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고광(孤光)나무 '추억, 기품'

林 山 2021. 7. 12. 19:49

5월이나 6월경 큰 산을 오르다가 종종 매화를 닮은 순백색의 아름다운 꽃을 만난다. 바로 고광(孤光)나무 꽃이다. 고광나무의 하얀 꽃은 선명해서 멀리서도 눈에 확 띈다.  

 

고광나무(가평 명지산, 2011. 5. 29)

고광나무는 장미목 범의귀과 고광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하얀 꽃이 선명해서 멀리서도(孤, 멀 고) 빛(光, 빛 광)나는 나무라고 해서 고광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명은 필라델푸스 슈렌키 루프레흐트(Philadelphus schrenkii Rupr.)이다. 특이하게도 고광나무의 학명은 모두 사람 이름에서 유래했다. 속명 필라델푸스(Philadelphus)는 이집트의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Ptolemy II Philadelphus)를 기리기 위해 붙인 것이고, 종소명 슈렌키(schrenckii)도 슈렝크(Schrenck)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루프레흐트(Rupr)는 독일의 식물학자 프란츠 조셉 루프레흐트(Franz Josef Ruprecht)이다. 

 

고광나무(정선 함백산, 2022. 6. 11)

 고광나무의 영어명은 목 오렌지(mock orange), 중국명은 샨메이화(山梅花), 일어명은 죠센바이카우츠기(チョウセンバイカウツギ, 朝鮮梅花空木)이다. 고광나무는 흰꽃이 매화를 닮았다고 하여 산매화(山梅花), 어린잎을 데치면 오이 냄새가 난다고 해서 오이나무라도 한다. 또 오이순, 쇠영꽃나무라고도 한다. 꽃말은 '추억', '기품'이다.

 

고광나무(가평 화악산, 2015. 6. 21)

고광나무는 한국과 중국 동북 지방,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함경북도부터 백두대간의 산지에서 자란다. 경기도의 고산지대에도 분포한다. 

 

고광나무의 뿌리는 원뿌리와 곁뿌리가 있다. 줄기는 높이 2~4m까지 자란다. 가지는 2개로 갈라지고, 일년생 가지는 갈색으로 털이 다소 있으며, 2년지는 회색이고 껍질이 벗겨진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달걀꼴 점첨두에 넓은 예저이다. 잎에는 세로의 종맥이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뚜렷하지 않은 톱니가 있고, 표면은 녹색이며 털이 거의 없으나 뒷면은 연녹색으로서 맥 위에 잔털이 있다.

 

은 5~7월에 피며, 정생 또는 액생하는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꽃차례에는 잔털이 있고, 5~7개의 흰색 꽃이 달린다. 하지만 밑에서 피는 꽃은 액생한다. 꽃은 향기가 있다. 작은 꽃대는 꽃받침통과 더불어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은 안쪽 끝에 잔털이 있다. 꽃잎은 흰색이며 원형 또는 넓은 달걀꼴이다. 암술대는 깊게 갈라진다. 암술대와 밀선반까지 털이 나 있다. 열매는 삭과로서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열매 중앙 윗부분에 꽃받침이 달려 있고, 털이 떨어지는 것도 있다. 9월 말~10월 말에 결실한다.

 

고광나무는 큰 나무의 아래에 심으면 복층미가 있다. 꽃이 아름다워서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외국에서도 많이 심는다. 봄에 나는 새잎과 순은 나물로 먹는다. 향료, 밀원식물로도 이용한다. 얇은잎고광나무의 익지 않은 열매와 뿌리는 치질, 꽃은 신경계통 강장제 또는 이뇨제로 쓴다.

 

고광나무(가평 화악산, 2015. 6. 21)

고광나무의 유사종에는 털고광나무, 흰털고광나무, 애기고광나무, 얇은잎고광나무, 서울고광나무, 꼭지고광나무, 중국고광나무, 양덕고광나무, 섬고광나무 등이 있다. 

 

털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schrenckii var. jackii Koehne이다. 잎의 양면 특히 맥계에 털이 있다. 일년생 가지는 밤색이며 백색털이 있고 껍질이 벗겨지지 않는다. 씨방과 암술머리에 털이 많다. 흰털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schrenkii var. lasiogynus (Nakai) W.T.Lee이다. 경기 광릉과 경남에 분포한다. 나무껍질은 회백색이다. 2년지는 나무껍질은 벗겨지고, 새가지에는 옆으로 퍼지는 털이 있으며 홍갈색을 띤다. 애기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pekinensis Rupr.이다. 일년생 가지에 잔털이 약간 있거나 없으며, 2년생은 밤색이고 벗겨진다. 얇은잎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tenuifolius Rupr. & Maxim.이다. 일년생 가지에 단복모가 있으며, 2년지는 회갈색 또는 갈색이고 벗겨진다.

 

서울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seoulensis Y.H.Chung & H.C.Shin이다. 서울 지역에 분포한다. 1년생 가지는 진한 갈색으로 가늘고 연한 하얀색 털이 많거나 적으며, 2년생 가지는 표피가 띠처럼 얇게 벗겨져 매끈하며 회색으로 된다. 꼭지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schrenkii var. mandshuricus (Maxim.) Kitag.이다. 나무껍질은 회색이다. 일년생 가지에는 털이 다소 있고, 이년지는 나무껍질이 벗겨진다. 중국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incanus Koehne이다. 1957년 미국 보스톤에서 들여왔다. 꽃이 늦게 피는 종이다. 어린 화지는 털이 그리 없으나 일년생 가지는 털이 밀생하며, 늙은 가지는 갈색이고 껍질이 벗겨진다. 양덕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koreanus Nakai이다. 평남 양덕에 분포한다. 2년지의 나무껍질이 벗겨지지 않는다. 섬고광나무의 학명은 Philadelphus scaber Nakai이다. 전남 진도, 경북 가야산에 난다. 잎은 달걀모양이고 거칠며, 가장자리에 부채모양 톱니가 있고, 뒷면에 센털이 밀생한다.

 

2021. 7. 12. 林 山. 2022.10.12. 최종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