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산딸기

林 山 2021. 11. 4. 15:46

2021년 5월 말경 월악산을 찾았다. 만수골에서 용암봉을 오르다가 산딸기 꽃을 만났다. 산딸기 꽃은 흰색이어서 다른 종류의 산딸기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산딸기는 하나의 독립된 종명이기도 하고, 야생으로 자라는 딸기들의 총칭이기도 하다.

 

산딸기류는 산딸기를 비롯해서 줄딸기, 멍석딸기, 멍덕딸기, 곰딸기(붉은가시딸기), 복분자딸기, 가시복분자딸기, 수리딸기, 오엽딸기, 서양오엽딸기, 장딸기, 거문딸기, 겨울딸기, 함경딸기, 가새함경딸기, 가시딸기, 섬딸기, 거지딸기, 검은딸기, 단풍딸기 등 그 종류도 많다. 산딸기에도 섬산딸기(섬나무딸기)긴잎산딸기가 있다. 이 정도면 대가족이라고 할 만하다.    

 

산딸기(월악산 용암봉, 2021. 5. 23)

산딸기는 장미목 장미과 산딸기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루부스 크레이티지폴리우스 분게(Rubus crataegifolius Bunge)이다. 속명인 루부스(Rubus)는 라틴어 ruber에서 유래했으며, 붉은색(red)을 의미한다. 영어명은 와일드 스트로베리(Wild Strawberry) 또는 호손리프 래즈베리(Hawthornleaf Raspberry)이다. 일어명은 구마이치고(クマイチゴ, くまいちご, 熊苺), 중국명은 뉴디에뚜(牛叠肚)이다. 산딸기를 참딸, 흰딸, 함박딸, 봉류(蓬虆), 현구자(懸鉤子), 긴나무딸기라고도 한다. 꽃말은 '애정', '질투'이다. 

 

산딸기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러시아 극동지역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산야의 양지바른 곳에서 쑥, 차풀, 닭의장풀, 달맞이꽃, 억새, 싸리 등과 함께 자란다. 특히 화전(火田)을 일구었던 곳이나 황폐한 곳에 잘 나타난다.  

 

산딸기는 뿌리에서 싹이 나오므로 군락을 형성한다. 줄기의 길이는 2m까지 자란다. 줄기는 적갈색이고, 어릴 때는 털이 있다. 줄기 윗부분에서 긴 가지가 나오며 갈퀴 같은 가시 산생한다. 잎은 손바닥모양으로 3~5개로 갈라진다. 열편은 달걀꼴로, 예두 또는 점첨두이며, 이중거치가 있다. 잎자루에는 갈퀴 같은 가시가 있다.

 

꽃은 6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의 지름은 2cm 정도이고, 양성꽃이다. 꽃차례는 산방상이거나 단립 또는 2개씩 달리는 것도 있다. 꽃받침조각은 피침형이며, 안쪽에 털이 있다. 꽃잎은 타원형이다. 열매는 핵과가 모인 복과이고, 붉은색으로 익는다. 종자는 7~8월에 성숙한다.

 

산딸기(월악산 용암봉, 2021. 5. 23)

산딸기는 밀원식물로 이용된다. 열매는 맛이 새콤달콤 감미로와서 생과일로 먹는다. 열매를 가지고 주스 등 음료를 만들어 먹거나 설탕과 함께 졸여서 잼으로 먹기도 한다. 산딸기로 파이를 만들기도 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산딸기, 복분자딸기의 미성숙위과(未成熟僞果)를 복분자(覆盆子), 뿌리를 복분자근(覆盆子根), 줄기와 잎을 복분자엽(覆盆子葉)이라 하며 약용한다고 나와 있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화동복분자(華東覆盆子, Rubus chingii HU)의 과실을 녹색에서 녹황색으로 변할 때 채취해서 끓는 물에 2~4분 정도 익힌 다음 햇볕에 말린 것을 복분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본초학에서 복분자는 수삽약(收澀藥) 중 삽정축뇨지대약(澁精縮尿止帶藥)으로 분류된다. 익신(益腎), 고정(固精), 축뇨(縮尿)의 효능이 있어 신허유뇨(腎虛遺尿), 소변빈삭(小便頻數), 양위조설(陽 위早泄), 유정활정(遺精滑精) 등을 치료한다. 복분자근은 활혈지혈(活血止血)의 효능이 있어 노상토혈(勞傷吐血), 비출혈(鼻出血), 월경불순,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복분자엽은 명목(明目), 지루(止淚), 습기수렴(濕氣收斂)의 효능이 있어 목검적란(目瞼赤爛), 다루(多淚), 치통(齒痛), 겸창(膁瘡) 등을 치료한다. 복분자 외에 복분자근이나 복분자엽은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동의보감' <탕액편 : 과실>에는 복분자(覆盆子, 나무딸기)에 대해 '성질은 평(平)하며(약간 열하다[微熱]고도 한다) 맛은 달고[甘] 시며[酸] 독이 없다.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하고 정(精)이 고갈된 것과 여자가 임신되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남자의 음위증(陰쌇證)을 낫게 하고 간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기운을 도와 몸을 가쁜하게 하며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게 한다. ○ 음력 5월에 따는데 어느 곳에나 다 있다. 절반쯤 익은 것을 따서 볕에 말린다. 그것을 쓸 때에는 껍질과 꼭지를 버리고 술에 쪄서 쓴다. ○ 신정(腎精)을 보충해 주고 오줌이 잦은 것을 멎게 한다. 그러므로 요강을 엎어 버렸다고 하여 엎을 ‘복(覆)’자와 동이 ‘분(盆)’자를 따서 복분자라고 하였다[본초].'고 기록되어 있다. 

 

봉류(蓬虆, 멍덕딸기)에 대해서는 '성질과 효능은 복분자와 같다. ○ 멍덕딸기는 복분자가 아니고 딸기의 다른 종류이다. ○ 덩굴로 된 것이 멍덕딸기이고 나무로 된 것은 복분자이다. 이것들에서 다 열매를 딴다. 복분자는 빨리 익고 작으며, 멍덕딸기는 늦게 익고 크다. 그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나 좀 다른데 한 가지 종류는 아니다[본초]. ○ 오줌이 잦은 것을 덜며[俱] 흰 머리칼을 검어지게 한다[일용].'고 나와 있다.  

 

  산딸기(월악산 용암봉, 2021. 5. 23)

산딸기의 유사종에는 섬나무딸기(Ulleungdo raspberry), 긴잎산딸기 등이 있다. 섬나무딸기(Rubus takesimensis Nakai)를 섬산딸기라고도 한다. 울릉도, 오동도의 바닷가 산기슭에서 자란다. 원줄기는 길이 4m이고 가시가 없다. 흰색 꽃이 핀다. 꽃의 지름은 2~3cm이다. 엽병과 잎 뒷면 주맥에는 갈퀴같은 가시가 없다. 산딸기보다 키가 더 크고, 꽃이 대형이다. 긴잎산딸기(Rubus crataegifolius var. subcuneatus)는 경남 거제도에 분포한다. 키는 2m까지 자란다. 흰색 꽃이 핀다. 잎은 긴 타원형이고 얕게 갈라진다. 

 

2021. 11. 4.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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