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뻐꾹채

林 山 2022. 1. 24. 16:44

예전에는 흔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만나기 어려운 야생화들이 늘어가고 있다. 뻐꾹채도 전에는 종종 눈에 띄었지만 어느 샌가 보기 힘든 야생화가 되고 말았다. 뻐꾹채의 개체수 감소는 아마도 환경 오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 

 

뻐꾹채는 잎과 꽃이 엉겅퀴와 비슷하다. 하지만 가시가 없고 꽃이 더 크다. 그리고, 잎의 앞면과 뒷면, 줄기 등 전체에 흰털이 뒤집어 씌우듯 나 있어서 쉽게 구별된다. 

 

뻐꾹채(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뻐꾹채는 총포잎이 겹쳐진 모습이 마치 뻐꾸기의 앞가슴 깃털을 닮은 채(나물) 같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꽃봉오리에 붙은 비늘잎이 뻐꾸기 가슴 털 색깔처럼 보인다고 해서 뻐꾹채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또, 뻐꾸기가 울면 그 소리를 듣고 꽃이 핀다고 해서 뻐꾹채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뻐꾹채(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뻐꾹채는 초롱꽃목 국화과 뻐꾹채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라폰티쿰 우니플로룸 (린네) 드 캉돌[Rhaponticum uniflorum (L.) DC.]이다. 영어명은 유니플라워 스위센토리(Uniflower swisscentaury)이다. 일어명은 오오바나아자미(オオバナアザミ, 大花薊) 또는 아오모리아자미(アオモリアザミ, 青森薊)이다. 중국명은 러우루(漏芦)이고, 이명에는 예란(野兰), 쟈하오(荚蒿), 구이여우마(鬼油麻) 등이 있다. 뻐꾹채를 뻑꾹채, 뻑꾹나물, 대화계, 멍구지라고도 한다. 꽃말은 '봄 나그네'이다. 

 

뻐꾹채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중국 등 아시아이다.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러시아,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중부 이북지방 산과 들의 양지바르고 건조한 곳에 분포한다. 전 세계적으로 뻐꾹채속 식물은 아시아와 유럽에 약 17종이 분포하지만, 한반도에는 뻐꾹채 한 종만 있다.    

 

뻐꾹채(영월 한오봉 달운골, 2007. 5. 20) 

뻐꾹채는  땅속으로 굵은 뿌리가 깊게 뻗어 내려간다. 키는 30~70cm 정도이다. 줄기는 백색 털로 덮여 있으며 가지가 없고 곧게 자란다. 원줄기는 화경상(花莖狀)으로서 줄이 있다. 근생엽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고, 밑부분의 잎은 도피침상 타원형 또는 피침상 긴 타원형이며, 끝이 둔하고 밑부분이 좁으며, 우상으로 완전히 갈라진다. 잎 길이는 15~50cm이다. 열편은 6~8쌍으로서 서로 떨어져 있고 긴 타원형이며 둔두이다. 백색 털이 밀생하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거나 결각상이다. 줄기잎은 어긋나기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점차 작아진다.

 

꽃은 6~8월에 피며, 지름은 6~9cm이다. 원줄기 끝에 한 개씩 곧추 달린다. 총포는 반구형이며 길이 3cm, 폭 5cm이다. 포편은 6줄로 배열되며, 외편과 중편은 주걱모양으로서 윗부분이 넓고 뒷면에 털이 약간 있으며 밑부분에 털이 많다. 내편은 피침상 선형으로서 끝이 약간 넓다. 꽃부리는 길이 3cm이며, 판통의 좁은 부분이 다른 부분보다 짧고 홍자색이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긴 타원형으로서 길이 5mm, 직경 2mm이다. 관모는 여러 줄이 있으며, 길이는 2cm이다.

 

뻐꾹채(정선 함백산, 2022. 6. 11)

뻐꾹채는 꽃이 관상가치가 커서 정원에 심기도 한다. 봄에 굵은 싹이 나올 때 어린순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어린순은 향기롭고 쌉쌀한 맛이 구미를 돋운다. 삶아서 우렸다가 나물로 무쳐도 먹고 기름에 볶아서도 먹는다. 된장이나 간장에 무쳐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는다. 큰 꽃봉오리는 채 피기 전에 따서 까실까실한 갈색의 비늘을 벗겨 버리고 살짝 데쳐 썰어서 샐러드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볶아서 먹는다. 

 

뻐꾹채와 절굿대, 큰절굿대, 절굿대의 뿌리(根)를 누로(漏蘆), 꽃차례를 추골풍(追骨風)이라 하며 약용한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뻐꾹채와 큰절굿대를 누로라고 한다. 본초학에서 누로는 청열약(淸熱藥) 중 청열해독약 (淸熱解毒藥)으로 분류된다. 청열해독, 소옹종(消癰腫), 하유즙(下乳汁)의 효능이 있어 유옹종통(乳癰腫痛), 옹저발배(癰疽發背, 등에 생긴 종양), 나력창독(瘡瘍腫毒), 유즙불통(乳汁不通), 습비근맥구련(濕痺筋脈拘攣)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누로를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동의보감' <탕액편 : 풀>에는 누로(漏蘆)와 누로경엽(漏蘆莖葉)에 대해 '성질은 차며[寒] 맛이 쓰고[苦] 짜며[鹹] 독이 없다. 열독풍(熱毒風)으로 몸에 악창이 생긴 것, 피부가 가려운 것, 두드러기, 발배(發背), 유옹(乳癰), 나력(뽊뽪) 등을 치료한다. 고름을 잘 빨아내고 혈을 보하며 쇠붙이에 다친 데 붙이면 피가 멎는다. 헌데와 옴을 낫게 한다. ○ 산과 들에서 자란다. 줄기는 젓가락만하고 그 씨는 거푸집이 있어 참깨(호마)와 비슷한데 작다. 뿌리는 검어서 순무(蔓靑)와 비슷한데 가늘다. 음력 8월에 뿌리를 캐어 그늘에서 말린다[본초]. ○ 족양명 본경의 약이다[입문]. 누로경엽(漏蘆莖葉)은 감충이 파먹는 것[疳蝕]을 치료하며 벌레를 죽이는 데 효과가 있다[본초].'고 나와 있다.

 

2022. 1. 24. 林 山. 2022.7.12.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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