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속의 섬 충청북도에 사는 사람들은 '해(海)'자가 들어가는 식물을 볼 기회가 많이 없을 것이다. 해국(海菊)도 그렇다. 해국은 바다국화라는 뜻이다. 바닷가 풀밭이나 바위틈에서만 자라기에 해국을 해변국(海邊菊)이라고도 부른다.
에로부터 전해오는 해국에 대한 전설이 있다. 옛날 어느 바닷가에 금슬 좋은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부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투게 되었고, 화해도 하지 않은 채 남편은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떠났다. 며칠이 지나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아내는 딸을 데리고 갯바위에 올라 먼 바다를 바라보다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가버리고 말았다. 얼마 뒤 남편이 돌아왔을 때 아내와 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이듬해 가을 남편은 갯바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가 문득 바위틈에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발견했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내와 딸의 얼굴이 보였다. 자신을 기다리다 못해 아내와 딸이 꽃으로 환생한 듯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꽃이 바로 해국이다. 갯바위에 피어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는 해국은 그래서 꽃말도 '기다림'이다.
해국은 초롱꽃목 국화과 참취속의 반목본성 초본 식물이다. 학명은 애스터 스파툴리폴리우스 막시모비치(Aster spathulifolius Maxim.)이다. 일어명은 다루마기쿠(ダルマギク, だるまぎく, 達磨菊)이다.
해국은 한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제주도, 전국 바닷가의 절벽에 자생한다. 주로 암벽에서 자라지만 일반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건조한 환경에 강하고 해수에도 잘 견딘다.
해국의 뿌리는 굵은 뿌리와 잔뿌리가 있다. 키는 30-60cm 정도이다.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밀생한다. 줄기는 목질성으로 비스듬히 자라며, 기부에서 여러 개로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기하지만 밑부분의 것은 모여나기한 것처럼 보이고, 주걱모양 또는 거꿀달걀모양에 둔두 예저이다. 잎 길이는 3~20cm, 폭은 1.5~5.5cm로서 잎 양면에 융털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거나 몇 개의 큰 톱니가 있다. 엽병은 길이 2~3cm이다. 겨울에도 잎이 반상록으로 남아 있다.
꽃은 7~11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머리모양꽃차례는 가지 끝에 달리고, 지름은 35~40mm이다. 총포는 반두형이고 길이 8~15mm이다. 포편은 선형으로서 털이 있고 3줄로 배열된다. 설상화관은 연한 자주색으로서 길이 12~20mm, 나비 1~2mm이다. 열매는 11월에 익고 관모(冠毛)는 갈색이다.
해국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해국은 화분이나 화단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암석정원의 돌틈에 심으면 아름다운 가을 경관을 연출할 수 있다. 해변의 지피식물로 심어도 좋다.
해국의 유사종에는 왕해국(王海菊)이 있다. 왕해국(Aster spathulifolius var.oharai)은 전체적으로 해국보다 약간 크다. 꽃은 7~11월초에 피며 자주색이다. 어린 잎은 식용한다.
2022. 2. 7.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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