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 2-1 플리스코바 격파,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7월 10일 밤 9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1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3천501만6천 파운드, 약 549억7천만원)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애슐리 바티(1위, 호주)가 카롤리나 플리스코바(13위, 체코)를 2-1(6-3, 6-7, 6-3)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바티는 2019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되었다. 바티는 우승접시인 비너스 로즈워터 디쉬(Venus Rosewater Dish)와 함께 우승 상금 170만파운드(26억7,700만원)을 받았다.
플리스코바는 준우승 상패와 상금 90만파운드(14억1,700만원)를 받았다.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 플리스코바는 2016년 US 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준우승에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됐다. 바티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 6패로 열세다. 플리스코바는 2018년 US 오픈 16강에서 바티에게 이긴 이후 4연패를 기록 중이다.
바티는 옐레나 도키치 이후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에 올라 우승한 호주 여자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호주 선수가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한 것은 1980년 이본 굴라공 이후 41년 만이다. 또, 바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1968년 오픈 시대 이후 앤 존스, 마르티나 힝기스, 아멜리 모레스포에 이어 윔블던 주니어 우승과 시니어 우승을 차지한 네 번째 선수가 되었다. 바티는 2011 윔블던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바티는 만능 스포츠 우먼이기도 하다. 바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테니스 선수를 그만두고 호주에서 인기가 많은 크리켓 선수로 활동했다. 또, 2020년 9월에는 호주 지역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바티-플리스코바의 결승전이 열린 센터 코트에는 영국의 코비드19 제한 조치 해제로 약 1만 5천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을 비롯해서 왕년의 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빌리 진 킹도 이 경기를 직관했다. 관중석에는 유명 미국 배우 톰 크루즈와 함께 영국 여배우 헤일리 앳웰, 프랑스 여배우 폼 클리멘티프의 모습도 보였다.
1세트는 바티의 독무대였다. 바티는 플리스코바를 초반부터 강공으로 몰아붙였다. 플리스코바(186cm)는 바티(166cm)보다 20cm나 더 큰 장신의 잇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플리스코바의 난조를 틈타 바티는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4-0에 이어 5-1로 달아났다. 5-1 상황에서 플리스코바는 2게임을 연달아 따내면서 추격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바티는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1세트를 6-3으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 접어들자 장신 플리스코바의 강서브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스크로크의 위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플리스코바는 2세트 초반 게임 스코어 1-3으로 끌려갔지만, 첫 서브 성공률을 높이면서 과감하게 바티를 공략해 게임 스코어 5-5에 이어 6-6 타이브레이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플리스코바는 그 여세를 몰아 타이브레이크 게임을 7-4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에서는 1세트와 같은 상황이 그대로 되풀이됐다. 초반부터 강공을 펼친 바티는 상대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3-0으로 달아나 분위기를 주도했다.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어이없는 발리 실수로 브레이크를 헌납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터져나온 플리스코바의 범실은 그대로 패인으로 연결됐다. 반면에 바티에게는 결정적인 다운 더 라인이 두 개나 성공하는 행운이 찾아왔다. 결국 바티는 3세트를 6-3으로 따내고 1시간 55분 만에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2021 윔블던 여자 단식 여왕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플리스코바는 첫 서브 성공률(70%-62%)과 첫 서브 득점률(67%-65%), 리시브 포인트(34-33), 더블 폴트(5-7)에서는 오히려 바티에게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서브 득점률(44%-70%)과 서비스 포인트(44-55)에서 바티에게 압도당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바티는 서브 에이스(7-6), 공격 성공 횟수(30-27), 실책(29-32)에서도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여자 복식 결승전, 셰쑤웨이-엘리제 메르텐스 조 우승
바티-플리스코바의 경기에 이어 센터 코트에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셰쑤웨이(타이완)-엘리제 메르텐스(벨기에) 조가 엘레나 베스니나(러시아)-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라시아) 조에게 2-1(3-6, 7-5, 9-7)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셰-메르텐스 조는 우승컵과 함께 상금 48만파운드(7억6천만원), 베스니나-쿠데르메토바 조는 준우승패와 함께 상금 24만파운드(3억8천만원)을 받았다.
셰쑤웨이는 2013년과 2019년에 이어 윔블던 여자 복식에서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는 2014년 프랑스 오픈까지 모두 네 번째 메이저 복식 우승이다. 메르텐스는 2019년 US 오픈, 2021 호주 오픈에 이어 세 번째 메이저 대회 복식 우승이다. 두 선수가 한 조를 이뤄 메이저 대회 복식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우승으로 메르텐스는 복식 세계 랭킹 8위에서 1위, 셰쑤웨이는 5위에서 4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셰-메르텐스 조는 1세트를 3-6으로 잃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2세트 들어서 게임 스코어 3-5로 끌려갈 때만 해도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셰-메르텐스 조는 상대조를 5게임에 묶어두고 내리 4게임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에서도 접전이 이어졌다. 셰-메르텐스 조가 두 차례의 매치 포인트 위기를 넘기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결국 셰-메르텐스 조는 듀스 게임 끝에 3세트를 9-7로 따내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남자 복식 결승전, 마테 파비치-니콜라 메크티츠 조 우승
여자 복식 결승 경기에 이어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마테 파비치-니콜라 메크티츠(이상 크로아티아) 조가 마르셀 그라노예르스(스페인)-오라시오 세바요스(아르헨티나) 조를 3-1(6-4, 7-6, 2-6, 7-5)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파비치-메크티츠 조는 우승컵과 함께 상금 48만파운드(7억6천만원), 그라노예르스-세바요스 조는 준우승패와 함께 상금 24만파운드(3억8천만원)을 받았다.
파비치-메크티츠 조는 1세트를 6-4로 먼저 따내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부터는 그라노예르스-세바요스 조의 반격이 시작됐다.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6-7로 아쉽게 내준 그라노예르스-세바요스 조는 3세트를 6-2로 가져가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4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5-5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위기를 넘긴 파비치-메크티츠 조는 내리 2게임을 따내는 투혼을 발휘하며 4세트를 7-5로 이기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메크티츠와 파비치는 단일 국적팀으로 윔블던 남자 복식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크로아티아 선수가 되었다. 이들 전에는 고란 이바니세비치가 2001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고, 찬융잔(타이완)과 한 조를 이룬 이반 도디그가 2019 윔블던 혼합 복식에서 우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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