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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 4강 선착, '황제' 페더러 탈락

林 山 2021. 7. 8. 04:22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 3-0 푸초비치 격파, 준결승 진출

 

7월 7일 밤 9시 30분 영국 런던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1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3천501만6천 파운드, 약 549억7천만원)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가 마르톤 푸초비치(48위, 헝가리)를 3-0(6-3, 6-4, 6-4)으로 물리치고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 승리로 준결승 진출 상금 46만5천파운드(7억3,220만원)를 확보했다. 조코비치는 또한 이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6번째 윔블던 우승이자 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이번에 우승하면 20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 획득 기록을 세우면서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 라파엘 나달(3위, 스페인)과 이 부문 동률을 이룬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기뻐하는 노박 조코비치

현재 조코비치는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의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올림픽 단식 금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선수다. 조코비치는 2021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2021 윔블던에서 우승하고, 2020 도쿄 올림픽과 2021 US 오픈마저 제패하면 대망의 골든 그랜드 슬래머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슈테피 그라프(은퇴, 독일)가 1988년에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조코비치는 1세트에서 마치 연습 경기를 하듯 푸초비치를 몰아붙여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0으로 앞서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6번째 게임부터 갑자기 난조에 빠지더니 잦은 실수를 범하기 시작했다. 푸초비치가 그 틈을 타서 3게임을 내리 추격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세트를 6-3으로 이긴 조코비치는 그 여세를 몰아 2, 3세트를 6-4, 6-4로 연달아 따내며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푸초비치는 서브 에이스(5-4)와 두 번째 서브 득점률(61%-47%)에서는 조코비치를 앞섰으며, 첫 서브 성공률(64%-65%)에서도 거의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첫 번째 서브 득점률(58%-83%)과 리시브 포인트(29-44)에서 조코비치에게 압도당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더블 폴트(5-3)으로 두 개 더 많았다. 

 

조코비치는 7월 8일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12위, 캐나다)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샤포발로프는 밤 9시 1번 코트에서 열린 준준결승에서 카렌 카차노프(19위, 러시아)를 3-2(6-4, 3-6, 5-7, 6-1, 6-4)로 힘겨운 재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왔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0-3 후베르트 후르카츠에 완패, 탈락

 

'황제의 귀환'은 준준결승에 멈췄다. 조코비치-포초비치 전에 이어 열린 8강전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는 후베르트 후르카츠(37위, 폴란드)에게 0-3(3-6, 6-7, 0-6)으로 완패해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 패배로 윔블던 단식 9번째 우승으로 자신이 보유한 최다 기록을 하나 더 늘리려던 페더러의 꿈도 수포로 돌아갔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기뻐하는  후베르트 후르카츠

만 40세로 1968년 이후 오픈 시대 들어 메이저 대회 최고령 8강 진출자가 된 페더러는 경기가 진행되면서 체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또, 후르카츠(196cm)보다 11cm나 작은 신장 차이에서 오는 서브의 약세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센터 코트 관중들은 노장 페더러의 투혼에 열렬한 응원을 보냈지만 세월의 흐름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다.  

 

24살의 젊은 피 후르카츠는 장신을 이용한 강서브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예리한 스트로크를 퍼부으며 1세트를 6-3으로 가볍게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 들어 페더러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페더러는 노장의 투혼을 발휘해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체력의 한계로 2세트를 4-7로 내주고 말았다. 3세트는 후르카츠의 일방적인 무대였다. 후르카츠는 체력이 고갈된 페더러를 몰아붙여 6-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르카츠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후르카츠는 서브 에이스(10-5)와 첫 서브 득점률(79%-67%), 두 번째 서브 득점률(61%-37%), 리시브 포인트(42-27), 서비스 포인트(61-51)에서 페더러를 압도했다. 페더러는 첫 서브 성공률에서만 65%-59%로 후르카츠에게 우세를 보였을 뿐이다. 페더러의 서브는 위력이 많이 떨어졌고, 스트로크도 예전만 못했다.

 

후르카츠는 준결승에서 마테오 베레티니(9위, 이탈리아)와 결승 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베레티니는 밤 11시 넘어 열린 준준결승에서 펠릭스 오거 알리아심(21위, 캐나다)을 3-1(6-3, 5-7, 7-5, 6-3)로 이기고 4강에 올라왔다.

 

7월 8일 밤 센터 코트에서는 여자 단식 준결승전이 열린다. 9시 30분에는 애슐리 바티(1위, 호주)-안젤리크 케르버(28위, 독일)의 준결승전이 벌어진다. 바티는 준준결승에서 동포 선수 아일라 톰리아노비치를 2-0, 케르버는 카롤리나 무초바(체코)를 이기고 올라왔다. 

 

바티는 2019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케르버는 2016 호주 오픈, US 오픈, 2018 윔블던 챔피언이다. 바티와 케르버는 상대 전적에서 2승 2패를 기록 중이어서 승패는 알 수 없다. 다만 25살의 바티가 33살의 케르버보다 젊고 체력이 강하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바티의 키는 165cm로 테니스 선수로서는 다소 작은 편이다. 케르버의 키는 173cn이다. 케르버는 이번 대회가 자신의 네 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 우승을 차지할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10시 45분에는 아리나 사바렌카(4위, 벨라루스)-카롤리나 플리스코바(13위, 체코)의 준결승전이 열린다. 사바렌카는 아랍권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 슬램 대회 8강에 진출한 온스 자베르(24위, 튀니지)를 2-0, 플리스코바는 빅토리아 고루빅(66위, 스위스)을 2-0으로 각각 이기고 올라왔다. 

 

23세의 사바렌카는 2018 US 오픈, 2021 호주 오픈 4회전 진출이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29세의 플리스코바는 2016 US 오픈 준우승이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사바렌카의 키는 182cm, 플리스코바의 키는 187c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