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지느러미엉겅퀴

林 山 2022. 1. 24. 14:16

엉겅퀴속 식물은 종류가 꽤나 많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엉겅퀴만 해도 20여 종 이상이나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엉겅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 가운데 지느러미멍겅퀴도 엉겅퀴속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느러미엉겅퀴는 엉겅퀴속이 아니라 별도로 지느러미엉겅퀴속으로 분류가 되어 있다.

 

지느러미엉겅퀴는 이름도 특이하다. 왜 지느러미엉겅퀴라고 했을까? 지느러미엉겅퀴의 줄기에는 물고기의 등지느러미처럼 물결치는 듯한 모양의 날개가 달려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날개에는 톱니가 많이 나 있다.   

 

지느러미엉겅퀴는 초롱꽃목 국화과 지느러미엉겅퀴속의 두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카르두스 크리스푸스 린네(Carduus crispus L.)이다. 영어명은 웰티드 씨슬(Welted thistle), 중국명은 쓰마오페이롄(丝毛飞廉), 일어명은 히레아자미(ヒレアザミ, ひれあざみ, 鰭薊)이다. 지느러미엉겅퀴를 뇌공채(雷公菜), 목화(木禾), 엉거시라고도 한다. 꽃말은 '고독한 사랑'이다. 

 

지느러미엉겅퀴는 유럽과 서아시아가 원산지이다. 한반도를 비롯해서 유럽, 북아메리카, 러시아 시베리아, 코카서스, 동아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외래종으로 전국 각지에 야생한다. 산이나 들 또는 도로변, 폐허지에서 자란다. 

 

지느러미엉겅퀴(영월 달운골, 2007. 5. 20)

지느러미엉겅퀴의 키는 70~100cm 정도이다. 원줄기는 곧게 서며 모서리가 있고 날개가 달린다. 날개 가장자리에는 가시로 끝나는 치아모양 톱니가 있다. 근생엽은 꽃이 필 때 없어지고 긴 타원상 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잎 밑부분은 점차 좁아지며 길이 30~40cm로서 가장자리에 가시가 있다. 잎 뒷면 맥 위에는 털이 있다. 중앙부의 잎은 어긋나기하며 긴 타원상 피침형에 둔두 또는 예두이다. 잎 밑부분은 줄기의 날개와 합쳐진다. 잎 길이는 5~20cm로서 우상으로 깊게 또는 얕게 갈라진다. 열편은 둔두로서 가시로 끝나고, 뒷면에 거미줄 같은 백색 털이 있다.

 

꽃은 6~8월에 피며, 지름 17~27mm 정도이다. 총포는 종형이며 길이 20mm, 지름 17~27mm이다. 포편은 7~8줄로 배열된다. 외편은 점차 짧아지고 중편과 더불어 선상 피침형으로서 뾰족한 끝이 가시로 되어 퍼지거나 뒤로 젖혀진다. 꽃부리는 자주색 또는 백색이며, 길이는 15~16mm이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길이 3mm, 지름 1.5mm이다. 관모(冠毛)는 견사(絹絲)모양이고 밑이 동합하며 길이는 15mm이다.

 

지느러미엉겅퀴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껍질을 벗긴 줄기의 연한 부분을 생으로 먹기도 한다. 연한 잎은 국을 끓여 먹는다.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하고 튀김으로도 먹는다. 줄기는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거나 장아찌로 먹는다. 약술을 담그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줄기와 잎, 뿌리를 이뇨제, 지혈제, 해열제로 쓰며, 관절염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지느러미엉겅퀴의 전초(全草) 또는 뿌리(根)를 비렴(飛廉)이라고 한다. 비렴은 '동의보감'이나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수재되어 있지 않다. 비렴은 거풍청열(祛風淸熱), 이습(利濕), 양혈산어(凉血散瘀)의 효능이 있어 풍열(風熱)에 의한 감기, 두풍(頭風)으로 인한 현기증, 풍열에 의한 비통(痺痛), 피부자양(皮膚刺痒), 요로감염(尿路感染), 유미뇨, 뇨혈(尿血), 대하(帶下), 타박으로 인한 어종(瘀腫), 정창종독(疔瘡腫毒), 화상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비렴을 거의 시용하지 않는다. 

 

지느러미엉겅퀴 유사종에는 흰지느러미엉겅퀴, 사향엉겅퀴(musk-thistle, 큰지느러미엉겅퀴) 등이 있다. 흰지느러미엉겅퀴[Carduus crispus f. albus (Makino) Hara]는 유럽이 원산지이다. 서울 근교에 분포한다. 흰색 꽃이 핀다. 사향엉겅퀴(Carduus nutans L.)는 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원줄기는 높이 100~200cm 정도로 크며, 가지가 갈라진다.

 

2022. 1. 24.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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