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왜현호색(倭玄胡索)

林 山 2021. 9. 17. 16:53

야생화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은 언뜻 봐도 왜현호색(倭玄胡索)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왜현호색은 식물체의 크기도 작고, 잎도 작기 때문이다. 또, 전체적으로 가녀린 느낌을 준다. 그래서 왜현호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왜현호색(통영 미륵산, 2008. 3. 30)

왜현호색은 양귀비목 현호색과 현호색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코리달리스 암비구아 샤미소 & 슐레흐텐달(Corydalis ambigua Cham. & Schleht.)이다. 영어명은 스몰 코리달리스(Small corydalis), 일어명은 에조엔고사쿠(エゾエンゴサク), 중국명은 둥베이옌후수어(东北延胡索)이다. 왜현호색을 산현호색(山玄胡索)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보물주머니', '희소식'이다. 

 

왜현호색은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러시아 극동부 지방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충북 이북의 산지에서 자생한다. 산지의 관목림 또는 활엽수림 밑에서 자란다.

 

왜현호색(남양주 천마산, 2010. 4. 4)

왜현호색의 뿌리는 땅속에 지름 1~1.5cm의 둥근 덩이줄기가 있다. 덩이줄기는 속이 약간 누른빛이 돈다. 키는 10~30cm 정도이다. 덩이줄기에서 1개의 줄기가 나와 윗부분에 2개의 잎이 달린다. 잎이 달린 밑부분에 포같은 잎이 달리고, 그 곳에서 가지가 갈라지기도 한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엽병은 가늘며 2회 3출로 갈라진다. 소엽은 거꿀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3개로 갈라지고, 끝이 둔하거나 둥글다. 잎은 연하며 회남색이 도는 녹색이다.

 

꽃은 4~5월에 자줏빛이 도는 하늘색으로 핀다. 꽃잎은 한쪽으로 넓게 입술처럼 퍼진다. 원줄기 끝에서 3~10여 개의 꽃이 총상으로 달리고 한쪽 옆을 향한다. 포(苞)는 피침형 또는 난상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받침조각은 명확하지 않다. 꽃부리는 4개의 꽃잎으로 되었으며, 위판과 아래판의 끝은 오목하게 갈라져서 상순(上脣)과 하순(下脣)으로 벌어진다. 화통의 밑은 거(距)로 되었으며, 옆으로 곧게 뻗고 아래로 휘어진다. 수술은 6개로서 양체(兩體)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긴 타원상 선형이고, 10개 정도의 종자가 들어 있다. 종자는 흑색 윤채가 있는 갈색이다. 열매는 6월에 성숙된다.

 

왜현호색(남양주 예봉산, 2021. 4. 4)

왜현호색은  식물체가 앙증맞고 귀여우며 꽃이 예뻐서 정원원에 관상용으로 심으면 좋다. 분화 또는 분경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왜현호색은 현호색속 중에서 꽃이 가장 아름답다.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는 조경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왜현호색(남양주 천마산, 2016. 4. 10)

현호색과 동속(同屬) 근연식물(近緣植物)의 덩이뿌리를 본초명 현호색(玄胡索)이라고 한다. 5~6월에 경엽(莖葉)이 말라 죽은 후에 덩이줄기를 채취한다. 덩이줄기에 들어 있는 코리달린(corydaline), 푸마린(fumarine)은 정혈(淨血), 진통(鎭痛), 진경(鎭痙) 작용이 있다. 현호색은 모르핀에 견줄 정도로 강력한 진통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왜현호색(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현호색은 본초학에서 활혈거어약(活血祛瘀藥)으로 분류된다. 활혈산어(活血散瘀), 이기지통(理氣止痛)의 효능이 있어 흉협완복동통(胸脇脘腹疼痛), 경폐통경(經閉痛經), 산후어조(産後瘀阻), 타박상, 요슬통(腰膝痛)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환제(丸劑)나 산제(散劑)로 하여 사용한다.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한약재 가운데 하나다.

 

가는잎왜현호색(충주 계명산, 2006. 3. 26)

왜현호색의 유사종에는 가는잎왜현호색, 흰왜현호색(Corydalis ambigua f. lacticolora Y.N.Lee) 등이 있다. 가는잎왜현호색의 잎은 마지막 열편이 선형으로 된 것이다. 가는잎왜현호색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다. 흰왜현호색은 흰색 꽃이 피는 왜현호색이다. 

 

2021. 9. 17. 林 山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남성(天南星)  (0) 2021.09.23
점현호색(點玄胡索)  (0) 2021.09.18
조선현호색(朝鮮玄胡索)  (0) 2021.09.17
메꽃 '서서히 깊숙이 들어가다'  (1) 2021.09.16
기린초(麒麟草)  (0) 202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