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알록제비꽃 '나를 생각해 주세요'

林 山 2022. 5. 26. 12:40

제비꽃은 그 종류만 해도 60여 가지를 헤아려서 헷갈리기가 쉽다. 하지만, 꽃과 이파리만 보고도 대번에 이름을 알 수 있는 제비꽃들이 있다. 꽃이 노란색인 노랑제비꽃, 이파리가 코스모스처럼 갈라진 남산제비꽃, 단풍잎처럼 생긴 단풍제비꽃 등은 누구든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알록제비꽃도 달걀형에 굵직한 잎맥이 뚜렷해서 얼룩무늬가 있는 듯한 이파리가 특이해서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알록제비꽃의 이파리는 노루발풀의 잎과도 아주 비슷하다.  

 

알록제비꽃(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2006. 4. 15)

알록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바리에가타 피셔 엑스 링크 바. 바리에가타(Viola variegata Fisch. ex Link var. variegata)이다. 종소명 varoegata는 반문(斑紋)이 있다는 뜻으로 잎에 무늬가 있다는 것에서 유래하였다. 꽃말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이다.

 

알록제비꽃의 영어명은 베어리게이티드-립 바이얼럿(Variegated-leaf violet) 또는 사이클러먼 맆 바이얼럿(Cyclamen leaf violet)이다. 일어명은 후이리겐지스미레(フイリゲンジスミレ, ふいりげんじすみれ, 斑入源氏菫)이다. 중국명은 반예진차이(斑叶堇菜)이다. 알록제비꽃을 청자오랑캐, 청알록제비꽃, 알록오랑캐, 얼룩오랑캐라고도 한다.   

 

알록제비꽃은 한강토를 비롯해서 중국 동부와 동북부, 서부 등지에 분포한다. 러시아 극동 지방에도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종종 재배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의 높고 낮은 산지에 분포한다.

 

알록제비꽃(충주 천등산, 2006. 4. 23)

알록제비꽃은 원줄기가 없다. 잎은 뿌리에서 나오고, 길이와 너비가 각각 2.5~5cm로서 달걀모양, 넓은 타원형 또는 심원형에 둔두 또는 원두이고 심장저이다. 잎 양면에 털이 약간 있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표면은 짙은 녹색이지만 잎맥을 따라 흰색 얼룩무늬가 있고 뒷면은 자주색이다. 엽병은 길이 2~5cm이지만, 긴 것은 길이 15cm이상인 것도 있다.

 

꽃은  5월에 높이 1~10cm인 몇 개의 꽃줄기가 잎다발 속에서 나와 끝에 자주색 꽃이 1개씩 달린다. 포는 선형이며, 길이는 4~10mm이다. 꽃받침조각은 피침형이고, 길이 3~7mm로서 예두이다. 부속체는 반원형 또는 사각형 비슷하고 원두 또는 요두이다. 꽃잎은 자줏빛이 돈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난상 타원형으로 3개로 갈라지며 잔털이 있다.

 

알록제비꽃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알록제비꽃은 습기가 많은 낙엽수림 하부의 지피식물로 이용하거나 화단의 앞면에 군식하면 좋다. 잎이 특이하고 아름다워서 분재로 만들어도 좋다.

 

알록제비꽃(남양주 축령산, 2022. 4. 24)

알록제비꽃의 유사종에는 자주알록제비꽃, 청알록제비꽃, 흰알록제비꽃 등이 있다. 자주알록제비꽃(Viola variegata var. chinensis Bunge)은 중부 이북에 분포한다. 줄기는 6cm이다. 잎 표면에 무늬가 거의 없고, 잎 뒤에 자색이 뚜렷하다. 꽃이 진흙색 또는 옅은 자주색이다. 청알록제비꽃은 잎 뒷면에 자주빛이 돌지 않는다. 하지만 꽃이 진 여름이 되면 알록제비꽃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에는 두 종을 나누지 않는다. 흰알록제비꽃은 꽃이 흰색이다. 

 

2022. 5. 26.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