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레저 소식

[2022 윔블던] 엘레나 리바키나 여자 단식 우승, 자베르에 2-1 역전승

林 山 2022. 7. 10. 02:48

리바키나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제패, 우승 상금 31억 원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세계 순위 23위)가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카자흐스탄의 딸이 테니스의 새 역사를 썼다.  2022 윔블던 여자 단식 1회전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결승까지 올라간 리바키나가 덜컥 우승까지 해버린 것이다. 준결승까지는 우승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도 않았던 리바키나였다. 

   

리바키나는 7월 9일 밤 10시(한국 표준시간) 영국 런던 머튼 구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온스 자베르(튀니지, 2위)에게 2-1(3-6, 6-2,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첫 그랜드 슬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리바키나는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으로부터 비너스 로즈워터 디쉬(Venus Rosewater Dish)와 함께 상금  200만 파운드(약 31억1,800만원)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으로부터  비너스 로즈워터 디쉬를 받는 엘레나 리바키나

아랍 국가 출신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020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한 이후 2021 윔블던에서도 8강까지 올라간 바 있는 자베르는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아랍 국가 남녀 선수 통틀어 그랜드 슬램 대회 4강에 이어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우며 우승 후보 0순위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리바키나에게 덜미를 잡혀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자베르는 준우승패와 함께 상금 105만 파운드(약 16억3,700만 원)를 받았다. 

 

1세트는 리바키나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우승 후보답게 자베르는 1세트 초반부터 리바키나를 압박하며 상승세를 탔다. 첫 브레이크에 성공한 자베르는 게임 스코어 5-3, 리바키나의 서브 게임에서 트리플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리바키나의 스트로크 공격이 네트에 걸리는 순간 1세트 경기가 끝났다. 자베르는 1세트를 6-3으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때만 해도 자베르의 우승은 확실해 보였다.     

 

2세트는 자베르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첫 브레이크에 성공한 리바키나는 1세트와는 달리 184cm의 장신에서 내려꽂는 강서브에 이은 날카로운 스트로크가 살아나면서 순식간에 5-1로 달아났다. 반격에 나선 자베르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2-5로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리바키나는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트리플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리바키나는 세트 포인트를 에이스로 장식하며 2세트를 6-2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는 자베르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자베르는 첫 서브를 브레이크당하면서 패색이 짙어갔다. 자베르는 실책이 나오자 고함을 지르며 자신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자베르는 게임 스코어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1게임을 만회하며 2-3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리바키나는 최고 시속 196km를 넘나드는 강서브를 구사하며 자베르를 2게임에 묶어 놓고 내리 3게임을 따내는 투혼을 발휘, 3세트를 6-2로 따내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자베르는 에이스에서 4-4로 리바키나와 동률을 이뤘지만, 첫 서브 성공률(64%-63%)과 첫 서브 득점률(67%-64%), 리시브 포인트(37-29)에서는 오히려 상대를 앞섰다. 그러나, 리바키나는 두 번째 서브 득점률(59%-48%)과 서비스 포인트(57-43), 위너(29-17)에서 자베르를 압도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더블 폴트는 자베르가 1개, 리바키나가 3개를 기록했다. 범실도 리바키나가 자베르보다 9개나 많은 33개를 범했다. 

 

경기가 끝난 뒤 자베르는 리바키나가 들고 있는 비너스 로즈워터 디쉬를 바라보면서 "다음에는 (비너스 로즈워터 디쉬가) 내 것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베르는 이어 용감하게 "엘레나는 내 타이틀을 훔쳤지만 괜찮다. 난 이 토너먼트가 너무 좋다. 정말 슬프지만 이게 테니스다, 그리고 승자는 단 한 명뿐이다. 나는 조국의 많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들이 듣고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자베르는 전 세계의 모든 이슬람교도들에게 "이드 무바라크(Eid Mubarak, 축복)!" 인사를 전했다.

 

비너스 로즈워터 디쉬를 번쩍 들어올린 엘레나 리바키나

리바키나는 자베르를 바라보며 "시합 전에 매우 긴장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관중, 코치진, 패배한 상대에게 감사를 표했다. 리바키나는 이어 "이 경기에서 너무 많이 뛰었기 때문에 지쳤다.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7월 10일 밤 10시 센터 코트에서는 남자 단식 결승전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3위)-'코트의 악동' 닉 키르기오스(키리오스, 호주, 40위)의 경기가 열린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 윔블던 4연패와 윔블던 통산 7회 우승, 그랜드 슬램 대회 타이틀 21회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키르기오스는 조코비치의 천적으로 유명하다. 키리오스는 조코비치를 2017 멕시코 오픈 16강전과 인디언웰스 BNP 파리바스 오픈 8강전에서 만나 모두 2-0으로 이겼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키르기오스는 자신의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중이다. 

 

이어 여자 복식 결승전 장슈아이(중국), 엘리제 메르텐스(벨기에) 조-카테리나 시니아코바,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이상 체코) 조의 경기가 벌어진다. 시니아코바-크레이치코바 조는 2018 윔블던, 2018과 2021 프랑스 오픈, 2022 호주 오픈 여자 복식을 제패했다. 메르텐스는 2019 US 오픈, 2021 호주 오픈과 윔블던 여자 복식에서 우승했다. 장슈아이는 2018 US 오픈 여자 복식 우승자다. 

 

남자 복식 결승전, 매튜 엡든-맥스 퍼셀 조 우승

 

밤 11시 1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는 매튜 엡든-맥스 퍼셀(이상 호주) 조가 니콜라 메크티츠-마테 파비치(이상 크로아티아) 조를 3-2(7-6, 6-7, 4-6, 6-4, 7-6)로 힘겹게 물리치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우승한  매튜 엡든(좌)-맥스 퍼셀(우) 조

엡든-퍼셀 조는 우승컵과 함께 상금 54만 파운드(약 8억4,400만 원)을 받았다. 메크티츠-마테 파비치 조는 준우승패와 함께 상금 27만 파운드(약 4억2,200만 원)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