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조선현호색(朝鮮玄胡索)

林 山 2021. 9. 17. 12:35

현호색속(玄胡索)은 유사종이 많아 이름을 혼동하기 쉬운 식물 가운데 하나다. 현호색은 잎 모양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둥글넓적한 잎에 흰 점이 많이 찍혀 있으면 점현호색(玄胡索), 잎에 빗살무늬가 선명하면 빗살현호색, 꽃 바로 아래 잎이 갈퀴처럼 생겼으면 갈퀴현호색이다. 들판에서 만나면 들현호색, 잎이 대나무 잎처럼 가늘고 길쭉하면 댓잎현호색, 잎이 코스모스처럼 잘게 갈라지면 애기현호색, 잎이 세 개로 갈라지면 왜현호색(倭玄胡索)이다. 잎이 1~2회 3출엽이고 작은 잎 윗부분이 결각상으로 깊게 갈라지면 현호색(玄胡索)이다.      

 

조선현호색(충주 천등산, 2006. 4. 23)

현호색(玄胡索)에서 ‘현(玄)’은 '검다'는 뜻이다. 알뿌리가 거무튀튀해서 붙인 것이다. ‘호(胡)’는 '북방 민족'이라는 뜻이다. 호(胡)는 친(秦), 한(漢) 시대에 북방 민족인 숑누(匈奴)를 일컫던 말이다. 이 꽃이 중국 북쪽 지방에서 많이 나서 붙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색(索)’은 '꼬다'는 뜻이다. 새싹이 돋아날 때 매듭이 생겨서 붙여졌다. 

 

현호색의 원래 이름은 연호색(延胡索)이었다. 그런데, '연(延)'은 송대(宋代) 쩬종(眞宗)의 휘(諱)와 같아서 '현(玄)'을 '연(延)'으로 바꾼 것이다. 현호색의 색깔이 오묘한 빛을 띠고 있어서 '현(玄)'을 붙였다는 설이 있다. 

 

조선현호색은 양귀비목 현호색과 현호색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코리달리스 투르차니노비 베서(Corydalis turtschaninovii Besser)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코리달리스(Koreancorydalis), 일본명은 조센엔고사쿠(チョウセンエンゴサク, ちょうせんえんごさく, 朝鮮延胡索), 중국명은 치반옌후수어(齿瓣延胡索 )이다. 꽃말은 '비밀', '보물주머니'이다. 

 

조선현호색은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동북부, 러시아 극동 지역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산기슭의 습기가 있는 곳에 자생한다

 

조선현호색(성남 불곡산, 2013. 5. 10)

조선현호색은 땅속줄기 끝에 둥근 덩이줄기가 달리며, 속은 노란색이다. 키는 20cm 정도이다. 줄기잎은 2장이 어긋나며, 잎은 3장의 작은 잎으로 된다. 작은 잎은 원형 또는 넓은 타원형으로 전체가 불규칙하게 깊게 갈라진다. 

 

꽃은 3~5월 진달래꽃이 피기 전에 파란색에서 붉은 자주색으로 다양하게 피며, 6~16개가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꽃송이 밑에 있는 포의 끝이 가늘게 찢어진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선형이고, 씨는 1줄로 배열한다. 

 

현호색과 조선현호색은 혼동되어 왔던 분류군으로 동일종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호색의 줄기는 엽병과 Y자형을 이루고, 괴경의 내부는 흰색이며, 잎은 2회 3출하는 특징이 있다. 조선현호색은 줄기가 직립하고 괴경 내부가 노란색이며, 잎이 3출엽이다.

 

2021. 9. 17.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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