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대주 권순우 3-1 마수르에 역전승, 2회전 진출
한국 남자 테니스의 희망 권순우(71위, 당진시청)가 6월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에서 열린 2021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3천501만6천 파운드, 약 549억7천만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다니엘 마수르(222위, 독일)를 3-1(6-7, 6-3, 6-4, 6-4)로 격파하고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권순우는 윔블던 개인 통산 첫 승을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권순우는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윔블던에 나갔으나 모두 1회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권순우는 랭킹 포인트 45점과 함께 2회전 진출 상금 7만5천파운드(1억1,700만원)를 확보했다.
당초 권순우-마수르 전은 29일에 열렸다. 권순우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세트를 6-7로 먼저 내준 상황에서 비 때문에 연기되어 다음날인 30일에 경기가 속개됐다. 권순우에게는 행운의 비가 된 셈이다.
2세트를 6-3으로 가볍게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권순우는 그 여세를 몰아 3세트도 6-4로 이겨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흐름은 권순우에게로 기울고 있었다. 그런데, 권순우가 4세트 게임 스코어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됐다. 또 다시 비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었다.
경기는 4시간이 지난 뒤에 재개됐다. 권순우는 흔들리지 않고 강력한 서브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마수르를 공략했다. 비는 마수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경기 흐름이 끊긴 마수르의 잦은 범실을 틈타 권순우는 4세트를 6-4로 따내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권순우는 에이스(16-10)와 서비스 포인트(91-77)에서 마수르를 압도하며 승기를 잡았다. 권순우는 첫 서브 득점률(77%-69%)과 두 번째 서브 득점률(62%-54%), 리시브 포인트(44-40)에서도 마수르에게 우위를 보였다. 마수르는 퍼스트 서브 성공률(77%-69%)과 더블 폴트(4-6)에서만 권순우를 앞섰다.
권순우의 2회전 상대는 왼손잡이인 도미니크 쾨퍼(62위, 독일)다. 쾨퍼는 1회전에서 라일리 오펠카(32위, 미국)를 3-0으로 이기고 올라왔다.
살아있는 전설 서리나 윌리엄스 발목 부상으로 기권패
살아있는 전설 서리나 윌리엄스(8위, 미국)가 알렉산드라 사스노비치(100위, 벨라루스)와의 여자 단식 1회전에서 발목 부상으로 기권하며 탈락했다. 윌리엄스는 이날 1세트 게임 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왼쪽 발목 부위를 다쳐 메디컬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치료를 받은 후 경기를 재개했으나 게임 스코어 3-3이 된 상황에서 기권하고 말았다. 윌리엄스는 경기 시작 전부터 오른쪽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고 나오는 등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윔블던에 1998년부터 출전한 윌리엄스가 이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윌리엄스가 메이저 대회 1회전에서 패한 것은 2012년 프랑스 오픈 이후 약 9년 만이다.
윌리엄스는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3차례 우승, 마거릿 코트(은퇴, 호주)의 24회 우승 기록에 1승 차이로 따라붙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만 따지면 윌리엄스의 23회 우승이 이미 최다 기록이다. 그다음은 슈테피 그라프(은퇴, 독일)의 22회, 코트는 1968년 이후로는 11번 우승 기록이 있다.
윌리엄스는 2017년 딸을 낳은 뒤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 소식이 없다. 출산 이후 2018년과 2019년 윔블던에서 연달아 준우승한 윌리엄스는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이 대회에서 우승 가능성이 가장 컸다. 그러나 예상 밖의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24회 우승 기록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윌리엄스는 이날 기권을 선언한 뒤 센터 코트의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센터 코트의 관중들은 윌리엄스가 작별 인사를 하자 진심 어린 기립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 모두는 9월에 40세 생일을 맞는 윌리엄스가 SW19(윔블던 테니스 센터 주소)에서의 경기가 그녀의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한편, 서리나의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는 미하엘라 부저르네스쿠(루마니아)를 2-1(7-5, 4-6, 6-3)로 물리치고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만 41세의 비너스는 2021 윔블던 챔피언쉽에 참가한 남녀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다. 비너스의 그랜드 슬램 대회 출전 횟수는 90회다. 22~23년 동안 4대 메이저 대회 개근 출전해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이 정도면 그랜드 슬램 공무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3 로저 페더러, 아드리안 만나리노에게 기권승
1981년 생으로 서리나 윌리엄스와 동갑나기인 로저 페더러(8위, 스위스)는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아드리앙 마나리노(41위, 프랑스)에게기권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라갔다. 마나리노는 4세트 경기 도중 서리나 윌리엄스가 미끄러진 곳과 비슷한 장소에서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부상을 회복하지 못한 마나리노는 5세트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주심에게 기권 의사를 밝혔다.
4세트까지 페더러-마나리노의 스코어는 2-2(6-4, 6-7, 3-6, 6-2)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이었다. 마나리노가 부상을 당하자 페더러는 가까이 다가가 걱정스런 말로 위로를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페더러는 2회잔에서 스기타 유이치(일본)를 3-1(7-6, 4-6, 6-2, 6-1)로 이기고 올라온 리샤르 가스케(56위, 프랑스)와 대결을 벌인다.
차세대 주자 다닐 메드베데프, 알렉산더 츠베레프, 2회전 진출
차세대 주자 가운데 선두 주자인 다닐 메드베데프(2위, 러시아)가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얀-레나르드 스트루프(독일)를 3-1(6-4, 6-1, 4-6, 7-6)로 이기고 2회전에 진출했다. 메드베데프는 1, 2세트를 6-4, 6-1로 따내면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하지만 스트루프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3세트를 6-4로 따낸 스트루프는 4세트에서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추격했지만 아쉽게도 3-7로 져 분루를 삼켰다.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인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 독일)도 탈론 그리에크스푸르(네덜란드)를 3-0(6-3, 6-4, 6-1)으로 완파하고 2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츠베레프는 198cm의 장신에서 내려꽂는 강서브를 퍼부으며 무려 20개의 에이스를 기록했다. 츠베레프는 첫 번째 서브 득점률(83%-61%)과 두 번째 서브 득점률(57%-45%), 리시브 포인트(40-23)에서도 그리에크스푸르를 압도했다. 츠베레프는 2회전에서 노르베르트 곰보스(슬로바키아)를 3-1(6-4, 6-7, 6-1, 6-3)로 이기고 올라온 테니스 산드그렌(미국)과 만난다.
차세대 주자는 메드베데프와 츠베레프 2명만 남았다. 2020 US 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 도미닉 팀(4위, 오스트리아)은 2021 프랑스 오픈 본선 1회전에서 파블로 안두하르(68위, 스페인)에게 3-2(4-6, 5-7, 6-3, 6-4, 6-4)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휴식과 몸 만들기를 위해 이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 그리스)는 1회전에서 프란시스 티아포(57위, 23세, 미국)에게 2시간 2분 만에 0-3(4-6, 4-6, 3-6)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2회전 진출이 좌절됐다.
한편, '코트의 악바리' 디에고 슈왈츠먼(10위, 아르헨티나)은 브누아 페르(프랑스)를 3-0(6-3, 6-4, 6-0)으로 제압하고 2회전에 올라갔다. 당초 이 경기는 전날 슈왈츠먼이 2-0(6-3, 6-4)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일몰로 연기됐다. 슈왈츠먼은 3세트에서 단 1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이보다 앞서 오후 7시 10번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12위, 캐나다)는 필립 콜슈라이버(독일)를 3-2(6-4, 4-6, 5-3, 5-7, 6-4)로 힘겹게 물리치고 2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 1위 애슐리 바티, 수아래스 2-1로 꺾고 2회전 진출
밤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1위 애슐리 바티(호주)가 카를라 수아레스 나바로(스페인)를 2-1(6-1, 6-7, 6-1)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바티는 1세트를 연습 경기를 하듯 6-1로 가볍게 따냈다. 끈기와 근성을 갖춘 수아레스는 2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7-1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바티는 3세트에서 난조에 빠져 잦은 실수를 범한 수아레스를 몰아붙여 6-1로 따내고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이보다 앞서 오후 7시 14번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1회전에서는 카롤리나 플리스코바(9위, 체코)가 타마라 지단섹(슬로베니아)을 2-0(7-5, 6-4)으로 물리치고 2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9시 6번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한국계 제시카 페굴라(미국)가 캐롤라인 가르시아(프랑스)를 2-0(6-3, 6-1)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올라갔다.
2021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는 클라라 타우손(덴마크)를 2-0(6-3, 6-2), 17세 소녀 코리 가우프(미국)는 프란체스카 존스(영국)을 2-0(7-5, 6-4)으로 격파하고 2회전에 진출했다.
6월 30일에는 남녀 단식 1회전 3일째 경기가 이어진다. 남자 단식 1회전 3일째 주요 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오후 7시 3번 코트에서는 남자 단식 1회전 마테오 베레티니(9위, 이탈리아)-기도 펠라(아르헨티나), 8시 15분 16번 코트에서는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12위, 스페인)-샘 퀘리(미국)의 경기가 열린다.
남자 단식 2회전 경기도 열린다. 6월 30일 오후 8시 40분 센터 코트에서는 우승 후보 0순위 '무결점 테니스'노박 조코비치(1위, 세르비아)-케빈 앤더슨(남아공)의 2회전 경기가 벌어진다. 밤 11시 45분 12번 코트에서는 디에고 슈왈츠먼-리암 브로디(영국)의 대결이 펼쳐진다. 7월 1일 오전 12시 15분 18번 코트에서는 안드레이 루블레프(7위, 러시아)-로이드 해리스(남아공), 12시 45분 15번 코트에서는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11위, 스페인)-미오미르 케크마노비치(세르비아), 1시 17번 코트에서는 데니스 샤포발로프(12위, 캐나다)-파블로 안두하르(스페인), 1시 40분 14번 코트에서는 한국의 기대주 권순우-도미니크 코퍼(독일)의 2회전 경기가 이어진다.
여자 단식 1회전 3일째 주요 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오후 7시 2번 코트에서는 비앙카 안드레스쿠(8위, 캐나다)-알리제 코르네(프랑스), 9시 1번 코트에서는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 우크라이나)-알리슨 반 우이트반크(벨기에), 벨린다 벤치치(10위, 스위스)-카야 유반(슬로베니아)의 경기가 벌어진다.
여자 단식 2회전 경기도 이어진다. 6월 30일 밤 11시 30분 센터 코트에서는 아리나 사바렌카(2위, 벨라루스)-케이티 볼터(영국)의 경기가 벌어진다. 7월 1일 12시 25분 16번 코트에서는 한국계 제시카 페굴라(28위, 미국)-루드밀라 삼소노바(러시아), 12시 40분 2번 코트에서는 이가 슈비온텍(8위, 폴란드)-베라 즈보나레바(러시아), 1시 2번 코트에서는 소피아 케닌(4위, 미국)-매디슨 브렝글(미국), 1시 45분 12번 코트에서는 한국계 크리스티 안(미국)-슬론 스티븐스(미국), 2시 15분 18번 코트에서는 카롤리나 플리스코바(9위, 체코)-테니스 여신 도나 베키치(크로아티아)의 2회전 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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