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바위취 '절실한 사랑'

林 山 2021. 11. 7. 01:00

꽃이 피어나는 모습이 특이해서 눈길을 끄는 야생화들이 있다. 바위취 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위쪽 작은 꽃잎 3장은 연한 홍색 바탕에 짙은 홍색 반점이 있고, 아래쪽 2장의 긴 열편은 순백색으로 피어나는 모습이 앙증맞으면서도 깜찍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잎에도 특이한 무늬가 있다. 

 

바위취(충주시 연수동, 2020. 5. 27)

바위취는 장미목 범의귀과 범의귀속의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삭시프라가 스톨로니페라 미어버그(Saxifraga stolonifera Meerb.)이다. 영어명은 크리핑 색서프리지(Creeping saxifrage) 또는 스톤브레이크(Stone-break), 스트로베리 저레이니엄(stawberry geranium)이다. 일어명은 시베리야이우부키(シべリヤイウブキ)이다. 중국명은 후얼차오(虎耳草) 또는 싀허예(石荷叶)이다. 바위취를 범의귀, 겨우사리범의귀, 호이초(虎耳草), 왜호이초(矮虎耳草), 등이초(橙耳草), 석하엽(石荷葉), 불이초(佛耳草)라고도 한다. 꽃말은 '절실한 사랑', '바위에 새겨진 글자'이다. 

 

바위취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중부 이남에 야생한다. 높은 산간(山間) 지대의 음습한 곳에서 자란다. 남쪽 지방에서는 습한 바위틈에서 잘 자란다.

 

바위취(충주시 연수동, 2020. 5. 27)

바위취는 짧은 근경에서 잎이 모여나기한다. 키는 약 60cm까지 자란다. 줄기 전체에 적갈색 긴 털이 밀포된다. 잎이 없는 기는줄기 끝에서 새싹을 형성하여 번식한다. 잎은 콩팥모양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치아상의 얕은 결각이 있다. 잎 표면은 녹색이지만 연한 색의 무늬가 있으며 뒷면은 자줏빛이 도는 적색이다. 

 

꽃은 5월경 원뿔모양꽃차례에 흰색으로 핀다. 꽃대는 곧게 서고, 꽃에는 짧은 홍자색의 샘털이 있다. 꽃받침은 깊게 5개로 갈라진다. 5개의 꽃잎 중 위의 3개는 길이 3mm정도이고 연한 홍색 바탕에 짙은 홍색 반점이 있다. 아래쪽 2개의 열편은 백색이고 길이 10~20mm로서 반점이 없으며 대형으로 댓잎피침형이다.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2개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난상 원형이고 2개로 얕게 갈라진다. 종자는 달걀모양이고 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다.

 

바위취(충주시 연수동, 2020. 5. 27)

바위취는 꽃이 특이하고 예뻐서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어도 좋다. 바위취의 어린순은 쌈채소나 나물로 먹는다. 6~7월에 어린순을 따서 쌈을 싸 먹기도 하고,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나물무침을 위해 데칠 때에는 살짝 데치고, 양념과 함께 무칠 때에도 식감을 위해 너무 세게 버무리지 않는 것이 좋다. 바위취 나물은 몸안의 독소를 제거하고, 붓기를 빼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 지방에서는 예로부터 술로 담가 먹었다.  

 

바위취(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2006. 6. 18)

바위취의 전초(全草)를 호이초(虎耳草)라고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거풍청열(祛風淸熱), 양혈해독(凉血解毒)의 효능이 있어 풍진(風疹), 습진(濕疹), 중이염, 단독(丹毒), 해수토혈(咳嗽吐血), 폐옹(肺癰, 폐농양), 붕루(崩漏), 치질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바위취(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바위취(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바위취의 유사종에는 참바위취, 톱바위취, 씨눈바위취(Drooping Saxifrage), 구실바위취(팔판호이초), 백두산바위취(Baekdusan lanciniate rockfoil), 흰바위취, 범의귀, 구름범의귀(Laciniate rockfoil) 등이 있다.

 

바위취(경기도 광주 남한산, 2006. 6. 25)

참바위취(Saxifraga oblongifolia Nakai)는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키는 30cm 정도이다. 잎을 나물로 먹는다. 바위떡풀과 비슷하나 잎이 심장형이다. 톱바위취(Saxifraga punctata L.)의 키는 약 50㎝이다. 잎 끝에 톱니가 나 있다. 씨눈바위취(Saxifraga cernua L.)는 고산지대의 축축한 바위에 자라며, 키는 7~17㎝이다. 뿌리줄기에 구슬눈이 있다. 구실바위취(Saxifraga octopetala Nakai)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충북 이북의 깊은 산속 응달진 바위틈에서 자란다. 키는 25㎝이다. 백두산바위취[Saxifraga laciniata var. takedana (Nakai) H. Hara]는 백두산에 분포한다. 키는 25㎝ 정도이다. 옆으로 뻗는 기는줄기가 있다. 7~8월에 약 1㎝쯤 되는 흰색 꽃이 핀다.

 

흰바위취[Saxifraga manshuriensis (Engl.) Kom.]는 한반도 북부의 깊은 산 습지에서 자란다. 키는 40㎝ 정도이다. 꼬불꼬불한 털이 있다. 잎 가장자리에 있는 큰 치아모양톱니가 지리산바위떡풀과 비슷하다. 범의귀(Saxifraga furumii Nakai)는 북부지방의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키는 20cm 정도이다. 꽃밥은 붉은 빛이 돈다. 구름범의귀(Saxifraga laciniata Nakai & Takeda)는 평안도 및 함경도 등 북부지방의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기는줄기가 없다. 줄기 전체에 샘털이 있다.

 

2021. 111. 7. 林 山. 2022.11.30.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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