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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윔블던 16강전] '황제의 귀환'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 동반 8강행

林 山 2021. 7. 6. 12:38

노박 조코비치 3-0 가린 격파, 대회 3연패 향해 순항

 

7월 5일 영국 런던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 센터 코트에서 벌어진 2021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3천501만6천 파운드, 약 549억7천만원) 남자 단식 4회전 경기에서 메이저 대회 19회 우승에 빛나는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가 크리스티안 가린(20위, 칠레)을 3-0(6-2, 6-4, 6-2)으로 격파하고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승리가 확정된 뒤 기뻐하는 노박 조코비치

이날 경기 승리로 준준결승(8강전) 진출 상금 30만파운드(4억7,240만원)를 확보한 조코비치는 그랜드 슬램 50번째 8강 진출 기록도 세웠다. 6번째 윔블던 우승이자 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이번에 우승하면 20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 획득 기록을 세우면서 빅3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 라파엘 나달(3위, 스페인)과 이 부문 동률을 이룬다. 

 

현재 조코비치는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의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올림픽 단식 금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선수다. 조코비치는 2021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2021 윔블던에서 우승하고, 2020 도쿄 올림픽과 2021 US 오픈마저 제패하면 대망의 골든 그랜드 슬래머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슈테피 그라프(은퇴, 독일)가 1988년에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조코비치는 경기 초반부터 한 수 아래의 가린을 연습경기하듯 몰아붙여 1세트를 6-2로 가볍게 따내고, 2세트마저 6-4로 이겨 분위기를 압도했다. 3세트도 1세트의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조코비치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3세트를 6-2로 따내고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조코비치는 서브 에이스(9-2)와 첫 번째 서브 득점률(92%-56%), 두 번째 서브 득점률(67%-53%), 리시브 포인트(41-13), 서비스 포인트(54-44)에서 가린을 압도했다. 가린은 퍼스트 서브 성공률(56%-58%)은 조코비치와 거의 대등했지만, 파워가 약한 것이 결정적인 약점이었다. 더블 폴트도 상대보다 4개 더 많은 5개나 범한 것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코트 인터뷰에서 "8강에 진출하게 되어 기쁘다. 센터 코트에서 더 많은 팬들을 만나게 되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오픈 우승 후 자신감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토너먼트에 진출할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다음 도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코비치는 7월 7일 열리는 준준결승에서 마르톤 푸초비치(48위, 헝가리)와 대결한다. 푸초비치는 4회전에서 강호 안드레이 루블레프(7위, 러시아)를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6-3, 4-6, 4-6, 6-0, 6-3)로 물리치고 올라왔다.

 

로저 페더러 3-0 소네고 격파, 최다 우승 향해 순항

 

돌아온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도 7월 6일 오전 12시 4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로렌조 소네고(27위, 이탈리아)를 3-0(7-5, 6-4, 6-2)으로 격파하고 8강에 올라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을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윔블던 최다 8회 우승자인 페더러는 이날 승리로 윔블던에 22차례 출전해 자신이 보유한 윔블던 8강 최다 진출 기록과 메이저 대회 8강 최다 진출 기록을 각각 18회와 58회로 늘렸다.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는 로저 페더러

페더러가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윔블던 단식 9번째 우승으로 자신이 보유한 최다 기록을 하나 더 늘리게 된다. 페더러는 현재 메이저 대회 타이틀 획득 20회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라파엘 나달(3위, 스페인)과 동률을 이루고 있다. 페더러가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도 21회가 되면서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는 페더러와 나달에 이어 메이저 단식 19회 우승을 기록 중이다.

 

또 1981년생으로 만 40세인 페더러는 1968년 이후 오픈 시대 들어 메이저 대회 최고령 8강 진출자가 됐다.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도 페더러와 같은 나이였으나 본선 2회전에서 온스 자베르(24위, 튀니지)에게 2-0으로 패해 탈락했다. 

 

페더러는 자신보다 6cm나 더 큰 191cm의 장신 소네고를 맞아 1세트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페더러는 소네고의 강서브와 예측을 불허하는 드롭 샷에 고전하며 1세트 게임 스코어 5-5까지 추격당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코너를 찌르는 서브와 전성기 시절의 빨랫줄 스트로크를 퍼부으며 2게임을 연달아 따내 위기를 벗어났다. 2세트부터 분위기는 완전히 페더러 쪽으로 기울었다. 소네고의 드롭 샷에 번번이 당하기는 했지만 페더러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2, 3세트를 6-4, 6-2로 연달아 가볍게 따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소네고는 서브 에이스(4-4)에서 페더러와 동률을 이뤘으며, 첫 서브 성공률(62%-60%)과 서비스 포인트(62-57)에서는 오히려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첫 서브 득점률(79%-66%)과 두 번째 서브 득점률(67%-46%), 리시브 포인트(46-21)에서 페더러에게 압도당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페더러는 다닐 메드베데프(2위, 러시아)-후베르트 후르카치(18위, 폴란드) 경기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메드베데프-후르카치 경기는 메드베데프가 2-1(6-2, 6-7, 6-3)로 앞선 채 맞은 4세트 게임 스코어 포인트 3-4로 뒤진 상황에서 비가 내려 연기됐다.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앞으로 준준결승과 준결승만 통과하면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두 선수가 이 대회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면 2019 윔블던 이후 2년 만의 대결이 된다.

 

마테오 베레티니(9위, 이탈리아)는 일야 이바시카(벨라루스)를 3-0(6-4, 6-3, 6-1), 데니스 샤포발로프((12위, 캐나다)는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11위, 스페인)을 3-0(6-1, 6-3, 7-5)으로 제압하고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카렌 카차노프(19위, 러시아)는 세바스찬 코르다(미국)를 3-2(3-6, 6-4, 6-3, 5-7, 10-8)로 힘겹게 이기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샤포발로프는 7월 7일 열리는 8강전에서 카차노프와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대결한다.  

 

세계 1위 애슐리 바티, 4위 아리나 사바렌카 동반 준결승행

 

2019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 애슐리 바티(1위, 호주)가 밤 9시 1번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4회전 경기에서 2021 프랑스 오픈 여자 단복식 2관왕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17위, 체코)를 2-0(7-5, 6-3)으로 격파하고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에 올라갔다.

 

크레이치코바를 이긴 뒤 포효하는 애슐리 바티

두 선수는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크레이치코바는 1세트에서 프랑스 오픈 여자 단복식 2관왕답게 게임 스코어 5-5까지 추격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서브에서 우세를 보인 바티는 내리 두 게임을 이겨 1세트를 7-5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바티의 무대였다. 바티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2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리나 사바렌카(4위, 벨라루스)도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엘레나 리바키나(20위, 카자흐스탄)를 2-1(6-3, 4-6, 6-3)로 물리치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사바렌카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올랐다. 2018년 US 오픈, 2021 호주 오픈에서 4회전에 오른 것이 사바렌카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서브를 넣는 아리나 사바렌카

사바렌카는 준준결승에서 2020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인 이가 시비옹테크(9위, 폴란드)를 2-1(5-7, 6-1, 6-1)로 이기고 올라온 온스 자베르와 맞대결을 벌인다. 사바렌카와 자베르는 상대 전적에서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2021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오픈 16강전에서는 사바렌카가 이겼다.

 

이번 대회에서 아랍 선수 최초로 윔블던 여자 단식 16강에 올랐던 자베르는 이날 시비옹테크에게 승리하면서 스스로 기록을 경신했다. 자베르는 남녀 통틀어 튀니지안 나아가 아랍 여자 선수 최초로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에 오른 기록을 세웠다. 지난 6월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1 바이킹 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아랍 국가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자베르는 아랍 여자 선수 최초로 2020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한 기록도 갖고 있다.

 

카롤리나 플리스코바(9위, 체코)는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루드밀라 삼소노바(러시아)를 2-0(6-2, 6-3), 카롤리나 무초바(체코)는 폴라 바도사 기버트(스페인)를 2-0(7-6, 6-4)으로 각각 물리치고 준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안젤리크 케르버(독일)는 10대 돌풍의 주역 코리 가우프(미국)를 2-1(6-4, 6-4), 빅토리아 고루빅(스위스)은 매디슨 키스(미국)를 2-0(7-6, 6-3)으로 제압하고 8강전에 올라갔다. 

 

2021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는 뚜렷한 절대 강자가 없어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대회 8강 진출자 중 세계 랭킹 10위권 선수는 바티와 사발렌카 두 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