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밤 9시 30분 영국 런던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1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3천501만6천 파운드, 약 549억7천만원)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2019 프랑스 오픈 챔피언 애슐리 바티(1위, 호주)가 안젤리크 케르버(28위, 독일)를 2-0(6-3, 7-6)으로 물리치고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바티는 이날 경기 승리로 결승전 진출 상금 90만파운드(14억1,700만원)를 확보했다. 우승 상금은 170만파운드(26억7,700만원)다. 바티는 7월 10일 밤 10시(한국 시간) 센터 코트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13위, 체코)와 우승접시인 비너스 로즈워터 디쉬(Venus Rosewater Dish)를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바티는 경기 초반부터 케르버를 몰아붙여 1세트를 6-3으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세트에 들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바티가 난조에 빠진 틈을 타 케르버는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그럼에도 바티는 전혀 초조해하지 않고 위력적인 서브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퍼부으며 케르버를 공략해 게임 스코어 6-6 타이브레이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바티의 무대였다. 바티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2세트 타이브레이크 게임을 7-3으로 따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케르버는 두 번째 서브 득점률(63%-52%)에서는 오히려 바티를 앞섰다. 더블 폴트(3-4)도 바티가 1개 더 많았다. 하지만 바티는 서브 에이스(8-0)와 첫 번째 서브 득점률(88%-64%)에서 케르버를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이 되었다. 바티는 다른 톱 랭커들보다 키가 작은 편이지만 강서버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바티는 이번 대회에서 플리스코바(54개), 사바렌카(52개) 다음으로 많은 서브 에이스(46개)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바티는 옐레나 도키치 이후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에 오른 호주 여자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바티가 이번에 우승하면 1968년 오픈 시대 이후 앤 존스, 마르티나 힝기스, 아멜리 모레스포에 이어 윔블던 주니어 우승과 시니어 우승을 하는 네 번째 선수가 된다. 바티는 2011 윔블던 주니어 단식 우승자다.
바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테니스 선수를 그만두고 호주에서 인기가 많은 크리켓 선수로 활동했으며, 2020년 9월에는 호주 지역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만능 스포츠 우먼 바티다.
플리스코바는 10시 4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아리나 사바렌카(4위, 벨라루스)에게 2-1(5-7, 6-4,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플리스코바는 접전 끝에 1세트를 5-7로 내줄 때만 해도 패색이 짙었다. 경기 전부터도 사바렌카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플리스코바가 투혼을 발휘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2세트를 6-4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플리스코바는 그 여세를 몰아 3세트도 6-4로 따내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바렌카는 서브 에이스(18-14)와 첫 서브 성공률(67%-65%), 서비스 포인트(66-62)에서 오히려 플리스코바에게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서브 득점률(55%-80%)과 리시브 포인트(21-34)에서 플리스코바에게 압도당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두 선수가 주고받은 32개의 서브 에이스는 윔블던에서 기록이 집계된 1977년 이후 여자 단식 한 경기 최다 에이스 기록이다.
플리스코바는 크리스티나 플리스코바(106위, 체코)와 쌍둥이 자매다. 플리스코바는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없지만 2017년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른 바 있다.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는 2016년 US 오픈에 한 차례 진출해 준우승했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지금까지 7번 대결에서 바티가 5승 2패로 앞서 있다. 바티는 2018년 US 오픈 16강에서 플리스코바에게 패한 이후 3연승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여자 단식 세계 순위에서는 1위 바티가 13위 플리스코바를 단연 앞선다.
플리스코바는 1992년생 29살, 바티는 1996년생 25살이다. 플리스코바가 4살 더 많다. 키도 186㎝인 플리스코바가 166cm인 바티보다 20㎝나 더 크다. 장신과 단신 선수의 대결인 셈이다.
최근 여자 단식에서는 절대 강자가 없다. 2021 호주 오픈에서는 오사카 나오미(2위, 일본), 프랑스 오픈에서는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17위, 체코)가 우승했다. 윔블던에서는 바티-플리스코바의 경기 승자가 정상에 오르게 됐다.
7월 9일 밤 센터 코트에서는 남자 단식 준결승전 두 경기가 벌어진다. 밤 9시 30분에는 마테오 베레티니(9위, 이탈리아)-후베르트 후르카츠(37위, 폴란드)의 경기가 열린다.
베레티니는 1996년생 25살이고, 키는 196cm이다. 남동생 자코포 베레티니(290위, 이탈리아)도 테니스 선수다. 베레티니의 이전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19 US 오픈 준결승 진출이다. 베레티니는 2021 호주 오픈에서 4회전, 프랑스 오픈에서 8강전까지 올라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큰 키에서 내려꽂는 220km/h 안팎의 강서브와 묵직한 회전력을 갖춘 포핸드 스트로크가 베레티니의 트레이드 마크다.
2021 윔블던 돌풍의 주인공 후르카츠는 1997년생 24살이고, 키는 196cm로 베레티니와 같다. 후르카츠의 이전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18 US 오픈과 프랑스 오픈, 2020 US 오픈과 호주 오픈 2회전 진출이다. 후르카츠는 16강전에서 알렉산더 메드베데프(2위, 러시아), 8강전에서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를 잇따라 격파하면서 이 대회 강력한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후르카츠는 수비적인 베이스 라인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올 코트 게이머다.
베레티니-후르카츠의 경기에 이어 하이라이트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데니스 샤포발로프(12위, 캐나다)의 준결승전이 열린다. 조코비치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올 코트 플레이어다. 그래서 그의 별명도 '무결점 테니스'다. 조코비치에 맞서는 샤포발로프는 그야말로 신예라고 할 수 있다. 나이도 조코비치보다 12살이나 아래다.
조코비치는 1987년생으로 34살, 키는 188cm이다. 6번째 윔블던 우승이자 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이번에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우승 20회로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 라파엘 나달(3위, 스페인)과 이 부문 동률을 이룬다. 현재 조코비치는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의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올림픽 단식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선수다. 조코비치는 2021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2021 윔블던에서 우승하고, 2020 도쿄 올림픽과 2021 US 오픈마저 제패하면 대망의 골든 그랜드 슬래머로 등극한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슈테피 그라프(은퇴, 독일)가 1988년에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샤포발로프는 1999년생으로 22살, 키는 185cm이다. 그의 어머니 테사 샤포발로바는 이스라엘계 우크라이나 테니스 선수로 구 소련 국가대표팀 출신이다. 샤포발로프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1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했다. 샤포발로바는 5살 때 테니스를 시작한 아들을 위해 테니스 아카데미를 열고 직접 가르쳤다. 그녀는 현재도 미하일 유즈니와 함께 아들의 코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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