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세잎종덩굴 '정의'

林 山 2022. 8. 26. 13:44

해마다 6월 초순부터 중순 무렵 설악산이나 함백산 등 백두대간 고산 지대를 오르다가 보면 세잎종덩굴 꽃을 흔히 만나게 된다. 세잎종덩굴은 자주색, 노란색, 녹색 등 세 가지 색의 꽃이 핀다. 확률적으로는 노란색 꽃이 눈에 많이 띄는 것 같다. 꽃이 종을 닮고, 잎이 마주나기로 삼출(三出) 또는 2회 삼출하기에 세잎종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따라서, 세잎종덩굴과 종덩굴은 잎의 형태를 보고 구별해야 한다.  

 

세잎종덩굴(설악산 서북능선, 2015. 6. 6)

세잎종덩굴은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의 낙엽 활엽 만경목(蔓莖木)이다. 만경목은 혼자 서지 못하고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자라는 나무를 말한다. 꽃말은 '정의'이다.

 

세잎종덩굴의 학명은 클레마티스 코레아나 콤(Clematis koreana Kom.)이다. 속명 '클레마티스(Clematis)'는 '덤불 또는 관목(brushwood), 흰색 또는 분홍색, 자주색의 큰 꽃이 피는 덩굴 식물인 클레머티스(clematis)'의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클레마티스(klēmatís)'에서 유래한 라틴어 고유명사이다. 식물체가 덤불(관목) 또는 덩굴성임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 '코레아나(koreana)'는 원산지가 '한강토(조선반도)'임을 나타낸다. 명명자 '콤(Kom)'은 러시아의 식물학자 블라디미르 래온티에비치 코마로프(Vladimir Leontyevich Komarov, 1869~1945)이다.

 

세잎종덩굴(정선 함백산, 2022. 6. 11)

세잎종덩굴의 영어명은 코리언 클레머티스(Korean clematis)이다. 중국명은 차오셴티에셴롄(朝鲜铁线莲)이다. 일어명은 크레마티스 코리아나(クレマチス コリアナ), 이명에는 크레마티스 치이사넨시스(クレマチス チイサネンシス, clematis chiisanensis) 등이 있다. 일본에서의 꽃말은 '정신적인 아름다움(精神的な美しさ), 아름다운 마음(美しい心), 책략(策略)'이다.   

 

세잎종덩굴은 한강토와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랴오닝(辽宁) 동부와 지린(吉林) 동부 해발 1,000~1,900m의 소나무숲과 침엽수림, 활엽수 혼성림이나 관목숲에서 자란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제주도 등의 산지에 분포한다. 

 

세잎종덩굴(정선 함백산, 2022. 6. 11)

세잎종덩굴의 키는 1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전년도 가지 기부(基部)에 눈껍질이 남아 있고, 기부는 목질화한다. 줄기와 수액에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것으로 확인되었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3출(三出) 또는 2회 3출복엽(三出複葉)이다. 소엽(小葉)은 달걀 모양이고 점첨두(漸尖頭)이며 아심장저(亞心臟底) 또는 절저(截底)이다. 소엽 길이는 4~8cm로서 양면에 잔털이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예리한 이빨 모양 톱니가 있으나 간혹 3개로 깊이 갈라지기도 한다. 잎자루(葉柄)에는 긴 털이 밀생하며, 길이는 5mm이다.

 

세잎종덩굴(정선 함백산, 2022. 6. 11)

꽃은 5~6월에 정생(頂生) 또는 액생(腋生)하고 1개씩 핀다. 꽃자루(花梗)는 길이 8~11cm이다. 꽃받침은 황색 또는 암자색이며 종 같고 아래로 처진다. 꽃받침 조각은 4장이고 피침상 달걀 모양이며 적자색이다. 꽃받침 조각의 길이는 2.5~3.5cm로서 첨두(尖頭)이며 털이 밀생한다. 꽃밥이 없는 퇴화된 수술은 꽃받침 길이의 1/2정도이다. 꽃에서 꿀이 생성되어 꿀벌이 찾아온다. 열매는 수과(瘦果)이다. 수과는 거꿀달걀 모양으로 황갈색이다. 길이는 5mm, 너비 3mm이다. 7월에 성숙하며, 회색 털이 있는 길이 4.5cm 의 암술대가 부착된다.

 

세잎종덩굴(정선 함백산, 2022. 6. 11)

세잎종덩굴은 꽃이 특이하고 아름다워서 관상용으로 심는다. 등반 부착성이 양호하여 노출된 벽, 울타리 또는 암반을 덮는 수직녹화에도 적합하다.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는다. 중국 바이두백과(百度百科)에는 세잎종덩굴의 뿌리에 대해 '거풍습(祛风湿), 통경락(通经络)의 효능이 있다.'고 나와 있다. 

 

세잎종덩굴(정선 함백산, 2022. 6. 11)

세잎종덩굴의 유사종에는 종덩굴, 누른종덩굴(Lemon Bells clematis), 왕세잎종덩굴 등이 있다. 종덩굴(Clematis fusca var. violacea Maxim.)은 중부 이북 지방에 분포한다. 꽃은 자주색이다. 잎은 5~7개의 소엽으로된 우상복엽(羽狀複葉)이다. 누른종덩굴(Clematis chiisanensis Nakai)은 지리산, 경북, 황해, 평북 등지에 분포하는 특산 식물이다. 꽃이 노란색이다. 분류학적으로 세잎종덩굴은 누른종덩굴과 동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왕세잎종덩굴(Clematis koreana var. biternata Nakai)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자란다. 잎이 이회삼출겹잎이다. 꽃은 노란색 또는 자주색이다. 

 

2022. 8. 26.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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