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모네라는 꽃을 알기 전에는 사실 이미자의 노래 '아네모네'를 들으면서 이름을 먼저 알았다. 천상의 목소리로 '아네모네는 피는데, 아네모네는 지는데, 아련히 떠오르는 그 모습 잊을 길 없네.....' 구성지게 부르는 이미자의 아네모네'는 가련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하지만 실제로 아네모네 꽃은 상당히 화려하면서도 아름답다.
아네모네는 미나리아재비과 아네모네속의 여러해살이 숙근성 또는 알뿌리 화초이다. 학명은 아네모네 코로나리아(Anemone coronaria)이다. 'Anemone'라는 이름은 '바람'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영어권 나라들에서는 아네모네 꽃이 양귀비를 닮았다고 해서 파피 아네모네(poppy anemone)라고 부른다. 또, 스페인 천수국(西班牙千壽菊, Spanish marigold), 바람꽃(windflower)이라고도 한다.
아네모네의 중국명은 어우저우인롄화(欧洲银莲花) 또는 잉수츄무단(罂粟秋牡丹), 예몐화(野棉花), 츄샤오야오( 秋芍药)이다. 일어명은 아네모네(アネモネ)이다. 아네모네를 계관초(鷄冠草), 계공화(鷄公花)라고도 한다. 꽃말은 '고독', '정조', '성실'이다.
아네모네는 그리스 신화에도 나온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미소년 아도니스와 사랑에 빠졌다. 질투에 눈이 먼 군신 아레스는 아도니스가 사냥하러 나갔을 때 거대한 멧돼지에게 마법을 걸어서 그를 죽이도록 했다. 죽어가는 아도니스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붉은색의 아네모네가 되었다. 아프로디테가 슬퍼하면서 시신에 넥타르를 붓자 그 자리에서 꽃이 피어났다고도 한다.
또 다른 전설도 있다. 꽃의 여신 플로라에게는 머리를 빗겨주던 아네모네라는 시종이 있었다. 그런데, 아네모네는 플로라의 남편인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바람이 났다. 분노한 플로라는 그녀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두 이야기는 모두 다 '바람'과 관계가 있다.
아네모네의 원산지는 지중해 지역이다. 아네모네는 150종이 넘는 바람꽃속 식물 전체를 가리킨다. 가장 널리 알려진 종은 키우드아네모네(Wood Anemone)이다.
한국에 자생하는 바람꽃 종류는 꿩의바람꽃, 국화바람꽃, 들바람꽃, 홀아비바람꽃, 외대바람꽃, 회리바람꽃, 숲바람꽃, 바이칼바람꽃, 쌍둥이바람꽃, 가래바람꽃, 바람꽃 등이 강원도 이북의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세바람꽃은 한라산 정상 부근에서 자란다.
아네모네의 키는 20~40cm이며, 잎은 가늘고 깃 모양의 겹입이다. 4~5월에 알뿌리에서 7~8개의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꽃이 1개씩 핀다. 꽃 색깔은 붉은색, 흰색,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자주색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꽃은 낮에 피었다가 밤에는 오므라든다. 홑꽃과 겹꽃이 있다.
아네모네는 16세기부터 개량을 거듭하여 분화용이나 꽃꽂이용 품종들이 많이 개발되었으며, 번식도 종자로 하는 것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오래전에 개발되어 종자로 번식하는 품종으로는 모나리자(Mona Lisa)와 클레오파트라(Cleopatra) 등이 있다. 이들은 화단이나 절화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2021. 7. 8.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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