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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윔블던 16강전] '영국의 희망' 엠마 라두카누 호흡 곤란으로 기권

林 山 2021. 7. 6. 12:25

와일드 카드로 출전한 꿈의 첫 메이저 대회 2021 윔블던 데뷔 무대에서 16강까지 진출한 엠마 라두카누(Emma Raducanu, 영국)가 경기 도중 흉통과 호흡 곤란으로 기권했다. 라두카누의 기권과 함께 유일하게 남았던 '영국의 희망'도 안타깝게 사라졌다. 

 

18세의 라두카누는 트레이너를 부를 때 아일라 톰랴노비치(Ajla Tomljanovic, 호주)에게 1세트를 4-6으로 내준 채 2세트 게임 스코어 0-3인 상황이었다. 기권승을 거둔 톰랴노비치는 8강전에서 애슐리 바티(Ashleigh Barty, 1위, 호주)와 대결한다.

 

라두카누는 추가 치료를 받기 위해 코트를 떠났지만 곧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윔블던 주최 측은 라두카누가 호흡 곤란으로 인해 경기를 포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청진기로 라두카누의 호흡음을 듣는 의료진

톰랴노비치는 "그녀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우리가 경기를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그녀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대회 전 세계 338위에 오른 라두카누는 접전 끝에 1세트를 잃었다. 2세트 초반부터 라두카누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신호를 보이기 시작했고, 자주 배에 손을 대고 숨이 멎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

 

라두카누는 2세트 0-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휴식 시간에 트레이너를 불렀고, 곧 두 번째 의료진이 와서 그녀의 가슴에 귀를 대고 호흡음을 들었다. 그들은 신속하게 그녀를 코트에서 데리고 나갔고, 불과 몇 분 후에 라두카누가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는 발표가 나왔다. 

 

18세의 라두카누는 WTA 투어에 데뷔한 지 한 달 만에 첫 그랜드 슬램 대회 데뷔 무대인 2021 윔블던에서 지난주 아주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라두카누는 1, 2회전에서 상위 랭커인 마르케타 본드루소바(Marketa Vondrousova, 체코)와 소라나 시르스테아(Sorana Cirstea, 루마니아)를 이기고 16강전에 진출하면서 마지막 남은 '영국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과 공작 부인 캐서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우주 비행사 팀 피케, 영국 락 밴드 오에이시스의 보컬리스트 리암 갤러거 등 유명인들은 트위터에서 라두카누의 기권을 안타까와하면서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뿐만 아니라 수천 명의 영국인들도 트위터에서 라두카누를 응원했다. 

 

전 세계 1위 트레이시 오스틴은 BBC 스포츠에 "많은 면에서 라두카누에게 인생을 바꾸는 주였습니다"라면서 "그녀는 338위에 올랐고 이제는 100위에 진입할 예정이므로 더 높은 수준의 토너먼트를 훨씬 쉽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스틴은 또 "그녀는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머리도 아주 좋습니다. 그녀는 학교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기초가 매우 잘 갖춰진 것 같습니다. 그녀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결정구가 있고, 또 수비력도 훌륭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라두카누와 톰랴노비치는 1번 코트에서 벌어진 알렉산더 츠베레프(Alexander Zverev, 6위, 독일)-펠릭스 오거 알리아심(Felix Auger-Aliassime, 캐나다)의 4회전 경기가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이루어지면서 BST 20:00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라두카누와 톰랴노비치는 드디어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센터 코트에 입장했다. 1번 코트와 이웃한 센터 코트의 수용력은 월요일에 75%로 늘어났다. 남녀 단식 4회전 경기가 모두 센터 코트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라두카누는 두 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놓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하지만 7번째 게임에서 자신의 강한 백핸드와 훌륭한 베이스 라인 스트로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톰랴노비치도 두 번의 브레이크 기회를 놓쳤지만 세 번째 온 브레이크 기회를 성공시켜 첫 세트를 차지했다.

 

심적 부담을 안고 2세트에 들어선 라두카누는 오프닝 서비스 게임에서 두 번이나 브레이크당할 위기에 직면하자 걱정과 고민이 더욱 커졌다. 게임 스코어 0-3이 되면서 더욱 가중된 심적 부담은 호흡 곤란으로 나타났다. 관중들은 라두카누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냈지만 곧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걱정으로 바뀌었다.

 

라두카누가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는 장내 발표가 나오자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고, 그녀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끝나는 것에 대해 슬픔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라두카누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에서 루마니아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라두카누가 두 살 때 그녀의 가족은 런던으로 이주했다. 라두카누는 5​​살 때 브롬리 테니스 아카데미에서 테니스를 시작했다. 라두카누의 테니스 우상은 리나(Li Na, 중국)와 시모나 할렙(Simona Halep, 루마니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