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레저 소식

[2021 윔블던 3회전 첫날]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 3회전 탈락, 샤포발로프에 0-3 패

林 山 2021. 7. 3. 15:31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 3회전 탈락, 영국 1위 댄 에반스 동반 탈락

 

7월 3일 오전 12시 45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1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3천501만6천 파운드, 약 549억7천만원) 남자 단식 3회전 첫날 경기에서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118위, 34세, 영국)가 '캐나다의 희망' 10번 시드 데니스 샤포발로프(12위, 22세)에게 0-3(4-6, 2-6, 2-6)으로 패해 16강전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에 진 뒤 코트를 떠나는 앤디 머리

머리의 윔블던 복귀전은 좌완의 샤포발로프에게 패함으로써 그의 싱글 컴백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을 증명하면서 끝났다. 샤포발로프는 이날 경기 승리로 4회전 진출 상금 18만1천파운드(2억8,530만원)를 확보했다. 샤포발로프는 16강전에서 8번 시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과 대결을 벌인다.

 

영국 랭킹 1위 댄 에반스(26위, 31세, 영국)도 세바스찬 코르다(50위, 20세, 미국)에게 1-3(3-6, 6-3, 3-6, 4-6)으로 패해 머리와 동반 탈락함으로써 홈 코트의 관중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다. 2018년에 츠로로 전향한 코르다는 에반스를 맞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해 귀중한 승리를 일궜다. 

 

경기에 진 뒤 아쉬운 표정을 짓는 댄 에반스

머리와 에반스의 동반 탈락으로 영국 선수는 남자 단식에 카메론 노리, 여자 단식에 엠마 라두카누만 남았다. 노리는 7월 3일 밤 10시 4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리는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 라두카누만은 이보다 앞서 오후 9시 1번 코트에서 열리는 3회전에서 소라나 시르스테아(루마니아)와 16강전 진출권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 

 

전 세계 1위 머리를 격파한 샤포발로프는 인터뷰에서 "이것은 저에게 꿈이 이루어진 것입니다."라면서 "나는 센터 코트에서 앤디와 같은 선수와 뛰기 위해 수년간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영감을 줍니다. 여기에 있다는 것이 놀랍고 이보다 더 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머리가 본선 1회전에서 조지아의 니콜로즈 바실라쉬빌리, 2회전에서 독일의 오스카 오테에게 짜릿한 승리를 거둔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샤포발로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물론 코치진조차도 이 도전을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2013년과 2016년 윔블던 챔피언 머리는 홈 관중들의 열렬한 기립 박수를 받으면서 코트를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이번 패배에 대한 실망이 사라지면 윔블던 싱글 복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이다. 

 

2019년 1월 그랜드 슬램 3회 챔피언인 머리는 수술을 통해 엉덩이에 금속을 삽입할 준비를 하면서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하지만 머리가 윔블던에서 다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센터 코트에서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그의 위대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앤디 머리를 물리치고 포효하는 데니스 샤포발로프

샤포발로프는 머리에 대해 "그는 내 영웅입니다"라면서 "성적은 제쳐두고, 그런 부상에도 불구하고 그가 윔블던에 복귀한것은 팬으로서도 보기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머리는 첫 서브 성공률(58%-54%)은 샤포발로프에게 앞섰다. 하지만 서브 에이스(2-13)와 첫 번째 서브 득점률(52%-71%), 서비스 포인트(41-59)에서 압도당하면서 샤포발로프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샤포발로프는 두 번째 서브 득점률(62%-53%)과 리시브 포인트(39-32)에서도 머리에게 우세를 보였다. 

 

떠오르는 스타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에반스는 센터 코트에서 패배한 뒤 크게 실망한 듯 보였다. 그는 BBC Sport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기회를 놓쳤다"면서 "홈 코트에서 이런 좋은 기회를 맞이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아쉬워했다. 

 

세바스찬 코르다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뛰었다. 196cm의 장신에 오른손잡이인 코르다는 7,500명의 관중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100% 보여줬고, 강력한 포핸드로 에반스의 실수를 강요하하는 한편 네트 플레이로 상대를 위압했다. 

 

전 윔블던 챔피언 존 맥켄로는 BBC 텔레비전 해설에서 코르다에 대해 "그는 경기력, 믿음, 평정심을 갖추고 있다. 그는 모든 것을 실제로 가지고 있다. 그의 성적은 앞으로 더 나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첫 서브 성공률(63%-61%)과 첫 서브 득점률(75%-73%), 리시브 포인트(38-35)에서는 코르다를 앞섰다. 하지만 코르다는 서브 에이스(13-0)와 두 번째 서브 득점률(63%-50%), 서비스 포인트(78-61)에서 에반스를 압도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코르다는 마지막 4세트에서 시속 198km를 넘나드는 에이스를 기록하면서 첫 번째 매치 포인트가 되었다. 이어 라스트 스매시를 작렬시키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댄 에반스를 이긴 뒤 코치인 아버지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세바스찬 코르다

승리가 확정된 뒤 코르다는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버지를 바라보며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코르다는 21번째 생일인 월요일 16강전에서 러시아 25번 시드 카렌 카차노프와 대결한다. 

 

코르다는 스포츠 가족이다. 아버지는 전 호주 오픈 챔피언에 빛나는 페트로 코르다이다. 그는 아들의 코치를 직접 맡고 있다. 어머니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체코슬로바키아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로 참가적이 있는 레지나 라즈르토바이다. 1991년 그녀의 세계 랭킹은 26위였다. 

 

첫째 누나 제시카 코르다(28세)는 LPGA Tour에서 뛰는 미국 프로 골퍼다. 둘째 누나 넬리 코르다(22세)는 LPGA 투어에서 6번 우승한 미국 프로 골퍼다. 넬리는 현재 한화큐셀 골프단 소속으로 뛰고 있다. 그녀는 제32회 2020 도쿄 올림픽 미국 여자 골프 국가대표로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