(학명 Malus floribunda), 벚잎꽃사과나무(학명 Malus prunifolia), 시킴꽃사과나무(학명 Malus sikkimensis), 윈난꽃사과나무(학명 Malus yunnanensis), 중국꽃사과나무(학명 Malus x spectabilis), 후베이꽃사과나무(학명 Malus hupehensis) 등을 통틀어 꽃사과나무라고 한다. 북아메리카에는 말루스 코로나리아(학명 Malus coronaria), 말루스 푸스카(학명 Malus fusca), 말루스 이오인시스(학명 Malus ioensis), 말루스 앙구스티폴리아(학명 Malus angustifolia) 등이 있다.

 

꽃사과나무 꽃(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 2021. 4. 15)

꽃사과나무의 영어명은 크랩 애플(Crab Apple)이다. 일어명은 린고(ヒメリンゴ, 林檎·苹果) 또는 이누린고(イヌリンゴ, 犬林檎, 犬苹果)이다. 중국명은 치우즈(楸子) 또는 하이탕궈(海棠果)이다. 꽃말은 '유혹'이다.  

 

꽃사과나무는 유럽 및 아시아에 25종, 북아메리카에 9종이 분포한다. 원산지도 아시아와 북아메리카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개량하여 원예종을 계속 만들었기 때문에 수많은 품종이 있다. 학자들 간에도 꽃사과나무의 분류학적인 위치에 대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꽃사과나무 꽃 (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 2021. 4. 15)

한국에서는 벚잎꽃사과나무(학명 Malus prunifolia)가 꽃사과나무의 대표적인 품종이다. 벚잎꽃사과나무의 키는 높이 5~8m까지 자란다. 줄기는 아름드리로 자라지는 않는다. 새로 나는 가지에는 털이 촘촘하게 난다. 잎은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잎의 앞뒷면으로 털이 나 있어서 희끗희끗하게 보인다. 줄기껍질과 잎은 사과나무를 많이 닮았다.

 

꽃은 봄철에 흰색 또는 연홍색으로 핀다. 거의 나무 전체를 뒤덮어 버릴 만큼 많은 꽃이 잎과 함께 핀다. 진분홍색의 꽃이 대부분이지만, 원예종은 하얀 꽃이 피기도 한다. 열매는 대체로 작은 새알만 하지만 제법 굵은 것도 있다. 열매의 색깔은 붉은색이 가장 많다. 또한 사과 모양의 특징이 잘 나타나며, 꽃받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꽃사과나무 꽃 (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 2021. 4. 15)

벚잎꽃사과나무의 유사종인 서부해당화(西部海棠花, 학명 Malus halliana, 垂丝海棠, 福建山樱花)와 꽃아그배나무(학명 Malus froribunda)까지도 포함하여 꽃사과나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서부해당화는 중국이 원산이며 지금도 널리 심고 있는 꽃나무다. 꽃봉오리는 붉은빛이지만 꽃이 완전히 피고 나면 연분홍색이 되고, 열매는 벚잎꽃사과나무보다 작다. 꽃아그배나무는 일본에서 개량한 품종으로 추정된다. 에도시대(江戶時代) 말기인 19세기 중엽 유럽에 전해져 지금도 많이 심고 있다. 꽃봉오리는 붉은색이 강하고, 꽃잎이 벌어지면 분홍색이었다가 꽃이 완전히 피면 거의 흰색이 된다. 열매는 붉은 열매보다 노란 열매가 더 흔히 열린다. 셋 중에서 가장 꽃이 아름답고 특히 분홍빛이 강하다.

 

벚잎꽃사과나무와 서부해당화, 꽃아그배나무는 서로 구분이 어렵고 상호간, 또는 야광나무(학명 Malus baccata)나 아그배나무(학명 Malus sieboldii)와 수많은 교잡종이 있어서 특징을 분명하게 나누어 말하기는 어렵다. 세 가지 모두 꽃사과나무로 알고 있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꽃사과는 떫고 별다른 맛이 없어서 그냥 먹기는 어렵지만 과일주를 담그기도 한다. 꽃사과주는 피로 회복과 식욕 증진에 좋고, 신경과민이나 불면증, 변비 등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어 약술로 마시기도 한다. 또, 육류를 요리할 때 연육제로도 사용하였다. 과즙은 숙취 해소에 좋다. 젤리나 통조림, 차로도 이용할 수 있다. 

 

꽃사과는 과당, 포도당, 주석산, 비타민 C가 풍부하여 건강유지, 피로회복, 변비 등에 좋다. 꽃사과 잎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고, 플라보노이드는 혈전 및 뇌졸중 예방, 골밀도 유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꽃사과 잎에서는 기미나 갈색 색소의 피부 침착을 억제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천연 화장품 제조 원료로도 이용 가치가 있다.

 

꽃사과나무 꽃 (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 2021. 4. 15)

꽃사과를 말린 것은 건위(健胃), 소식(消食)의 효능이 있어 민간에서 소화불량, 식욕부진, 위산결핍증 또는 위산과다증, 설사, 생리통, 동상, 건위, 요통, 장출혈 등에 약으로 쓴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꽃사과나무 열매 (충주시 연수동 아이파크, 2021. 11. 14)

꽃사과를 본초명 산사(山査)라고 기재한 문헌도 있는 데 이는 오류이다. 산사는 산사나무(학명 Crataegus pinnatifida Bunge) 또는 산리홍(山里红, 학명 Crataegus pinnatifida var. major N. E. Brown), 야산사(野山査, 학명 Crataegus cuneata Siebold & Zucc)의 성숙한 과실을 건조한 것이다.

 

2021. 7. 5. 林 山. 2021.11.15. 최종 수정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네모네(Anemone)  (0) 2021.07.08
이베리스(Iberis, 눈꽃)  (0) 2021.07.06
금낭화(錦囊花)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0) 2021.07.03
모란(牡丹) '부귀(富貴)'  (0) 2021.06.28
골담초(骨擔草)  (0) 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