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우산나물

林 山 2021. 10. 27. 15:52

삿갓나물, 요강나물, 젓가락나물, 별꽃, 초롱꽃 등 사물의 이름을 식물에 붙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산나물도 그 가운데 하나다. 우산나물의 방사상 잎을 보면 마치 찢어진 우산을 활짝 펼쳐 놓은 것 같다.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아 우산나물은 식용이 가능한 식물임을 알 수 있다. 

 

우산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우산나물은 초롱꽃목 국화과 우산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시네일레시스 팔마타 (툰베리) 막시모비치[Syneilesis palmata (Thunb.) Maxim.]이다. 영어명은 팰메이트-슈레드 엄브렐러 플랜트(Palmate-shred umbrella plant), 일어명은 야부레가사(ヤブレガサ, 破れ傘)이다. 중국명은 투얼산(兔儿伞)인데, 토끼 새끼가 쓰는 우산이라는 뜻이다. 꽃말은 '편히 쉬세요'이다. 비가 오거나 햇빛이 쨍쨍 내려쬘 때 우산을 받쳐 시원하게 해줄 테니 편히 쉬라는 의미다. 

 

우산나물은 새순이 올라와 잎이 채 벌어지기 전의 모습이 펼친 우산을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또, 새순의 잎이 삿갓을 닮아서 삿갓나물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삿갓나물(Paris verticillata M.Bieb.)은 우산나물과 전혀 다른 식물이다. 우산나물을 산파초(傘把草), 칠성마(七星痲), 토아산(兎兒傘), 섬우산나물이라고도 한다.  

 

우산나물은 한반도를 비롯해서 일본과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의 야산에서부터 해발 1.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까지 수림 밑의 반그늘진 습한 곳에 군락을 이루며 자생한다.

 

우산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우산나물의 뿌리는 지하부의 짧은 근경이 옆으로 뻗는다. 줄기의 키는 70~120cm 정도이다. 줄기는 털이 있으나 없어지며 분백이 돌고 가지가 없다. 줄기에는 2개 간혹 3개의 잎이 달린다. 첫째 잎은 둥글고 7~9개 장상으로 깊게 갈라진다. 열편은 흔히 2회 2개씩 갈라지며, 호열편은 끝이 뾰족하고 털이 있으나 없어진다. 잎 뒷면은 흰빛이 돌고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둘째 잎은 작으며 엽병도 짧고 열편이 5개 정도이다.

 

꽃은 6~9월에 원뿔모양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화경은 털이 있으며, 포는 피침형이다. 총포는 원통형이고 포편은 5개이다. 낱꽃은 7~13개이며, 꽃부리는 끝이 5개로 갈라진다. 화관은 분홍빛을 띠는 흰색이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원통형이며 양끝이 좁고, 관모는 오백색(汚白色)이다.

 

우산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23)

우산나물은 잎이 특이해서 관상가치가 높다.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얕은 분재 화분에 심어 초물분재로 감상하면 좋다. 다양한 장소의 지피식물은 물론 암석원 등에 심어도 잘 어울린다. 

 

우산나물은 4~5월경에 어린싹을 뜯어서 나물로 먹는다. 우산나뭃은 옛날부터 즐겨 먹던 향기로운 산나물의 하나다. 우산나물의 맛과 향기는 참나물과 비슷하다. 봄에 어린순을 삶아 나물로 먹거나 생으로 먹는다.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하고,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샐러드, 튀김, 숙채, 볶음 등으로도 먹는다.

 

우산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23)

우산나물과 애기우산나물의 뿌리 또는 전초(全草)를  토아산(兔兒傘)이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토아산은 활혈해독(活血解毒), 거풍제습(祛風除濕), 소종지통(消腫止痛)의 효능이 있어 풍습마비(風濕痲痺), 관절동통(關節疼痛), 옹저창종(癰疽瘡腫),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며, 술을 담가서 쓰기도 한다.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우산나물의 유사종에는 애기우산나물(Shredded umbrella plant), 대청우산나물 등이 있다. 애기우산나물[Syneilesis aconitifolia (Bunge) Maxim]은  우산나물에 비해 잎이 깊게 갈라졌으며, 갈라진 조각의 수도 많다. 잎과 꽃이 다소 작고, 두상화가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대청우산나물(Syneilesis palmata var. subconcolor Nakai)은 잎의 뒷면에 흰빛이 돌지 않는다. 

 

2021. 10. 27.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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